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0-2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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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비약 확대, 편의냐 안전이냐… 약사회, “약국 접근성 확대 필요”
국민 76.6% “편의점서 구매 경험 있다”
구매자 53.7% 약국 영업 시간대 구매
심야·공휴일 긴급 대응 취지 변질 우려
이은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10-21 11:36:29
▲ 서울시내 편의점에 진열된 안전상비의약품. 연합뉴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더 많은 약이 아닌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대한약사회는 21일 정부의 안전상비의약품 국민인식 조사를 두고 “국민의 구매 편의에 대한 선호조사다”라며 “편의점 판매 품목 확대와 규제 완화의 명분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10명 중 7명 이상(76.6%)이 편의점 상비약 구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 시기는 약국 영업이 끝난 오후 7시~밤 12시(39.3%)나 일요일·공휴일(43.8%)에 집중됐다. 국민 90% 이상은 기존 제품 추가(95.0%)와 새로운 의약품 종류 확대(94.3%)를 원했고 향후 구매 의향도 94.6%로 높았다.
 
현행 안전상비의약품은 24시간 연중무휴 점포에서 해열진통제·감기약·소화제·파스 등 20개 이내 품목을 1일 복용량 단위로 판매 중이다. 조사 참가자 92.7%는 ‘24시간 연중무휴’ 판매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약사회는 “국민 불편의 본질이 품목 부족이 아니라 시간적 제약에 있다”고 주장했다. 편의점 상비약 구매 이유의 54%와 구매 의향이 있다는 84.5%가 ‘약국이 문을 닫는 시간대 이용’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특히 편의점 상비약 구매자 중 53.7%가 약국 이용이 가능한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 사이에 약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사회는 심야·공휴일 긴급 대응이라는 제도 도입 취지가 일상적인 판매 채널로 변질된 것은 아닌지 실태 점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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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의약품 위험성에 대한 정보 제공 없이 실시된 조사의 한계가 명확하다고 맞섰다. 품목 확대 찬성자 중에서도 개별 품목 찬성률은 지사제(29.8%)나 멀미약(29.8%)이 가장 많았지만 30%를 넘지 못했다. 이어 화상연고(25.7%), 외용소독약(23.0%), 인공눈물(21.9%) 순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수면제(2.3%)나 항생제(0.1%)까지 희망 품목으로 제시된 점도 언급했다.
 
품목 확대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오남용 우려(39.5%)와 편의점의 관리 부실(30.2%), 부작용 안내 부족(25.6%)이 꼽혔다. 약사회는 정부의 구체적인 안전 대책 부재에 대해 문제도 제기했다. 아울러 공공심야약국 확충과 휴일지킴이약국 활성화, 운영약국 정보 제공 등 대안에 대한 국민의 선호를 비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이 편의점 판매 확대인지 필요한 시간에 약사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약국의 확대인지 확인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현장 약사 역시 상비약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 위험을 우려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근무하는 김 약사는 “타이레놀은 간독성이 있는데 음주 후 두통으로 복용하는 경우가 흔하고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간 종합감기약에 타이레놀을 추가 복용하면 상용량을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부작용은 급성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춘배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약국 문이 닫힌 시간에 불편을 겪고 있다면 판매 품목을 늘리기보다 필요한 시간에 약사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환경부터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상업적 수익성에 의존하는 민간 편의점 확대 방식으로는 접근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공공심야약국에 대한 안정적 지원과 휴일 운영약국 정보 제공 강화, 취약지역 공적 공급체계 마련 등 국가가 책임지는 보건의료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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