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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사람들]-팅커벨 프로젝트

“유기동물에 새 가족·행복 선물하는 사람들이죠”

구조→검진→치료→돌봄→입양→사후관리…“선진적 보호소 설립 목표”

문용균기자(ykmoon@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5-25 00: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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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팅커벨이란 한 마리 강아지의 죽음을 기리며 설립된 ‘팅커벨 프로젝트’는 유기동물을 구해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는 입양센터다. 사진은 왼쪽부터 팅커벨 프로젝트의 유수형(여·23) 간사, 황동열(남·54) 대표, 박주희(여·46)간사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안락사를 앞두고 있는 개들을 구조해서 동물병원으로 데려가 검진하고 아픈 곳이 있으면 치료해 주죠. 이후 저희 입양센터로 데리고 와 씻기고 먹이고 돌본 후 엄격한 과정을 거쳐 다시는 아픔을 주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 가정으로 입양 보내요. 입양을 받아간 분들이 저희 카페에 사진을 올려 주시기도 하고 저희가 직접 어떻게 지내는지 체크도 하며 사후관리까지 하죠. 좋은 분들을 만나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마음의 상처 없이 행복할 수 있도록 활동을 하고 있어요”
 
비영리단체 ‘팅커벨 프로젝트’는 유기동물 보호소나 길에 버려진 유기견·유기묘들을 구조해 정성으로 돌보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입양 가정을 연결해주는 비영리 단체다. 활동비는 대부분 회원들의 후원금으로 충당된다. 이곳의 회원은 8000명이나 된다는 게 황동열 대표의 설명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팅커벨 프로젝트’의 대표를 맡고 있는 황동열(남·54) 씨와 입양센터에서 간사로 일하고 있는 박주희(여·46), 유수형(여·23)씨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버려진 생명 구하는 비영리 단체 ‘팅커벨 프로젝트’
 
팅커벨 프로젝트는 2013년 설립됐다. 그해 1월 황동열 대표는 몇 명의 사람들과 유기견 보호소에서 안락사를 앞두고 있는 강아지를 한 마리 데려왔다. 살리기 위해서였다. “귀엽고 예뻐서 팅커벨이라 이름을 지어줬죠. 그런데 저녁부터 심하게 설사를 했어요. 동물병원에 가니 강아지에게는 치명적인 파보 바이러스라는 진단이 나왔어요. 그 예쁜 강아지가 치료도 채 못 받고 다음날 죽었어요. 살리려고 구했는데 바로 하늘나라로 가게 돼 너무 안타까웠어요. 5명 정도가 모여 장례도 치러줬죠. 이 일이 있은 뒤 팅커벨을 추모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마음이 모여 5명이서 이 단체를 만들었어요”
 
어느 강아지의 죽음을 기리며 탄생한 팅커벨 프로젝트는 안락사를 앞두고 있거나 길에 방치된 유기동물을 구해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는 입양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유기견 혹은 묘를 구해오면 바로 건강검진을 해요. △항체가 검사 △심장사상충 검사 △홍역 △코로나 △파보 △혈액 검사 등이죠. 검사 결과 이상이 없으면 바로 중성화 수술을 해요. 또 다른 유기견·묘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죠. 이상 증상이 있으면 비용에 상관없이 바로 치료해요. 저희 입양센터 근처에 협력 동물병원이 있죠”
 
이 단계가 마무리되면 새로운 주인을 찾을 때까지 입양센터에서 돌본다. 이 일은 간사들이 주로 맡고 있다. 팅커벨 프로젝트에서 간사로 함께 하고 있는 박주희 씨는 유기동물들을 케어 하는 엄마 역할을 자처한다.
 
▲ 스카이데일리가 인터뷰한 ‘팅커벨 프로젝트’ 관계자들은 동물을 사랑하고 이들의 엄마, 아빠, 누나를 자처하는 사람들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황동열 대표, 박주희 간사, 유수형 간사 ⓒ스카이데일리
 
“저희는 365일 출근하는 시스템으로 데려온 아이들을 목욕시키고 밥도 먹여요. 접종 시기가 되면 잊지 않고 예방접종도 하죠. 이 밖에도 전 입양상담이 들어오면 그분들과 상담하는 일을 맡고 있죠. 전화일 경우도 있고 직접 방문하시는 때도 있어요. 적합한 분께서 입양을 하시면 이후에 사후 관리도 유순형 간사와 함께 하고 있어요. 보통 카페에 입양 후기 사진이 올라오지만 소식을 보내주지 않는 분들에게는 저희가 연락을 취하죠”
 
박 간사는 자신을 강아지와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 소개했다. 직접 유기동물 보호소에 찾아가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오다 올 초 이 단체에 아예 합류하게 됐다. 마침 간사 모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간사인 유수형 씨도 박 간사와 비슷한 역할을 담당한다.
 
