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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버닝썬 사태를 계기로 젊은층의 어긋난 놀이문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클럽과 술집, SNS를 통해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불법 마약거래가 대표적이다. 실제 마약 범죄가 발생하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사안의 심각성을 더한다. 인터넷과 SNS 등 온라인을 통해 마약류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접근도 용이해졌다는 게 그 배경으로 지목된다. 뿐만 아니라 10~20대가 주류인 1인 미디어와 이색술집에서도 ‘성(性)’을 상품화하는 선정적인 모습이 수시로 연출돼 우려를 더한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미래세대의 위험한 놀이문화’를 선정하고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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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임현범 팀장, 문용균·나광국 기자]클럽 버닝썬 사건을 계기로 유흥주점, 클럽 등 젊은층들이 즐겨 찾는 놀이공간에 마약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중대범죄인 마약 투여가 이미 공공연하게 퍼져있다는 사실이 전 국민이 큰 충격에 빠졌다. 마약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고 마약 사범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었다.
젊은층의 환각파티가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면서 마약 투여의 온상인 클럽 또한 세간의 관심사로 부각됐다. 지금까지 알려진 마약 사건 대부분이 클럽 등지에서 벌어진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층의 대표적인 놀이공간인 클럽이 마약 범죄의 온상으로 떠오르면서 20·30대는 물론 어린 청소년까지 마약에 무분별하게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매년 늘어나는 10·20대 마약사범…3년 간 298명 증가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1만2613명이 검거돼 이 중 2151명이 구속됐다. 마약 종류별로는 향정신성의약품 사범이 76.2%로 가장 많았고 대마와 마약사범이 각각 12.2%, 11.6% 등으로 뒤를 이었다. 유형별로는 투약·소지자가 57.6%(7258명)로 가장 많았고 판매책이 21.9%(2763명), 밀경 8.1%(1026명), 밀수 4.1%(521명) 등의 순이었다.
연령별 마약류사범은 30대와 40대가 각각 2996명(23.8%), 3305명(26.2%)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어 50대가 2352명(18.6%), 20대 2118명(16.8%), 60대 이상 1457명 (11.6%), 청소년 143명(1.2%) 등의 순이었다. 주목되는 사실은 10대와 20대 마약류사범이 매년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 10대 마약사범은 121명, 20대 마약사범은 1842명 등이었다. 이후 2017년에는 각각 119명, 2112명 등이었고 지난해에는 142명과 2118명 등을 각각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관계자는 “마약사범의 주 연령층이 예전에는 40~50대였지만 최근에는 20~30대로 이동 중이다”며 “2~3년 전부턴 청소년 마약상담 건수도 많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마약을 직접 구매하는 경우보단 친구나 지인을 통해 접하는 경우가 많다”며 “문제는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청소년들이 클럽이나 유흥가를 중심으로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각종 강력범죄에 노출되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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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현재까지 진행한 마약관련 상담자 중에는 청소년 시절 마약을 접해 중독자까지 이른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박희진(30·여) 씨는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나 평범한 가정환경 속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중학교에 진학 후 일명 ‘일진’으로 불리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마약을 접했고 이후 그녀의 삶은 평범하지 못했다.
그녀는 담배를 시작으로 본드와 가스를 접하게 됐고 한 두 번의 경험은 어느덧 중독으로 이어져 점점 약물에 집착하게 됐다. 약물에 집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모님과 갈등이 심해졌고 가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학업에 집중할 수 없었던 그녀는 학교에서 퇴학을 당한 뒤 친구의 소개로 밤업소에서 일하게 됐다.
밤업소에서 일을 시작한 그녀는 새로운 약물을 접하게 됐다. 그 마약은 ‘누바인’이라는 약물이었다. 주사기를 사용해 누바인을 투약하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고 약기운이 떨어지면 세상이 지옥과 같이 변하는 기분을 느꼈다. 그녀에게 약물은 밤업소에서 일한다는 수치심과 세상에 대한 모든 걱정을 없애주는 도구였다. 그녀는 이후로 약물에 더욱 집착하게 됐다.
