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30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을 보유한 서울의 납세대상자가 1년 새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 재산세 납세대상자도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서울 주택가격 상승 영향이 과세 지표에 반영됐다.
21일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시가격 30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보유한 납세대상자는 지난해 3만7393명에서 올해 8만5887명으로 129.7% 증가했다. 강남구는 1만9164명에서 4만1723명으로, 서초구는 1만2521명에서 3만345명으로 늘었다. 두 자치구의 납세대상자는 서울 전체의 83.9%를 차지했다.
공시가격 20억∼30억 원 구간의 납세대상자도 11만7661명에서 21만4622명으로 82.4% 증가했다. 12억∼15억 원 구간 역시 40.2% 늘었다.
주택분 재산세를 500만 원 넘게 부과받은 고액납세대상자는 지난해 7만2782명에서 올해 10만6799명으로 46.7% 증가했다. 종전 최고치였던 2021년 8만7462명을 넘어선 규모다. 강남구는 4만3556명, 서초구는 2만8971명으로 두 자치구가 서울 전체 고액 납세대상자의 약 67.9%를 차지했다.
반면 재산세 100만 원 이하 구간의 납세대상자는 모두 감소했다. 전체 납세대상자 수 증가보다 고액 과세구간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서울의 80대 이상 재산세 납세대상자는 23만5808명으로 지난해(21만7799명)보다 1만8009명 늘었다. 30대 이하 납세대상자는 올해 30만6079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서울 아파트 소유자에게 부과된 재산세는 1년 새 17.1% 증가해 처음으로 3조 원을 넘어섰다. 납세대상자 수는 3.0% 늘어나는 데 그쳐 세금 증가율이 납세자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1인당 평균 재산세도 지난해 144만9000 원에서 올해 164만7000 원으로 상승했다.
지역별 세 부담 격차도 확대됐다. 올해 강남 3구 아파트 소유자의 1인당 평균 재산세는 333만7000 원으로 노원·도봉·강북구의 49만9000 원보다 6.7배 많았다. 마포·용산·성동구와 노도강 간 격차도 지난해 3.7배에서 올해 4.1배로 커졌다.
지난해와 올해 서울 자치구 간 아파트 재산세 증가율 격차는 최대 7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구별 아파트 재산세 증가율은 동대문구가 27.4%로 가장 높았고, 서초구(25.7%), 송파구(24.6%), 성동구(22.4%), 강남구(17.2%)가 뒤를 이었다. 반면 금천구(3.8%), 도봉구(4.5%), 강북구(5.5%), 노원구(5.6%), 구로구(7.0%) 등은 증가율이 낮았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 주요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이 공시가격에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지난해와 같은 69%로 유지됐지만, 서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보다 18.6% 상승했다. 강남권과 한강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고가 과세구간에 편입되는 주택이 늘고 재산세 부담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은 "서울에서 고액 재산세 납세자와 공시가격 30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가 급증한 것은 집값 상승의 여파를 보여주는 수치"라며 "정부는 집값 상승과 지역별 주택시장 불균형에 대응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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