“고등학교 때 인터넷을 통해 이 단체를 알게 됐어요. 저도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 보니 유기견에 대해 관심이 갔죠. 그래서 매주 입양센터로 찾아와 봉사활동도 하고 입양 캠페인에 봉사자로 참여했어요. 그게 인연이 돼 지금은 이곳 간사로 일하게 됐죠”
 
유기견·묘를 돕는 일을 하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는지 물었다. 유간사는 “어느 겨울 아침 출근했는데 박스 안에 강아지 한 마리가 놓여있었죠. 누군가 문 앞에 버리고 간 거예요. 게다가 한 쪽 다리도 부러진 상태였죠. 바로 센터로 데리고 들어와 밥을 주고 돌봐줬어요. 지금은 아주 좋은 분께 입양을 가서 다행이지만 당시는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유간사가 전한 것처럼 버려지는 유기동물은 적지 않다. 황 대표는 유기동물이 생기는 이유로 과잉생산을 꼽았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분양 받을 수 있는 마리 수는 15만 마리 정도로 추산하죠. 그런데 생산되는 강아지들은 약 50만입니다. 강아지 공장에서 무분별하게 시장으로 나오고 있어요. 그래서 작은 견들은 채 주인을 만나기도 전에 개소주집으로 가죠. 공급이 많다 보니 가격도 낮고 사람들이 호기심에 부담 없이 샀다가 자신의 생활을 영위하는데 방해가 되면 무책임하게 버리죠”
 
엄격한 심사 통해 입양 보내…“모범이 될 수 있는 유기동물 보호소 설립하는 게 목표”
 
한번 버림받은 동물들이 다시는 상처받지 않도록 좋은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 팅커벨 프로젝트의 목표 중 하나다. 황 대표는 까다로운 입양 프로세스를 통해 좋은 주인을 찾아주고 사후 관리를 통해 행복한 여생을 보내는지 확인한다고 말한다. “일단 입양을 원하는 분들은 신청서를 작성해야죠. 거기에는 설문 조항이 40개나 돼 꼼꼼하게 작성하도록 유도해요. 개인의 인적사항과 과거 개나 고양이를 키웠는지, 주거환경은 어떤지,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등이 들어있죠”
 
“이후 간사들이 신청서를 보고 전화로 상담하고 결과를 정리해 운영위원들만 볼 수 있는 카페 게시판에 올려 심사를 받아요. 내부에서 이런 분은 입양을 진행해도 좋겠다고 판단하면 그 분께 말씀드려 직접 센터로 방문하도록 말씀드리죠. 오시면 신청서에 답한 내용과 전화상담한 내용이 맞는지 다시 확인하고 적합 여부를 재차 숙고한 후에 입양을 보내요. 입양을 받아 가신 분들은 보통 잘 도착했는지, 잘 지내고 있는지 등 사후 상황을 카페에 사진을 찍어 올려 주시죠. 입양은 정성이 필요하죠. 마음만 있다고 입양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황 대표는 유기견과 묘들이 말은 못하지만 눈빛으로 마음이 전해진다고 말한다. 또한 자신들을 구해준 사람에 대해 고마움을 아는 생명체라 전했다. “몇 년 전 경기도 성남시 모처에서 강아지가 비를 쫄딱 맞으며 비좁은 공간에서 떨고 있었어요. 허벅지 쪽이 부러져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죠. 그래서 바로 구조해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갔죠”
  
▲ 황동열 씨는 더 많은 유기견, 유기묘를 구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선진국 못지 않은 유기동물 보호소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사진은 팅커벨 프로젝트(입양센터)에 있는 개들(왼쪽)과 유기견을 만들지 말아달라는 게시물 ⓒ스카이데일리
 
“그 때 차에서 물건을 가지러 잠시 병원에 아이를 두고 나왔는데 옆에 계시던 아주머니에 따르면 그 강아지는 제가 나간 후 저를 찾는 듯이 낑낑댔다고 해요. 1시간 남짓 되는 시간 사이에 저에게 마음을 의지하는 사이가 된 거죠. 이후 영양보충해주고 수술을 진행해 지금은 좋은 주인에게 입양됐어요. 그러다 2년 후 입양한 분께 부탁해 그 강아지를 만난 적이 있어요. 놀랍게도 강아지가 저를 알아보고 무척 반가워하는 거예요. 자신을 구해준 사람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모습에 감동 받았어요”
 
“또 치사율이 70%나 되는 홍역에 걸린 강아지를 살린 경험도 있어요. 당시 죽어가던 모습이 안타까워 동물병원 원장님께 허락 받고 그 아이 앞에서 ‘일어나야지 힘내’라고 주문 외우듯 반복해서 말했어요. 그런데 다 죽어가던 강아지가 눈빛이 잠깐 살아났죠. 그 때 바로 영양 간식을 주고 밥도 먹였어요. 1주일 동안 먹지도 못하던 녀석이 힘을 낸 거죠. 당시 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감정이 있다는 걸 확실히 느꼈어요. 누군가 믿어주면 힘을 내는 거죠. 지금은 입양돼 건강하게 잘 살고 있어요”
 
황 대표는 이런 아이들을 한 마리라도 더 구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다른 지방에 있는 유기동물 보호소도 돕고 있다. “유기견이 200마리나 있는 지방 보호소의 후원 금액은 우리의 10분의 1수준이에요. 열악하죠. 지난해부터 저희는 사정이 어려운 단체를 돕는 지원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어요. 실제로 지난해는 울산에 있는 유기동물 보호소를 도왔어요. SNS로 후원자를 모집하고 자금을 모아 사료도 충당해 주고 시설도 보수 했죠. 현재는 그 곳이 홍보도 많이 돼 재정 자립을 향해 가고 있어요. 보호소를 돕고 동반성장하는 것이 한 마리라도 더 구하는 길이라 생각하죠”
 
그는 또한 유럽 선진국의 유기동물 보호소처럼 안락사 없이 좋은 시설을 갖춘 보호소를 국내에 설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 2015년 독일의 유명 유기동물 보호소에 다녀오고 충격을 받았어요. 안락사도 없고 시설도 좋았죠. 저희 팅커벨 프로젝트가 장기적으로 나아갈 방향이라 생각해요.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10~15년 후에는 그곳처럼 아이들을 좋은 시설에서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싶어요. 입양센터를 넘어 팅커벨 유기동물 보호소를 설립하는 게 목표입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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