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달앱 시장 1위인 ‘배달의민족’을 향한 소상공인들의 비판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수수료 및 요금 체계를 두고 소상공인들의 불만이 잇따라 제기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요금체계를 내놨지만 이마저도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상공인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히려 비용 부담만 늘렸다는 지적이다.
허울뿐인 요금체계 개편…‘오픈서비스’ 소상공인 비용 부담만 증가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지난 2일 공지를 통해 요금 체계를 개편해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먼저 내년 4월부터 앱 화면 최상단에 보여지는 ‘오픈리스트’가 ‘오픈서비스’로 개편된다. 중개 수수료는 6.8%에서 5.8%로 1%포인트 낮아진다. 오픈서비스는 앱을 통한 배달 주문 성사 시 건당 수수료를 내는 과금 체계다.
오픈리스트 하단에 배치됐던 ‘울트라콜’ 요금은 향후 3년간 동결된다. 울트라콜은 배민 앱 상호명을 노출시켜주는 ‘정액 광고료’ 방식 요금 체계다. 현재 월 8만원을 받는다. 다만 최근 논란이 됐던 ‘깃발꽂기’를 방지하기 위해 한 음식점이 3개까지만 등록하도록 제한한다. 그간 자금력 있는 일부 업주들이 특정 지역에 수십개씩 깃발을 꽂는 사례가 있었다. 앱에서 상호명을 반복 노출하고 지역 내 주문을 독차지해 문제가 됐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을 이용하는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는 해당 요금제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다. 폐지됐던 주문 중개 수수료 기반의 모델로 회귀하면서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은 늘린 채 배달앱 업체 배불리기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화면 최상단에 노출되던 오픈리스트가 기존엔 3개까지만 노출돼 선택사항이었지만, 오픈서비스로 개편되면 신청한 업체들이 모두 노출돼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는 결국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늘려, 배달앱의 배만 불리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성동구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선필(45·남)씨는 “배달의 민족이 오픈서비스로 개편하면 거의 모든 주문이 선택이 아닌 오픈서비스에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며 “저희도 고객 확보 차원에서 하는 서비스인데 주문 수수료가 5.8%로 동결되면 판매가를 높일 수밖에 없고 소비자도 타격을 입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더욱 큰 문제는 고객에게 더 돌려드리기 위해 상대적으로 오픈리스트를 선택할 필요가 없었던 매장들도 배달의 민족 측의 오픈서비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며 “문제를 풀길이 없기 때문에 신규업체들은 모두 울며 겨자먹기로 오픈서비스를 선택해 매출 하락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앞서 배달의민족은 2015년 7월까지 앱에서 발생한 모든 주문에 대해 중개 수수료를 부과했던바 있다. 당시 배달의 민족은 앱이 주문 중개 수수료가 소상공인의 고충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에 2015년 7월 주문 중개 수수료를 전면 폐지했다. 이후 배달의 민족은 입창 경쟁을 통해 낙찰자와 가격이 결정되는 어플리케이션 내 최상단에 배치시키는 광고 상품 ‘슈퍼 리스트’를 도입했다. 하지만 과당 경쟁 논란이 일자 올해 4월 슈퍼리스트를 폐지하고 오픈리스트를 도입했다. 이번 오픈서비스가 과거 수수료 체계로 회귀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고객 잡기 위해 추가비용 부담 커질 것…1위 업체 지위 이용한 갑질
관련업계는 부가 비용발생보다 심각한 사안으로 거론되는 것은 큰 불황에 편승해 배달 서비스를 생각하지 않았던 매장도 배달 어플리케이션에 뛰어드는 현실을 지적했다. 주로 소상공인들은 배달 위주로 영업이 이어지기 때문에 고객을 잡기 위해 추가 비용을 부담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서울시 노원구에서 피자 프렌차이즈를 운영하는 김대환(43·남) 씨는 “하루 평균 매출을 50만원으로 한달에 1500만으로 잡는다”며 “여기서 오픈리스트 5.8% 수수료를 계산해보면 87만원 정도고 깃발 10개 정도 되는 수준이다”전했다.
그러면서 “하루 평균 매출 50만원 하는 소상공인 들이 깃발을 많이 꼽으면 5개 정도이다”며 “깃발 하나 당 8만8천원 인 점을 감안하면 44만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오픈서비스를 도입하면 기존 한달에 44만원을 지출하면 됐던 것이 87만원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타 배달 앱 보다 주력매출이 배달의 민족인데 여기서 5.8%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지출되게 생겼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국내 배달 서비스 앱 중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필수적인 서비스로 꼽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맹점주들은 불편 사항들을 모두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성동구에서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서원주(53·여)씨는 “일부 가맹점주들은 이러한 현실을 이용한 배달의 민족의 갑질이나 다름없다”며 “일각에서는 배달의 민족보다 수수료가 낮은 배달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라고 하시는데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고 지적했다.
서 씨는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자영업자분들은 주력 매출이 배달의 민족인데, 여기서 수수료 5.8%면 매우 큰 것이다”며 “한 달에 2억을 파는 점포면 1160만원이 그냥 지출되는 셈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배달의 민족이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서비스 개편을 통보했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이도 존재했다. 서울 을지로구에서 치킨 가게를 운영 중인 정현우(36·가명·남)씨는 “이번 오픈서비스의 변화 형태는 배달의 민족 측의 일방적인 결정이었다”며 “이러한 경우 점주들과 전혀 상의하지 않은 채 매출을 더 높이려고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점주들의 불만에 대해 배달의민족은 “자금력 대결이 아니라 맛과 가격이라는 경쟁력에 집중할 수 있다”며 “점주들과 이용자들의 불만사항을 계속해서 개선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지영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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