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지만 여전히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백신 접종 확대로 진정되고 정부의 추경 효과가 더해진다고 하면 경기회복세를 크게 훼손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은은 다음 열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부터 통화정책 조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기준금리 0.25%p 인상 소수의견 나와
한은 금통위는 1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이후 14개월 연속 동결되면서 2016년 6월 9일부터 2017년 11월 30일(1년 5개월 21일)까지 1.25%로 동결한 이후 최장기간 동결을 기록했다.
이번 금통위에선 고승범 금통위원이 금리를 0.25%p 올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소수의견이 나오기 시작하면 금통위가 1, 2회 더 열린 후에 실제로 기준금리를 올린 경우가 많았다.
앞서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지난해 3월 17일 기준금리를 기존의 1.25%에서 0.75%로 0.5%p 인하한 ‘빅컷’을 단행한데 이어 5월 28일 추가로 0.25%p 내려 사상 최저인 0.5%로 기준 금리를 낮춘 바 있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자료를 통해 “주요국의 백신 접종 확대 및 경제활동 제약 완화 등으로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강화됐다”며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주가가 경기 회복세를 반영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으나 장기 국채금리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상당폭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국내경제가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갔다고 봤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호조를 지속하고 민간소비도 회복 흐름을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 폭이 확대되는 등 개선 움직임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GDP성장률을 지난 2월 전망치(3.0%)를 큰 폭으로 웃도는 4% 내외 수준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및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지속, 서비스 가격 상승폭 확대 등으로 2%대 중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대 초반을 나타냈고,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초중반으로 소폭 높아졌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경로를 웃돌아 당분간 2%대 초중반 수준을 이어가고,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점차 1%대 중반으로 높아질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조기 금리 인상 제동… 경제회복세 훼손할 정도 아냐”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어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연내 금리인상 카드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다음 회의때부터는 검토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이번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 ‘당분간’이라는 표현은 안 쓰게 된 것도 이런 상황을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초저금리 장기화에 가계대출이 폭증하고 있고, 물가가 뛰고 있다는 점도 연내 금리인상 카드가 여전한 이유다. 1700조원을 훌쩍 넘어선 가계부채와 자산쏠림 현상도 금리인상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금통위는 “가계대출은 큰 폭 증가세를 이어가 상반기 기준 최대 증가폭을 보였고, 주택가격은 수도권·지방 모두에서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다”며 “코로나19 전개 상황과 성장·물가흐름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점검하며 완화정도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원석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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