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가수스’ 해킹 피해 의혹…마크롱, 휴대전화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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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사진 추출 및 감청까지 가능한 스파이웨어
佛 정부, 국가 긴급 안보 회의 소집
모로코 정부, ‘페가수스’ 해킹 의혹 부인

임소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7-23 17:21:20

▲ 22일(현지시간) 사이버 보안 국가 긴급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가운데)와 정부 관리자들. [사진=트위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스라엘에서 제작한 스파이웨어로 도청 의혹이 제기된 휴대전화기와 전화번호를 교체했다. 스파이웨어란 ‘스파이’와 ‘소프트웨어’의 합성어로 핸드폰 이용자가 ‘함정 링크’를 클릭하면 이들의 중요한 개인정보가 유출된다.

22일(현지시간) 프랑스24에 따르면 엘리제궁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이 페가수스 스파이웨어의 해킹 대상으로 제기된 휴대전화를 교체했다고 밝혔다.

‘페가수스’는 이스라엘의 민간 보안기업인 NSO그룹이 만든 프로그램이다. 테러범과 중범죄자를 추적하기 위해 10년 전쯤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40개국 60곳 가량의 정보기관이나 법 집행 기관에 수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페가수스로 전화기를 해킹하면 메시지, 사진, 이메일 추출 등 카메라와 감청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프트웨어로 관리한 전화번호 목록에는 여러 나라의 정치인과 정부 요인 및 언론인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기에 마크롱 대통령도 포함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엘리제궁에서 사이버 보안 긴급회의를 열어 장관들과 함께 ‘페가수스’ 스파이웨어의 대상이 된 것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민감한 통신 수단에 대해 모든 보안 프로토콜을 강화하라”는 마크로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프랑스24는 전했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프랑스 라디오 FIR에 출연해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탈 대변인은 스파이웨어가 휴대전화에 설치되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NSO 관계자인 하임 겔판드는 이스라엘 i24뉴스를 통해 마크롱 대통령이 표적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면서, 지금까지 공개된 사례를 검토해 고객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페가수스를 사용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프랑스 르몽드는 모로코(Morocco) 정부기관이 2019년 마크롱 대통령과 16명의 프랑스 정부 고위 관계자의 전화를 잠재적 표적 대상에 올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모로코 정부는 ‘페가수스’ 스파이웨어 해킹에 대한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며, 해킹 의혹을 뒷받침할만한 구체적인 물증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주 BBC는 전 세계의 유명인사가 사용 중인 핸드폰이 이스라엘의 NSO 스파이웨어 ‘페가수스’의 표적이 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거론된 모든 유명인사가 해킹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임소율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소율 기자 sy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