그러던 중 손님의 권유로 필로폰을 시작한 그녀는 필로폰을 판매하는 사람을 만나면서 어느새 마약중독자가 됐다. 그녀의 끝날 것 같지 않았던 마약중독은 지인의 신고로 검찰에 구속되며 막을 내렸다. 하지만 마약이라는 구렁에서 빠져나오긴 쉽지 않았다. 몇 차례 자살을 시도한 그녀는 임신한 사실을 뒤 늦게 알게 됐고,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 찾아와 치료를 받았다. 그녀가 바랐던 가장 큰 소망은 평범한 서른 살 여자로 살아가는 것이었다.
이영신(27·여)씨도 청소년 시절 마약을 접하며 중독된 사례다. 이 씨는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가출을 결심했다. 가출 후 쪽방 촌에서 친구와 함께 지낸 이 씨는 친구의 권유로 본드 흡입을 시작했다. 본드흡입 후 환각이라는 늪에 빠진 그녀는 돈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본드를 흡인하기 위해 매일 같이 돈을 빌렸고 돈을 구하지 못한 날에는 부탄가스를 흡입했다. 정상적인 학창시절을 보낼 수 없었던 그녀는 클럽, 유흥가 등을 드나들기 시작했고 이곳에서 필로폰을 처음 접했다. 마약을 생각보다 쉽게 구할 수 있게된 후 중독은 더욱 심해졌다. 그러던 중 같이 살던 친구가 돈이 부족해 마약을 투여하지 못하자 우울증이 심해져 자살 시도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부모님이 계신 집으로 돌아가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우형주(29·남)씨의 경우 친구의 권유로 마약을 접한 경우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대입시험을 1달 앞둔 9월 초 친구의 전화 한통으로 마약중독자가 됐다. 친구가 히로뽕이라는 마약을 해봤냐며 우 씨를 불렀고 친구는 히로뽕이 아닌 염산날부핀이라는 진통제를 우 씨에게 주사해줬다. 이후 우 씨는 점점 약물에 의존하게 됐다.
약물에 빠진 그는 학업에 집중할 수 없었고 자연스럽게 대학 진학에 실패했다. 이후 더욱 약물에 의존하게 됐고 추후에는 마약 판매자로 나서게 됐다. 마약판매자로 활동하다 검거된 그는 2년4개월 동안 감독생활을 했다. 그 당시 어머니가 교도소 접견실에 찾아와 “어릴 적 해맑던 우리 아들이 어떻게 이렇게 됐냐”며 울먹이던 모습에 충격을 받았고 출소 후 결혼을 통해 아이를 갖으면서 치료에 전념했고 현재 완치 후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온라인·클럽 등지에서 버젓이 판매…마약에 무분별하게 노출된 한국의 미래세대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신종 마약 중 대표적인 약물은 케타민이다. 케타민은 일명 ‘스페셜K’라고 불리며 주로 고양이 등 동물 마취제로 사용돼 왔다. 복용할 경우 깨어있지만 기억이나 의식은 없는 해리성 마취 상태에 빠지게 된다. 신경계 구조 및 운동기능 손상, 기억 상실 등의 피해를 초래하기도 한다.
엑스터시는 일명 ‘도리도리’라고 불리며 클럽에서 춤을 추면서 많이 사용돼 왔다. 필로폰의 일부를 변화시켜 환각작용을 강하게 만든 마약이다. 엑스터시를 복용하면 전신의 감각이 극도로 예민해진다. 당초 1990년대에 식욕억제제로 개발됐지만 환각작용 때문에 마약류로 분류됐다.
신종마약이 클럽을 중심으로 쉽게 거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스카이데일리는 이태원 일대 클럽을 직접 방문했다. 새벽 1시 이태원에 위치한 M클럽에 들어서자 젊은이들로 클럽은 가득 차 있었다. 한편에는 술을 마시며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고, 다른 한편에는 춤을 추며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클럽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이곳저곳을 둘러 봤지만 외국인이 많다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특징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클럽을 나서는 두 남성에게 말을 걸었다.
