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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 사람”…사람거래 만연한 청춘놀이터', '<b>[이슈포커스]-미래세대의 위험한 놀이문화(下-헌팅·노예팅)</...'))
[특별취재팀=임현범 팀장, 문용균·나광국 기자]현 사회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다. 대다수 성인이 향유하는 술문화를 즐기는 장소 역시 다양하다. 법적으로 성인이 되면 어느 술을 마시고 어떤 술집을 가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이런 법의 맹점을 이용해 젊은이들을 상대로 돈벌이를 일삼는 곳들이 하나 둘 생겨나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이색술집’이라 간판을 내건 곳들이다. 젊은층들이 즐겨 찾는 이색술집 내에서는 자극적이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소위 ‘그들만의 문화’가 만연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색술집 내에서는 노예팅, 경매 등 ‘성(性)’을 하나의 도구나 놀잇감 정도로 여기는 각종 이벤트가 버젓이 열리고 있었다.
이러한 이벤트는 ‘즐기는 건데 뭐 어때’, ‘내가 당한 게 아닌데 어때’, ‘돈만 벌고 사람만 모으면 되지 뭐가 문제야’ 등의 인식을 확산시켜 더욱 큰 범죄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특히 젊은층들에게 왜곡된 성(性) 인식을 확산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호기심에 이색술집 찾는 젊은층들…사람을 사고파는 행위 만연
통계청에 따르면 술을 파는 업소를 뜻하는 주점업의 올해 1분기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메르스 사태 이후 최저수준인 88.6으로 집계됐다. 전체 서비스업 가운데도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7년까지 서비스업 평균수준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상당한 부진이다.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국내 가구 주류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들의 연간 주류 구매량은 전년 대비 17% 늘었지만 음주형태로 ‘집에서 마신다’고 답한 비율이 57%를 기록하며 절반을 넘어섰다. 주점업이 불황을 겪는 이유로 분석된다.
경기 불황으로 손님의 발길이 갈수록 줄어들자 어려움을 타계하기 위해 다양한 특색을 지닌 업소들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경기불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젊은층들을 타깃으로 한 이색술집들이 생겨나고 있다. 업소들 간에 아이템 경쟁이 심화되면서 갈수록 자극적인 아이템을 내세운 이색술집이 등장하는 추세다.
스카이데일리가 서울의 번화가를 찾아 확인한 결과 ‘현금 이벤트’, ‘노예팅’ 등을 내건 이색술집이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서울시내 번화가에서 만난 김성철(남·20대·가명) 씨는 “정확한 업소명은 알려줄 수 없다”며 “친구들과 이성을 만날 수 있는 헌팅술집이나 감성주점 등을 즐겨찾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매이벤트를 하던 노예팅을 하던, 현금을 받기 위해 노래자랑을 하던 다들 성인인데 크게 문제될 건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현금을 잡아라’, ‘노예팅’ 등을 이벤트로 내건 한 이색술집을 찾았다. 내부 분위기는 활발했고 소위 ‘헌팅’이라 불리는 즉석만남이 여기저기서 이뤄졌다. 여성들은 남성들이 모인 테이블에 앉았다 마음에 들지 않는지 이내 자리를 옮겼고 중앙에선 각종 이벤트가 벌어졌다. 이벤트 중 노래를 부른 남성을 두고 사회자는 ‘이 남자 마음에 드는 사람’ 손들어 달라고 말을 했다. 소위 말하는 ‘노예팅’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었다.
밖으로 나와 이동하던 중 주점 앞을 서성이는 여성 무리를 발견했다. 그들 중 한명은 이색술집 문화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들려줬다. 김은지(여·20대) 씨는 “친구들과 헌팅술집 등에 가려고 나오진 않았지만 호기심에 들어가 보고 싶단 생각은 든다”며 “그렇지만 노예팅 등이 써져 있는 것을 보고 들어가기가 꺼려졌다”고 말했다.
이후 지금은 문을 닫아 놓은 상태이나 지난해까지 활발히 영업했던 지방 도시의 이색 술집을 찾았다. 문은 닫혀 있었으나 고유의 콘셉트를 간판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술집은 감옥을 콘셉트 삼아 만들어진 곳으로 자극적인 ‘경매이벤트’를 진행했던 곳이다.
한창 영업이 이뤄지던 당시의 상황은 SNS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 가능했다. 중세시대 노예시장처럼 자신의 외적 요소를 가지고 평가받고 잘 되면 이성과 놀 수 있는 이벤트가 이뤄졌었다. 해당 게시물은 상당한 조회수를 기록한 상태였다.
전문가들 “왜곡된 성(性)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이색 이벤트는 위험한 놀이문화”
다수의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 내에서 선을 넘은 ‘헌팅술집’, ‘감성주점’ 등의 이벤트, 자극적인 메뉴판, 여성을 유희의 대상으로 보게 만드는 문구 등이 적힌 이색술집들이 인기를 끄는 것은 젊은층들의 잘못된 성(性) 인식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편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자극적인 이벤트에 자주 노출되면 잘못된 인식을 심어줘 더욱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변신원 교수는 “버닝썬 클럽 사건 등 논란이 됐던 사건 사고가 많았지만 클럽은 물론 왜곡된 문화를 전파하는 각종 이색술집들도 사라지지 않았다”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性)을 상품화해 팔지만 수익이 되니 문제가 되지 않는 다는 의견을 가진 인식이 만연한 결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층들 사이에서 자극을 주는 술집에 찾아가 이성과 신나게 놀고 나면 본인의 억압된 욕구가 해소됐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색적인 콘셉트는 좋지만 누군가의 인격을 침해하고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는 콘셉트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변 교수는 “유흥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훼손된 자아를 가지게 될 수 있다”며 “고리타분한 이야기라는 혹자는 말할 수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국민이 본인의 존엄성을 지키고 살아갈 수 있도록 고민하고 관련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옥 미래심리상담연구소 소장(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주임교수)은 “여성들이 이런 자극적인 이벤트를 하는 헌팅술집을 찾는 것은 자신의 성적 매력을 확인하기 위한 방법이라 판단된다”며 “업주들은 이를 자극해 일탈에 대한 환상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런 사업을 고수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들이 성관계 집착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곤란을 겪는 사례가 지난해 동안 접수된 성(性)중독 상담 건수(1292건) 중 68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뇌에서 분비되는 엔돌핀이나 엔케팔린과 같은 물질들은 성행위나 사정을 할 때 환상을 강화시켜 자꾸 성에 집착하게끔 만든다”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이런 호르몬에 중독되면 모든 단계를 생략하고 육체적인 관계의 더욱 강력한 자극을 추구하게 돼 인간관계의 은은하고 폭넓은 관계를 축소시킬 염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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