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의 ‘입양’과 ‘분양’ 문제를 놓고 반려인들 간 논쟁이 뜨겁다. 반려동물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생명을 돈으로 사는 것은 비윤리적 행위인 동시에 동물학대를 방조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일자 “펫샵에서 분양받은 반려인들을 죄인 취급하지 말라”는 반박이 이어지는 등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논쟁의 이면에는 펫 유통업계를 동물학대의 온상으로 바라보는 동물보호단체의 시각과 ‘후원금 모금을 위해 펫 유통업자들을 파렴치범으로 몰고 있다’는 동물보호단체에 대한 유통업계의 불신이 작용하고 있어 반려동물의 입양·분양 논쟁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펫샵 분양은 동물학대 일조” 비판…“죄인취급 말라” 반박
반려동물을 기르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동물보호단체가 운영하는 유기동물보호센터를 통해 입양하는 방법, 지인을 통해 입양하는 방법, 시중의 펫샵에서 돈을 지불하고 분양(구매)받는 방법 등이 있다. 반려동물 분양반대 네티즌들은 ‘동물농장→경매시장→펫샵→소비자’를 거치는 유통과정에서 동물학대가 빈번할 뿐 아니라 생명을 사고파는 행위는 비윤리적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반려동물 관련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강사모)에는 펫샵 분양을 비판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아이디 응** 네티즌은 “강아지공장의 실체를 모르고 반려동물을 비싼 돈 주고 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는 동물학대에 간접적으로 가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뭐 이미 샀는데 어떡하느냐’는 분들도 있는데 그것부터 잘못된 생각”이라며 “당초 펫샵 분양이 잘못된 것이며 펫샵분양은 동물학대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 게시글에는 ‘생명을 샀다고 자랑하는 게 잘하는 일은 아니잖으냐’, ‘펫샵에 분양받고도 잘못된 것을 모르고 반성조차 하지 않는 것은 무식한 일’이라는 찬성 의견과 ‘펫샵분양에 대한 극단적인 평가다. 개인이 가치관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타인에게 강요돼선 안 된다’, ‘나도 샵에서 데려왔지만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는 반박 댓글이 200개 가까이 달리며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아이디 ‘호*****’ 네티즌은 “반려동물을 기를 계획이 있다면 개농장 검색을 해 달라”며 “반려동물이 어떤 곳에서 태어났는지, 어미는 그곳에서 얼마나 더 새끼를 빼는 도구로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펫샵업자들에 대한 공격성 글도 게시되고 있다. 아이디 ‘설**’ 네티즌은 “펫샵 주인은 분양시키면 끝이다. 케어 따윈 관심 없다. 강아지한테 빨리 질리거나, 문제행동을 보여 유기하거나, 아파서 하늘나라 가면 이득이 나는 직업군’이라며 막말에 가까운 비난글을 올렸지만 공감을 나타내는 댓글이 50여개나 달렸다.
경기 별내지역의 한 맘카페의 아이디 ‘최**’ 네티즌은 한 대형펫샵을 겨냥해 “강아지 공장에서 평생 새끼만 출산하는 어미개들의 악순환은 멈춰야 한다”며 “제발 생명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반론도 만만찮다. 강사모의 아이디 ‘튼***’ 네티즌은 “펫샵에서 데려와 키우는 우리가 죄인이냐”며 “차라리 펫샵 분양자들을 카페에서 강퇴시켜 달라”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어 “각자 상황에 맞게 책임지고 잘 키우면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끝까지 책임지며 키우라고 격려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이디 ‘러**’ 네티즌은 “어떤 반려동물을 데려오든 그것은 자유다. 펫샵 분양 받은 사람들을 죄인인 양, 개공장 모견학대 가담자, 책임을 전가하는 사람으로 취급하지 말아 달라”고 피력했다. 이어 “유기견 입양을 강요 아닌 권유하고 펫샵 분양자들의 선택을 존중해 달라”며 “유기견이든 펫샵 반려동물이든 다 같은 소중한 생명”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오프라인에서는 동물보호단체와 펫 산업계 간의 찬반 논쟁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일명 강아지공장의 비위생적 시설과 학대현장을 영상을 통해 대중에 공개하며 펫 유통업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 입양’ 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소비자들이 펫샵을 찾지 않는다면 펫샵과 펫 판매업·펫 생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동물거래시장은 경매장을 통해 이뤄지는 동물생산업자와 동물판매업자 간 도매시장과 동물판매업자와 소비자 간 거래가 이뤄지는 소매시장으로 나눠진다. 동물생산업자는 현재 약 1000여 곳으로 추정되며 경매장은 전국에 19곳이 형성돼 있다. 펫샵은 약 4000여 곳으로 이중 50%가 반려동물을 분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넷과 동물병원에서도 반려동물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
‘입양·분양’ 논란 온·오프라인 논쟁 확산…접점 못 찾아
동물권단체인 카라, 케어, 동물자유연대 등은 지난 6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강아지공장의 실체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도 국내 최대 축산기업 하림 계열사 팜스코는 여전히 애견경매장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며 애견경매장 임대사업 중단과 경매장 폐쇄를 요구했다.
