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탄소중립·ESG 위한 세제·금융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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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500대 제조 기업 조사…국내 기업 62.3% “친환경 신사업 추진 계획 없다”
대부분 기업 친환경 신사업 초기 단계…R&D·대규모 설비 투자 통해 시장 선점 필요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6-13 13:26:34

▲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조 기업의 친환경 신사업 추진 실태와 과제’ 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사진은 대한상공회의소. ⓒ스카이데일리

‘2050 탄소 중립’, ‘ESG 경영’ 등의 확산으로 친환경 신사업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을 위한 세제·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조 기업의 친환경 신사업 추진 실태와 과제’ 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친환경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정책 과제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세제·금융 지원(42.0%)으로 나타났다.

이어 △법·제도 합리화(38.7%) △정부 R&D 확대(17.7%) △인력 양성(1.6%)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기존 사업을 넘어 새롭게 친환경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응답 기업의 37.7%는 친환경 신사업을 추진 중(20.7%)이거나 추진 계획이 있다(17.0%)고 답했다. 추진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62.3%에 달했다.

친환경 신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로는 2050 탄소 중립, 탈(脫)플라스틱 등 국내외 환경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서(38.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ESG 경영 실천(27.9%) △새로운 사업 기회 모색(24.3%) △이해관계자 요구(7.1%) 등이었다.

대한상의는 “최근 기후변화 대응 및 환경보호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실제로 적지 않은 국내 제조사들이 환경 문제 해결을 신사업 아이템으로 접근하거나 기존 주력 사업을 친환경 사업으로 개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친환경 신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현재 추진 중인 분야에 대해 물어 본 결과 △수소·재생에너지 등 탄소 감축 사업(54.0%) △재활용·폐기물 처리 등 자원 순환 사업(30.1%) △에너지 효율 향상 사업(28.3%) △환경오염 저감 사업(16.8%) 등이었다.(복수응답)

추진 단계는 사업 검토(40.7%) 또는 착수 단계(26.6%) 등 초기 단계에 있는 기업들이 가장 많았다. 이에 성과를 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 출시 등 성장 단계에 있는 기업은 21.2%, 안정 단계에 오른 기업은 11.5%였다.

사업 추진 방식으로는 자체 연구 개발(66.0%)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이어 △기술 구매(19.4%) △기술 제휴(6.5%) △국가 사업 참여(6.5%) △M&A(1.6%) 순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신사업에 4차 산업 혁명 기술을 융합하고 있는 기업은 15.9%로 조사됐다. 관련 기술은 신소재·나노(38.1%), 사물 인터넷(19.1%) 등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해외 제조 기업은 친환경 신사업 분야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R&D와 대규모 설비 투자를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 제조 기업도 강점인 글로벌 톱 수준의 기술·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초기 친환경 신사업 시장을 선점한다면 제조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2050 탄소 중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시행 1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에게 그린뉴딜 참여 경험을 질문한 결과 기업의 87.7%가 ‘없다’고 답했다. ‘있다’는 응답은 12.3%에 그쳤다.

그린뉴딜 정책 참여 경험이 없는 이유로는 ‘관련 정보를 몰라서’(39.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추진 사업이 지원 분야에 해당이 안돼서’(29.7%) △‘지원 대상이 중소기업에 국한돼서’(27.1%) 등이었다.

이에 정책 홍보와 지원 분야 및 대상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녹영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센터장은 “정부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친환경 활동의 판단 기준이 되는 녹색분류체계(K-Taxonomy)를 확정하게 되면 기업의 환경 관련 신사업 투자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며 “우리 경제의 근간인 제조 기업이 저탄소 경제 시대에 환경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과감한 지원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