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한 흔적 엿볼 수 없는 광역교통망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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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용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01 00:02:00

정부의 광역교통망 구축 계획을 둘러싼 파열음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착공이 시작된 지역에서는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을 제시하며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외 다른 노선에서는 구체적인 계획과 재원 조달 방안을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시장에 호재를 뿌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두 곳이 아니라 상당수 지역에서 반발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정부가 추진 중인 광역교통망 구축 계획이 졸속행정의 결과물이란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또한 정부가 광역교통대책이라는 굵직한 정책을 졸속행정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부실하게 발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내년에 있을 총선에 대비해 민심을 사기 위함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비판에 일조 한 것은 다름아닌 GTX-A노선이다. GTX-A노선은 노선을 확정하면서 강남 청담동, 용산구, 경기도 파주시 등 GTX-A가 지나는 대다수의 지역에서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GTX-A가 지나는 강남구 청담동 주민들은 정부가 GTX-A사업을 진행하면서 철도 노선을 주민 동의 없이 제멋대로 변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선이 변경된 사실을 뒤늦게 접한 후 GTX-A사업의 환경영향평가를 검토한 결과, 주민들의 안전과 주거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노선 변경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특히 GTX-A노선을 착공하는 과정에서 한강물이 청담동 지반아래로 유입돼 지반침하 및 건물붕괴 위험까지 우려돼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파주 교하지구에서는 GTX-A노선이 지역 내 자리한 열병합발전소 지반 10m 아래를 지나게 돼 있어 논란은 더욱 거세다. 보통 GTX-A와 같은 고속철도는 지하 50m 아래를 지나지만 이 구간은 차량기제로 들어가는 노선이라 10m에 불과하다.

GTX-A노선 이외에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광역교통 2030’ 계획도 다수의 노선이 각종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이는 새로운 계획이라 불릴 만한 구상들은 검토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구체적인 재원 확보와 규모, 조달 방법에 대해선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도‧버스 등의 교통망 개선을 종합적으로 아우른 이번 계획에서 새로 공언된 것 중에는 고속 BTX(Bus Train eXpress) 도입, 주요 간선도로에 대심도 지하도로 신설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지방자치단체 협의를 거쳐 내년에 추진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거나 검토 등의 수준에 머문 상태다.

정부가 방점을 찍은 철도 교통망도 마찬가지다. 서울 지하철 6‧9호선을 경기 구리‧남양주시 등을 수도권 동북권까지, 고양선을 고양시청에서 식사동으로까지 연장하겠다는 것에 대해 “이번 구상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향후 관계부처 협의 등을 통해 제4차 광역교통시행계획 수립 과정에서 검토할 과제다”며 의견을 남겨두었다.

이렇듯 최근 정부가 추진, 발표한 상당수의 교통망 구축 계획이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정부를 향한 불신의 여론이 커져가고 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문제들은 모두 국민의 생명은 물론 재산권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잘못되거나 수정이 필요한 계획은 수정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배태용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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