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코스피, 外人 순매수 유입될 여건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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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보고서, “공매도 재개 앞두고 글로벌 유동성 이동 가능성”
외국인, 이달 7거래일 동안 2.2조 순매수… 이중 삼성전자 43% 차지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4-12 15:40:15

▲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9일까지 11거래일 동안 2조6790억원을 사들였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딜링 룸. [스카이데일리DB]

외국인투자자가 저평가된 코스피에 자금을 기조적으로 투입할 것이라는 증권업계의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경기와 교역, 기업이익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투자자는 지난달 말부터 기관·개인투자자가 팔아치운 매물을 사들이며 국내 증시를 지탱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12일 보고서에서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조만간 유입될 경기부양정책, 지난해 기저효과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더 강한 펀더멘털 동력이 유입될 전망이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 경기·기업이익의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내달 3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액티브, 롱숏, 헷지펀드 등 적극적인 투자성향의 글로벌 유동성이 한국증시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9일까지 11거래일 동안 2조6790억원을 사들였다. 지난달 31일과 이달 9일을 제외하고는 순매수세를 지속한 것이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가 2조9770억원 순매도, 개인투자자가 2870억원 순매수하는 데 그친 것과 대비된다. 이달 들어선 7거래일 동안 2조2240억원 순매수했다.

이 과정에서 코스피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3100대를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6일 3041.01에서 이달 9일 3131.88로 3.0% 올랐다. 외국인 누적 순매수와 코스피지수 간의 상관관계는 지난달 22일 이후 0.92에 달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 변화의 기저에는 코스피의 구조적인 매력이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에 정보기술(IT),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제조업 기업, 인터넷 기업이 대거 포진해 있다”며 “글로벌 경기와 교역 개선, 신재생에너지 육성 산업 등에 대한 기대 강화가 외국인투자자들의 시각 변화의 시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기에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VIX 20% 하회), 원화 강세압력 확대, 채권금리 안정, 1분기 실적 기대가 가세하며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에 포진해 있는 IT, 신재생에너지, 인터넷 기업들의 매력도를 재평가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스피 상위 종목들의 1분기 실적은 긍정적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5조원, 9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48%, 44.19% 증가했다. SK하이닉스, NAVER, LG화학 등도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투자자들은 반도체, 인터넷, 화학(2차전지), 자동차 업종을 순매수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은 순매수가 강화됐고 화학(2차전지), 자동차는 이달 들어 순매수로 전환된 업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9일까지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를 9540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개인투자자가 각각 7440억원, 2400억원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또한 SK하이닉스 4360억원, NAVER 33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 290억원, 현대차 270억원을 사들였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매크로 환경의 변화와 기업이익 모멘텀, 레벨 등을 감안할 때 기존 주도주들 중심으로 점진적인 외국인 매수확대가 예상된다”며 “은행, 통신, 건설 등도 순매수 했는데 이들 업종은 국내 금리 상승, 선거 이슈 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동안 주목받았던 시클리컬(경기민감주) 업종 중심으로 외국인 차익매물이 출회되고 있다”면서 “반도체·자동차·인터넷·2차 전지 등 기존 주도주는 매수 유지, 시클리컬·금융·내수주는 트레이딩 전략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또한 “추세반전 이후 코스피는 상승할 때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조정이 올 땐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이전과 정반대의 패턴으로 상승추세에 힘이 실리는 한편 조정국면에서도 시장의 상승에너지가 응집·응축되고 있다는 의미이다”고 진단했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