익명을 요구한 A군(남·22)은 “평소에 클럽을 자주 다니는데 사실 버닝썬 사건 이전에도 일반인들은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없었다”며 “클럽에서 조각모임을 통해 테이블을 잡으면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마약을 접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는데 최근에는 버닝썬 사건 이후 그러한 거래도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B군(남·22)은 “사실 클럽에서 마약을 직접 투여하는 경우보단 여성과의 성관계를 위해 마약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버닝썬에서 사용한 LSD처럼 신종 향정신성의약품을 여성의 술에 몰래 넣는 경우도 있고 성인용품점에 방문하면 이와 비슷한 마약류 흥분제를 쉽게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클럽을 빠져 나와 또 다른 C클럽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M클럽보다 외국인이 더 많아 보였고 격렬한 춤보단 술을 마시며 가볍게 몸을 흔들고 잇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그러다 한쪽에서 외국인과 함께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여성들이 눈에 들어왔다. 몇 분 뒤 술에 취한 외국인이 추태를 부리기 시작하자 여성들은 이내 클럽을 빠져나갔다.
익명을 요구한 C양(여·24)은 “평소에 클럽을 자주 다니는 편은 아닌데 오늘은 친구를 만나 오랜만에 클럽에 방문했다”며 “가끔 클럽을 방문할 때마다 오늘처럼 불쾌하게 행동하는 남자들 때문에 오랜 시간을 클럽에서 보내지 못하고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클럽을 방문하는 젊은이들 중에는 친구들과 음악을 즐기러 방문하는 경우나 낯선 이성을 만나기 위해 클럽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면서 “그래서 대부분 술에 취해 있는 경우가 많아 항상 성범죄에 노출돼 있는데 버닝썬 이후 그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C양은 “한번은 친구들과 오랜만에 클럽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남자 3~4명이 테이블을 잡았으니 앉아서 편하게 이야기 하자고 말했다”며 “이후 테이블에 앉아 남자들과 이야기를 하다 화장실을 다녀온 후 술을 마셨는데 갑자기 너무 졸리고 몸이 무거워지는 경험을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약물이 들어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최근에는 클럽에서 직접 마약을 거래하진 않고 대부분 온라인 거래를 통해 입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클럽에서 만난 한 청년들로부터 마약 구매 방법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온라인 내에서 마약단속이 이뤄질 경우 마약류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면 수사기관에서 포착하기 때문에 마약 사범들은 은어를 사용해 마약을 표현하곤 한다.
인터넷에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을 뜻하는 은어 ‘작대기(주사기)’ ‘얼음(가루)’ ‘차가운 술’ ‘빙두’(북한산 필로폰) 등을 검색하면 마약판매상으로 추정되는 사용자를 여러 명 찾을 수 있다. 대마초는 떨로 불리고 있고 이외에도 마약을 가리키는 은어로 후리베이스, 강남술, 사끼 등이 통용되고 있다.
실제로 스카이데일리가 지난 17일 이와 같은 검색어를 통해 마약 거래를 찾은 결과 당일 거래되는 몇 가지 사례를 찾을 수 있었다. 대부분 사진을 올리는 날짜와 마약 그리고 텔레그램 아이디가 적혀 있었다. 거래되는 마약은 빙두, 아이스, 차가운 술 등의 이름으로 거래됐고, 작대기로 불리는 주사기도 거래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박동군 대구한의대 교수는 “마약은 자신의 정신과 육체를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불안 요인이 되기도 한다”며 “성범죄, 강도, 폭력, 살인 등 강력범죄와 연계 되며, 마약투여 유통 등 1차 범죄는 물론 약물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와 불법촬영 등 2, 3차 범죄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우리 생활주변에 마약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강력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마약에 대한 대책은 생산의 제한, 반입의 차단, 투약자 처벌, 계몽과 치료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특히, 마약의 최근 유통경로를 파악하여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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