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3기 신도시 건설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일 2차 3기 신도시가 발표된 이후, 일산과 파주, 검단신도시 시민들의 집회가 주말마다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일산동구청 앞에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일산과 파주, 검단신도시 등에 거주민들은 국가의 잘못된 정책으로 재산권에 심각한 피해를 입게 생겼다고 성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실상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집값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게 시위에 참여한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시위 참여자들 중 상당수가 재산 피해를 입게 된 자신들이 온전히 제 돈으로 산 게 아니라, 거액의 은행빚을 지고 있으며 하루하루 이자 갚기가 어려운 서민들이라는 점을 강조해 주목된다. 정부의 무분별한 신도시 정책으로 어렵게 집 한 채 마련한 서민 피해자가 대거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 3기 신도시 선정 이후…예정지 인근 주민들 집값 하락 우려에 집단 반발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검단신도시가 속한 인천 서구는 지난 2017년 말까지만 해도 미분양 아파트가 10채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 9월 말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한데 이어 12월에 1차 3기 신도시로 인천 계양지구가 발표되면서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에는 322가구로 늘어났으며 올해 3월 기준 1300가구가 넘고 있다.
인천 서구의 미분양 물량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7일 2차 3기 신도시로 인천과 서울사이에 자리한 부천 대장지구가 선정된 데 따른 결과다. 게다가 앞으로 예정된 공급 물량도 여럿 존재해 미분양 물량 증가세는 앞으로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정부의 3기 신도시 조성에 따른 피해 예상 지역은 더욱 늘고 있다. 최근 2차 3기 신도시로 고양 창릉 지구가 선정되면서 인근에 위치한 일산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서울과 가까운 고양 창릉 지구에 대규모 주택단지가 조성되면 일산신도시 집값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일산신도시 인근에 주택 공급 물량이 예정돼 있다는 점 역시 일산신도시 주민들의 우려를 키우는 대목으로 꼽힌다.
2차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고양 창릉 지구에 공급되는 물량은 총 3만8000가구다. 앞으로 장항동 일원에 행복주택 포함 1만25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일산에는 탄현지구에 2500가구 등 총 2만8500가구의 공급이 예정돼 있다.
신도시 조성에 따른 피해는 검단신도시나 일산신도시처럼 근거리에 위치한 지역을 넘어 앞으로 타 지역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쏟아지는 공급 물량에 비해 인구 유입 요인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미분양 사태에 직면한 평택시와 오산시의 사례가 근거로 제시됐다.
평택은 2016년 단 기간에 많은 물량이 공급되다보니 2016년 여름에는 미분양 물량이 4600여 가구에 달할 정도였다. 이후 삼성이 평택 고덕 신도시에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과 SRT 지제역 계획이 발표되면서 꾸준히 미분양 물량이 줄어들어 2018년 3월에는 736가구일 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만1000가구가 공급된데 이어 과천 신도시가 발표되고 올해 1만5000가구가 더 공급됨에 따라 올해 3월 기준 평택의 미분양 아파트는 2056가구에 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4월 대우조선해양건설이 합정동 소사3지구에 분양한 평택 뉴비전 엘크루다. 이 아파트는 당초 1396가구가 분양됐지만 이중 1238가구가 미분양 됐다. 공급 증가로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평택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평택시 군무동의 평택소사SK뷰는 공급면적 110.65㎡인(전용 84.91㎡)인 17층 호실은 2017년 7월 2억7200만원에 실거래 됐으나 지난 2월에는 같은 층 같은 규모의 호실이 2억100만원에 실거래 됐다. 1년 5개월 만에 7100만원이 하락한 것이다. 3기 신도시 건설을 통해 대규모 공급이 진행되면 일산이나 부천, 검단 같은 지역에서도 1년 5개월여 만에 급락하는 현실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교통난에 집값 떨어지는 위례…3기 신도시 인근지역 제2의 위례 가능성 우려
정부의 무분별한 신도시 정책으로 심각한 교통난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서북부 지역이 교통지옥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에 경의중앙선이나 지하철 3호선, GTX-A노선 등이 신설되고 제2자유로 등이 있지만 늘어나는 공급량만큼의 인구를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지도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교통 대란을 예상할 수 있는 사례로는 수도권 서남부에 자리한 다산지구와 위례지구 등이 꼽히고 있다. 위례의 경우 2008년 위례신도시 조성사업 추진 때 해당 지역의 교통난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 트램이 등장했다. 당초 민자로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경제성 부족으로 민자 부적격 판정을 받아 10여 년간 미뤄지다 지난해 7월 지자체 등과 협약을 맺고 이견 조정 등을 거쳐 공공사업으로 추진되기로 결정됐다.
위례신도시와 서울을 잇는 위례신사선은 2021년 착공해 2024년 개통한다는 목표였지만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결국 예정된 전철과 트램의 개통이 늦어지면서 위례에서 서울로 진입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교통정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교통난은 위례신도시의 잡값 하락을 불러왔다.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의 위례22단지 한라비발디 아파트의 경우 공급면적 77.28㎡(전용 54.12㎡)은 지난해 평균 매매가가 7억900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6000만원이 빠진 7억3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부동산114의 김은진 팀장은 “고양 창릉지구에 신도시가 들어서면 유동인구가 급증해 기존 노선으로는 이를 수용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교통정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위례보다 더한 교통문제가 발생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어 “선진국들의 경우, 주택 정책을 진행함에 있어 교통이나 편의시설 등의 기반시설이 먼저 들어선 후 주택이 공급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반대로 진행되기에 늘 교통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1기부터 시작해 3기 신도시까지 모든 신도시기들이 서로 연관성이 전혀 없다는 게 문제다”며 “당연히 1기 신도시는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2기는 1기보다 좀 더 먼 곳, 3기는 2기 보다 더 멀어야 하는데 이것이 반대로 진행되다보니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철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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