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3기 신도시 정책 발표 이후 예상됐던 부작용이 하나 둘 표면화되는 모습이다. 3기 신도시 예정지 인근 지역의 집값 하락이 대표적이다. 주변 지역의 집값 하락 현상은 3기 신도시 사업이 구체화 될수록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 집값 대신 경기도 집값만 잡은 3기 신도시…인근 지역 집값 줄줄이 하락
지난달 7일 정부의 3기 신도시 추가 예정지 발표 이후 인근에 위치한 인천·일산·하남 등의 집값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5월 넷째 주(5월 30일 기준) 주간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인천은 셋째 주 잠시 상승으로 전환했으나 넷째 주 들어 -0.01% 하락으로 돌아섰다.
일산동구와 일산서구는 5월 셋째 주에 비해 모두 -0.15% 하락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일산동구는 -1.41, 일산서구는 -2.05% 각각 하락했다. 파주 역시 -0.12%를 기록,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하면 -2.15%가 떨어졌다. 5월 넷째 주 경기도 내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한 지역은 하남시였다. 하락폭이 -0.36%에 달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4.25%가 하락한 수준이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국 주택 매매가격 지수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크게 하락했다. 일산동구의 아파트 평균매매 가격은 지난해 6월 3억7430만원에서 올해 초 3억84030만원까지 상승했다가 신도시 예정지 발표 이후인 5월에는 3억8100만원으로 하락했다. 일산서구 역시 마찬가지로 지난여름 3억2230만원까지 치솟았던 평균매매 가격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신도시 예정지 발표 이후 3억1600만원으로 떨어졌다.
정부가 서울의 집값을 잡겠다고 발표한 3기 신도시 개발 정책이 당초 취지인 강남을 비롯한 서울의 집값 안정화는 커녕 인근 지역의 집값 하락만 부추겼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게다가 정부의 타깃이 됐던 강남3구는 오히려 집값이 오르는 모습을 보여 3기 신도시 정책의 실효성에도 의구심을 보이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실제로 정부의 타깃이 됐던 강남3구는 재건축 단지가 강세를 보이며 일제히 하락폭이 줄었다. 송파구는 –0.01%를 기록하며 5월 셋째 주(-0.03%)에 비해 낙폭이 줄었다. 강남구도 은마아파트나 잠실주공5단지 등을 중심으로 재건축 단지가 상승하면서 보합세(0.00%)로 전환했다.
주택 매매가격 지수도 마찬가지다. 서초구의 평균매매 가격 지수는 지난해 6월 최저인 13억4600만원 기록한 이후 서서히 반등과 하락을 반복하다 올 초에는 15억5500만원으로 상승했다. 송파구 역시 지난해 7월에는 14억4900만원까지 하락했지만 올 1월에는 16억1200만원으로 상승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과 3기 신도시의 발표에도 서울의 집값은 올 초 미미한 하락세를 기록하다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
서울집값 상승에 경기도 인구 꾸준히 증가…“3기 신도시보다 기존 도시 보완이 먼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에도 서울의 집값이 보합세를 지나 상승의 기미를 보이자 많은 이들이 경기도로 주소지를 옮기고 있다. 이들은 따라잡을 수 없는 집값과 노후화된 주거 환경을 피해 집값이 하락한 경기권으로 이주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 초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국내 인구이동’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해 경기도로 순 유입된 인구는 17만94명에 달한다. 지난 2017년(11만6000여명)에 비해 7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올해 1분기 경기도로 순 이동한 인구는 2만2900여명에 이른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무리해서 3기 신도시를 건설하기보단 기존 도시의 교통문제 개선과 자족기능 강화 등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심형석 미국 사우스웨스턴 캘리포니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는 1기와 2기 신도시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며 “며 3기 신도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도시로 조성해야 자족도시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교수 역시 “2024년이면 일산의 노후 아파트들이 30년을 넘게 돼,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같은 대안이 필요하다”며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불가능해질 경우, 대부분의 주민들이 새로운 주거지를 찾아 창릉이나 대장지구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3기 신도시는 서울의 도심 집중화를 막고 집값 상승을 차단하기보다, 1기와 2기 신도시의 주민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게 돼, 주변 지역을 슬럼화 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이철규 기자 / 행동이 빠른신문ⓒ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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