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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부산시 재정비촉진사업 재검토 논란

시장님 한 마디에…시민 수천명 수천억대 분담금폭탄

10년 공들인 재정비사업 한 순간에 올스톱…“행정 연속성·신뢰감 잃어”

김진강기자(kjk560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4-24 1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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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사업은 지난 2007년 부산시 고시를 통해 본격화 됐지만 10년이 지나도록 제자리걸음 중이다. 최근에는 오거돈 부산시장이 기존 사업안 재검토를 추진하고 나서 행정의 연속성과 재산권 보호를 요구하는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일 부산시청 앞에서 재정비촉진지구 조합원들이 원안 추진을 요구하는 집회 모습 ⓒ스카이데일리
 
오거돈 부산시장이 부산시 내 한 재정비촉진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고 나선데 대한 시민들의 원성이 높게 일고 있다. 약 3000여명에 달하는 시민들은 그동안 개발사업으로 인해 재산권 행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이제 와 사업을 재검토한다는 사실에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10년 넘게 추진돼 온 재정비촉진사업이 오 시장 취임 한달 만에 번복되자 지방자치단체 행정의 연속성과 신뢰감이 무너졌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10년 추진한 재정비 사업, 새로 취임한 시장님 한마디에 ‘올스톱’
 
부산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사업(이하 재정비촉진사업)은 부산시가 지난 2007년 열악한 주거환경개선과 도시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부산진구 범전동 시민공원 주변 등 4개 지구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고시하면서 본격화 된 사업이다.
 
당초 부산시는 총 89만5970㎡ 부지 중 부산시민공원부지 54만3360㎡를 제외한 35만2610㎡ 부지를 대상으로 최대 용적율 800%, 제한층수 65층(상가, 주택의 경우 60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당시 지역주민들은 향후 시민공원이 조성될 예정인 만큼 60층의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시민들의 조망권 침해 등 각종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부산시 안(案)에 반대하면서 부산지방법원에 시민공원재정비촉진계획 취소청구 소송까지 제기했지만 2010년 법원은 부산시의 손을 들어줬다.
 
2014년 부산시민공원이 완공된데 이어 부산시는 2016년 9월 당초 계획대로 ‘주민공원주변 재정비촉진지구 및 촉진계획 변경 결정’을 최종 고시했다. 부산시가 발표한 당시 최종고시안을 보면 △1구역(부암동 24-100번지 일원)·2-1구역(범전동 263-5번지 일원)·2-2구역(범전동 400번지 일원)은 각각 공동주택·부대복리시설·판매시설 용도, 건폐율 60%이하, 용적율 810%이하, 최고층수 65층 △3구역(범전동 71-5번지 일원)·4구역(양정동 445-15번지 일원)은 각각 공동주택·부대복리시설 용도, 건폐율 30%이하, 용적률 300%이하, 최고층수 60층 등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박희라 기자] ⓒ스카이데일리
 
지역주민들은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여 부산시 최종고시안을 수용하고 조합설립·시공사 선정 등에 들어가는 등 사업추진에 힘을 보탰다. 2-1구역은 GS건설, 3구역은 현대산업개발, 4구역은 현대엔지니어링과 각각 시공계약을 맺은데 이어 늦어도 2020년까지 철거 완료와 공사착수 계획을 세웠다.
 
부산시와 지역주민들이 힘을 합쳐 추진하던 사업은 지난해 7월 급제동이 걸렸다.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오거돈 부산시장이 취임 한달 만에 “부산시민공원 일대에 60~65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재정비촉진사업 관련 각종 심의와 안건 논의가 보류되는 등 8개월째 사업추진이 중단된 상태다. 시민공원 일대에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부산시민들의 조망권이 훼손되고 특정다수의 점유물이 되는 등 공공성 침해가 우려된다는 게 오 시장의 입장이다.
 
지역주민들은 2010년 조망권 침해를 이유로 초고층 아파트 건축 반대 의견을 묵살한 채 사업을 진행했던 부산시가 10여년 지난 현재 자신들이 묵살했던 의견을 이유로 들어 초고층 건축을 재검토하겠다는 것은 지역조합원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부산시의 일관성 없는 행정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오 시장은 법적근거를 갖추지 못한 ‘시민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재정비촉진사업의 새로운 대안마련에 나서고 있어 일방행정이라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부산시는 현재 주택의 경우 층수를 60층에서 45층으로 낮추고 용적율을 20% 축소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기원 3구역 조합장은 “2008년과 2010년에 주민들이 소송을 하면서까지 반대했지만 결국 ‘촉진계획을 변경할 수 없으니 집을 지으라’는 부산시 사업계획에 맞춰 일을 진행해 왔다”며 “이제 와서 65층은 너무 높으니까 낮추겠다고 하고 근거도 없는 시민자문위원회를 만들어 시민들의 입장을 대변하겠다고 하니 황당할 뿐이다”고 토로했다.
 
