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에도 힘 못쓴 한전, 3분기 실적 8년만에 최저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제철·기계·에너지

원가 하락·여름철 냉방수요 증가에도 성적표 부진…특례할인 폐지 힘받나

조성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14 12:30:47

▲ 한국전력공사가 3분기 흑자를 기록했지만 탈원전 등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인해 올해 흑자 기록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은 한국전력공사 본사. ⓒ스카이데일리

매년 최대이익을 내던 한국전력(이하·한전)의 3분기 실적이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가 하락으로 연료비 절감은 물론 여름철 수요 급증 덕분에 흑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른 비용 탓에 올해 2년 연속 적자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공시에 따르면 한전은 올 3분기 △15조9122억원 △영업이익 1조2392억원 등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전은 올 상반기에만 92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38억원이나 증가한 금액이다.

한전의 올 3분기 흑자 전환 동력으로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발전용 액화천연가스(이하·LNG)가격 하락 등이 꼽히고 있다. 한전은 올 3분기 LNG 가격 하락을 통해 연료비 절감을 실현했다. 또 여름철 수요 급증 역시 한전의 3분기 실적 반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전이 올 3분기 흑자로 전환했지만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11.2% 줄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7.3%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전의 올 3분기 흑자폭은 지난 2011년 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가정 적은 수준이다.

올 3분기 흑자폭이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적은 이유는 원전 가동률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3분기 기준 원전 이용률은 65.2%로 지난해 같은 기간 73.2% 대비 8%p 감소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원전 가동률이 1%p 하락했을 때 약 20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한전이 3분기에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흑자를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한전은 지난해 3분기에 1조395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그해 총 2080억원 적자를 낸 바 있다.

4분기의 경우 여름처럼 전력수요가 많지 않으며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 에너지전환 정책이 한전 적자 탈출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원전가동률의 경우 당초 예상했던 수준보다 더욱 빨리 감소하고 있어 에너저전환 정책으로 인한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실적 발표로 한전이 추진하는 전기요금 체계 개편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있다. 그간 한전은 연료비가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주장해왔다. 반면 이번 3분기의 경우 연료비로 나가는 돈보다 다른 바가지에서 새는 돈이 더 많았을 수도 있다.

한전은 현재 주택용 절전 할인, 에너지저장장치 충전 할인, 신재생에너지 할인, 전기차 충전 할인, 전통시장 전력 등 12개의 특례할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약 1조1000억원에 이르는 특례할인을 종료함으로써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복안이다.

한전은 오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일몰 예정인 전기요금 특례할인 연장 여부와 전반적인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조성우 기자 jsw5655@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