이들은 “동물자유연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22일 하림 팜스코 소유의 경매장에서 동물을 경매에 내놓은 50개 업체 중 무려 98%에 해당하는 49개 업체가 불법 번식장이었다”며 “대기업 하림이 불법 번식장과 강아지 공장을 끌어들인 경매를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강아지공장 해결을 위한 번식업 허가제도 행정입법 추진을 정부에 촉구했다.
동물권단체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는 불법 번식장과 경매장에서 이뤄지는 비윤리적인 생산과 판매행태가 만연해 있다”며 “이 과정에서 동물학대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번식장, 경매장, 펫샵 등 업계에 대한 전향적인 대책마련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펫샵에서 돈을 주고 사는 만큼 책임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유기동물 발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 규제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형주 어웨어 대표는 “반려동물 역사가 오래된 해외의 경우 반려동물을 기르기 위해서는 유기동물 보호소를 찾는 것이 문화처럼 자리를 잡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펫샵을 가는 것이 일반적인 사고”라며 “이 같은 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펫 유통업 규제로 인해 펫 산업계가 위축될 것이란 일각의 주장에 대해 이 대표는 “반려동물 대량 판매업이 규제된다고 해서 반려동물 시장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해외국가를 봐도 그렇고 오히려 책임감 있는 소유자 문화가 형성되면 그것을 기반으로 산업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펫 산업계는 동물보호단체들이 후원금 모금을 목적으로 열악한 동물농장만 언론에 공개하며 감성마케팅에 올인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따. 법 테두리 내에서 영업하는 유통업자까지 파렴치한으로 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동물생산·판매업의 규제는 시장의 음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반려동물 생산과 판매 규제강도가 높은 유럽의 경우 다른 국가에서 불법으로 번식된 개들을 몰래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반려동물 판매가격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펫 산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1973년에 제정된 ‘동물 복지법’에 따라 브리더들은 1년간 두 마리만 번식하게 되면서 강아지의 공급이 대폭 감소했다. 이로 인해 가격은 세배가 올랐고 현재 펫샵에서는 강아지 한 마리당 3000달러(약 32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2005년 이전에는 2만5000여명의 독 브리더가 10만7225마리의 강아지를 공급했지만 현재 일본 정부에 등록된 브리더의 수는 1만2603명이며 이중 9500명만 활동하고 있다.
개의 개체 수는 2014년 970만 마리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최근엔 890만 마리까지 줄었다. 전체 견종 중 88%가 소형견인 가운데 현재 활동중인 브리더가 노령화됨에 따라 점점 더 소형견 공급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성일 한국펫산업연구회 회장은 “해외의 경우 정부 규제로 인해 번식은 줄고 수요는 많다보니 반려동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간다”며 “이로인해 개 밀수도 이뤄지고 있으며 정부규제 강도가 높아지면 우리나라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또한 “대다수 반려동물 생산·판매업자들 법에 정한 이상으로 동물보호에 신경을 쓰며 동물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며 “동물보호단체들은 일부 굉장히 열악한 농장만을 골라 대중에게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반려동물의 건강한 생산·판매 구조 확립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펫 유통업자들이 가장 바라는 사안”이라며 “특정한 사실만 부각시켜 펫 산업계를 매도하는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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