▲ 부산시는 부산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사업 고시 당시 총 89만5970㎡ 부지 중 부산시민공원부지 54만3360㎡를 제외한 35만2610㎡ 부지를 대상으로 최대 용적율 800%, 제한층수 65층(상가, 주택의 경우 60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하지만 오거돈 시장은 시민공원을 둘러싸고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부산시민들의 조망권이 침해되고 특정다수의 점유물이 될 수 있다며 사업 시작 11년 만인 지난해 8월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사진은 재정비촉진지구 3구역에서 바라본 부산시민공원 모습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10년 넘게 주민들이 기다려 온 사업에 대해 부산시가 일방적 강요만 할 것이라 아니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도 시민자문위원회에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배제한 채 운영하고 있다”며 “기존 계획이 변경될 경우 조합원들은 상당한 재산 손실을 입게 될 처지에 놓였다”고 피력했다.
 
층수제한·용적율 축소 땐 지역주민 재산피해 눈덩이…부산시 나 몰라라
 
3구역 내 거주하는 이경철(43·남·가명) 씨는 “부산시의 의도가 공공성이라면 기존에 진행중인 사업은 놔두고 차후 사업부터 적용해 시행을 해야 되지 않느냐”며 “부산시민공원 조성에 주민들 돈이 상당히 들어갔지만 우리는 10년 넘게 재산권 행사 한번 제대로 못해봤다”고 토로했다.
 
재정비촉진지구 내 조합원 수는 2018년 12월말 기준 2-1구역 235명, 3구역 1718명, 4구역 826명 등이다. 조합이 설립되지 않은 1구역 토지소유자는 347명, 2-2구역 토지소유자는 157명 등으로 전체 조합원·토지소유자 수는 총 3283명에 달한다. 층수 제한과 용적율 변경으로 인한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은 1인당 최소 6000만원~7000만원 등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 있다. 전체로 따지면 최대 2300억에 육박하는 자금이 추가로 들어가는 셈이다.
 
또한 시공사를 비롯해 각종 공사를 발주한 사업체만도 수십 군데에 달해 재정비촉진사업 지연에 따른 업체 손실을 자칫 지역 조합원들이 떠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면서 조합원들이 감당해야 하는 추가금액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인 가구로 계산하면 사실상 1만명 이상의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는 커녕 막대한 금액을 부담해야 하는 위기에 내몰린 것이다.
 
자신을 4구역 조합원이라고 밝힌 한 지역주민은 “수억 원의 경비를 쏟아가면서 입주를 기다려 왔지만 시장이 바뀌었다고 갑자기 반대로 나가 버린다면 누가 부산시의 행정을 믿겠느냐”며 “이것이 문제의 본질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러면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계속 정책이 바뀐다는 얘기지 않느냐”며 “우리는 정부를 비판하는 것도 아니고 정당한 몫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 재정비촉진지구 조합원 수는 조합이 설립되지 않은 구역의 토지소유자를 포함해 2018년 12월말 기준 총 3283명에 달한다. 오거돈 시장의 주장대로 층수 제한과 용적율 변경이 결정될 경우 조합원들은 상당한 금액의 추가분담금을 떠안게 된다. 사진은 재정비촉진지구 3구역(위)과 1구역 모습 ⓒ스카이데일리
  
시공사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재정비촉진사업 지연되면서 현대산업개발이 3구역에 지급한 사업대여비 200억원의 이자손실만 해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층수 제한과 용적율 축소로 인해 공사수익 역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현재의 상황은 조합 탓도 우리 탓도 아니지 않느냐”며 “부산시의 촉진계획을 믿고 입찰에 나섰고 공사가계약까지 체결 했는데 사업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조합과의 계약을 이행하는 것이 원칙이다”며 “결국 예측하지 못한 변화로 인해 조합원들도 금전적 손해를 입게 되고 시공사도 매출이 줄어들 수 없는 만큼 서로 이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오거돈 시장은 이달 초 재정비촉진사업과 관련해 “부산시민 전체가 바라는 의견을 수렴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결정된 사안이라도 그 부분 자체가 시민 전체의 뜻에 맞지 않는 경우에는 새로운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밝혀 행정의 연속성을 요구하는 지역조합원들과 입장차를 드러냈다.
 
현재 부산시는 재정비촉진사업 대안을 마련중인 시민자문위원회와 관련해 공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운영에는 관여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아직 시민위원회 자문안이 최종적으로 안 나왔기 때문에 저희도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사업변경으로 인한 지역조합들의 재산피해 우려와 관련해서는 “그 문제는 시와 관련이 있는 사항은 아닌 것 같다”며 “피해가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가지고 조합 측에서 이야기 하는 부분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시민자문위원회는 오는 26일 언론브리핑을 갖고 재정비촉진사업 자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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