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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에 밀리고 노조에 치이고…고민 깊어지는 은행들

낙하산 인사 논란, 실적부진, 제재심의 등 악재 잇따라

정민구기자(mgjung@skyedialy.com)

기사입력 2020-02-19 0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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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 임명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했던 탓에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는 노조에 출근 저지를 당했다. 사진은 IBK기업은행 본점. ⓒ스카이데일리
 
최근 국내 주요 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낙하산 인사’ 소동을 불러일으킨 윤종원 IBK 기업은행장은 노조에 휘둘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해야 하는 동시에 실적 개선을 위한 특단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또한 오늘 3월 정기주주총회 때 공식 선임될 예정인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는 임기가 1년으로 통보된 것으로 알려지며, 경영 정상화는 물론 고객 비밀번호 도용 재제심의를 해결해야 하는 난관에 빠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낙하산 인사 논란 후폭풍 심각
 
해가 바뀐 정초, 지난달 2일 임명된 윤 행장은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했던 탓에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는 노조의 출근 저지로 지난달 29일에서야 머쓱하게 취임식을 가진 다음 정상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그런 해프닝을 거치며 윤 행장은 정상 출근을 위해 △노조추천이사제 적극 추진 △임원 선임 절차 개선 △노조가 반대하는 임금체계 개편 추진 불가 등 노조의 요구 사항을 모두 받아들였다. 취임 조기부터 노사관계의 불균형을 안고 출발한 것이다.
  
일단 윤 행장에게 오는 20일이 한 고비가 될 것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관측이다. 기업은행의 상반기 정기인사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동조합 추천 인사를 임원후보로 제청할지가 가장 주목된다. 신규 선임 형식으로 노조 추천 인사를 이사회에 참여시킬 수도 있다. 이번 인사에서 노조의 노조추천 이사제 요구가 관철될지, 그 영향이 어디까지 미칠지, 윤 행장의 향후 어떤 방향으로 기업은행을 이끌어갈지 향배가 결정된다.
  
임기 겨우 1년,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
  
지난 11일 우리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장고를 거듭하다가 전격적으로 내정자를 선정했다. 2018년부터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권광석 대표를 우리은행장 내정자로 급작스럽게 올린 것이다. 공식 발표를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까지 ‘유력’이라는 평가를 받던 김정기 우리은행 부문장을 밀어낸 셈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임기가 고작 1년이다. 권 내정자는 1988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2017년까지 우리금융지주, 우리아메리카은행 등에 근무하며 경영지원, 홍보, 대외협력단 IB그룹 등을 두루 거친 데 이어 2017년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낸 이력을 갖고 있다. 더욱이 자리를 옮겨 문 닫을 위기에 처했던 MG손보를 회생시킨 ‘능력자’라는 평판까지 나오고 있어 우리은행장 내정자로서 충분할 정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권 내정자가 처한 상황은 녹록치 않다. 우리금융그룹 수장인 손 회장과 업무 코드나 성향에 잘 맞는 인물은 이번 행장 내정자에서 배제된 김정기 부문장이라는 게 우리은행 안팎의 분석이다. 더욱이 권 내정자는 상업은행 출신으로, 한일은행 출신인 손 회장과 ‘친화적’ 상황은 아닌 것도 문제다.
 
더욱이 외부적인 위험 요인이 아직 남아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의 파생결합상품(DLF) 관련 과태료를 애초보다 적은 190억원으로 부과했지만, 2018년 휴면고객 비밀번호 도용건이 제재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 문제가 대규모 ‘고(高)폭탄’이 돼 단박에 손 회장이 연임은 커녕 잔여 임기도 지키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안팎의 상황 아래 1년 짜리 임기의 권 내정자는 여러모로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폭풍 위기 전야” 혹은 “경영역량 발휘”
 
▲ 지난 11일 전격적으로 권광석 우리은행 내정자가 추천됐으나, 그의 임기는 고작 1년이다. 사진은 우리은행 본점. ⓒ스카이데일리
 
지난 14일 열린 우리은행 전국 영업본부장 회의에 손 회장과 권 내정자가 함께 자리해 임원 및 일선 영업본부장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손 회장 측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이 자리에서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에 쏟아지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손 회장과 권 내정자는 서로를 치켜세웠다. 일단 조직 안정을 강조해야 했기 때문이다. 권 내정자는 이같은 상황에서 고객 신뢰 회복, 내실 경영, 신규 사업 기회 발굴 등을 통한 경영 효율화 전략을 1년 안에 펼칠 수 있을지 고심하는 상황이다. 그것도 제재심의를 겪으면서 경영 효율화를 이뤄야 하는 ‘겹걱정’에 빠져있는 것이다.
  
윤 기업은행장 역시 난제를 풀어야 하는 문제적 시점이다. 앞서 말했듯이 인사가 그 첫 단계고, 그 다음으로 처한 문제는 최근 발표된 지난해 실적 부진의 개선이다. 2018년까지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갈아치워 온 기업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8% 가까이 떨어졌다. 지속된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떨어진 탓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윤 행장이 오기 전 상태에서 난 실적 부진이라 직접적인 부담은 없다. 하지만 바닥을 친 수익을 개선해야 하는 것은 오롯이 윤 행장의 몫이다. 일단 윤 행장은 당장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면서 수익구조를 개선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신예대율·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중은행들이 기업은행의 주수익원인 중소기업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과당경쟁이 불가피하다. 난감한 일이다.
  
이같이 신임 행장과 행장 내정자는 현재 ‘궁지(窮地)’에 처해 있다. 이들이 살길을 모색해 ‘길지(吉地))’로 나아갈지 지켜볼 대목이다.
 [정민구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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