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풀뿌리경제를 책임지는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경제정책 실정으로 일한 경기침체와 친노동 정책 기조에 기인한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 서서히 사라지는 회식문화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 정책으로 인한 파급효과가 날로 커지면서 가게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도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어렵사리 가게를 운영해 나가는 자영업자들도 점점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혹시나 모를 기대감에 적자를 감수하며 영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 영업을 이어가는 자영업자들도 속출하는 상황이다. 현재 자영업자 수가 약 700만명, 그들의 부양가족까지 약 2000만명 가량임을 감안했을 때 이들의 위기는 국가경제를 송두리째 뒤흔들만한 심각한 사안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급격히 늘어나는 주택담보대출액…매출급감에 벼랑 끝 몰린 자영업자 상당수 이용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3분기 중 가계신용(잠정)’통계에 따르면 9월말 가계신용 잔액은 1572조7000억원에 달했다. 전 분기 대비 15조9000억원(1.0%) 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는 58조8000억원(3.9%)나 증가했다. 가계신용 잔액은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대부업체 등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가계대출)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합친 것이다.
이 중 3분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30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약 9조5000억원이 늘었다.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7년 말(347조 8000억원)보다 무려 2.4배 증가한 금액이다. 올해 1분기(4조3000억)와 2분기(8조4000억)에 이어 3분기 연속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집을 구매할 때 빌리는 돈으로 인식하고 증가한 요인을 주택구매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보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최근의 증가세는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기존에 보유했던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이들이 늘어난 점도 주택담보대출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가계지출은 큰 변화가 없는 반면 가계소득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근거로 꼽혔다.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 지출을 감당하는 이들 중 상당수는 자영업자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경기침체, 친노동 정책 등의 악재로 매출이 하락하면서 영업을 이어나가기 위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교수는 “가계의 사업소득이 꾸준히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자영업자 수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비춰봤을 때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 가계운영을 이어나가는 자영업자들이 상당수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영업자의 소득을 의미하는 올해 3분기 가계의 사업소득은 87만980원으로 전 분기 대비 4.9% 급감하며 4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2003년 해당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보다 자영업자의 사정이 더 악화된 것이다.
정부發 악재에 살기 위해 집 담보로 돈 빌려 영업하는 자영업자들 “눈앞이 캄캄”
서울의 주요 상권에서는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 가게를 운영해 나가는 자영업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서울시 중구 약수동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이용현(가명) 씨는 최근 가게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했다. 최근 회식 문화가 급격히 줄어들고 매년 최저시급까지 올라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 리모델링을 시도했지만 매출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 씨는 “지난해 초부터 매출이 급격하게 하락하기 시작하고 인건비 등으로 지출되는 금액이 늘어나면서 가게 영업을 유지하는데 있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폐업도 고민해봤지만 10년 넘게 장사만 했기 때문에 딱히 먹고 살 방도가 떠오르지 않았다. 적자를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어서 한 줄기 희망이라도 잡아보고자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담보대출로 약 2000여 만원의 돈을 빌려 리모델링을 진행했는데 여전히 상황이 좋아지지 않고 있다”며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게 된 결정적 원인이 정부의 정책 때문인데 애꿎은 데서 해결방법을 찾은 것 같다. 문을 닫았어야 했는데 빚만 늘게되서 이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광진구 구의동에서 B치킨집을 운영하는 장은정 씨는 최근 매출하락을 견디지 못해 결국 업종 변경을 선택하고 새롭게 가게 문을 열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했다. 집을 담보로 빌린 돈은 새롭게 문을 열 가게 권리금으로 지불했다.
장 씨는 “구의동에서 약 4년 가량 치킨집을 운영해왔지만 지난해부터 상권이 크게 죽고 적자를 면치 못하는 달이 늘어나면서 이대로 계속 영업을 이어갈 수 없어 가게를 내놨었다”며 “권리금을 찾아 다른 곳에서 가게를 차리고 싶었지만 오랜 시간 동안 새 임차인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사용했던 권리금을 모두 찾지는 못하더라도 일부만이라도 찾기 원했으나 경기 불황이 극심하고 구의동의 경우 상권이 크게 쇠퇴해 문의가 없었다”며 “새 가게를 차리기 위해서 돈이 필요했기에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게 됐다.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대출까지 이용했지만 확신이 없는 실정이라 초조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의 주택담보대출 이용 증가는 중·장기적으로 국가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 교수는 “자금 여력이 좋지 않아 유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며 “특히 지방의 경우 경기 침체로 소득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감소하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자영업자들이 이자부담을 못이겨 파산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경기침체로 인해 영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실로 심각한 일이다”며 “앞으로 기준금리가 상승하기라도 하면 자영업자의 부담이 더욱 커져 폐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배태용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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