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황 둔화 우려는 ‘기우’…WSTS, 성장률 상향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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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TS,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 25.1%로 5.4%p 상향
메모리 반도체 매출 37.1% 증가…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호재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8-18 13:52:32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고점을 찍었다’며 올 하반기부터 점차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글로벌 반도체 수급 동향 조사기관이 올해와 내년 반도체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는 등 업계에 반하는 전망을 내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기존 19.7%에서 25.1%로 5.4%p 높였다.

WSTS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일본 소니·도시바, 독일 인피니온, 대만 TSMC 등 전 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 40여개사를 회원으로 둔 비영리 단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본부를 두고 있다.

앞서 WSTS는 올해 3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10.9%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다가 3개월 만인 올 6월엔 3월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19.7%로 상향 조정했다. 그리고 이달엔 최근 2분기 실적을 반영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추가로 높였다.

전 세계 반도체 매출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관측됐다. 기존 성장률 19.7%에서 반도체 매출 규모는 5272억2300만달러(약 620조8000원)에 이를 것으로 점쳐졌으나 성장률이 25.1%로 조정되면서 매출 규모 역시 5508억7600만달러(약 648조6000억원)로 크게 증가했다.

WSTS는 “반도체 대부분 품목에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메모리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37% 가량 커지는 등 메모리 반도체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번 반도체 시장 성장률 조정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예상 매출 증가율 역시 기존 31.7%에서 37.1%로 대폭 상승했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예상 매출액은 1611억1000만달러(약 189조7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29.2%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대비 반도체 제품별 성장률은 메모리 반도체가 37.1%로 가장 높을 것으로 관측됐다. 다음으로 △아날로그 반도체 29.1% △로직 반도체 26.2% △센서 반도체 24.8% 순이었다.

한국과 대만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27.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은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의 62.6%를 차지할 것으로 점쳐졌다.

북미 지역은 올해 21.5% 성장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의 21.0%를 차지하 것으로 보인다. 유럽 지역은 21.5% 성장해 8.6%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WSTS의 전망은 업계의 의견과 상반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현지시간으로 11일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메모리의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최고점에 다다르면서 수요를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발표가 시장에 전해지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즉각 바닥을 쳤다. 발표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8만원선을 지키지 못하고 7만원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한때 10만원선을 하회했다가 현재는 10만원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발표가 무색하게 WSTS는 올 3월에 첫번째 보고서를 발간한 이후로 6월과 이달 잇따라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WSTS가 분석한 세계 반도체 예상 매출 규모도 △올해 3월 4883억달러 △6월 5273억달러 △이달 5509억달러 등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이같은 흐름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WSTS의 분석이다.

WSTS는 내년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10.1%로 높여 잡았다. 이는 올 6월 예상한 8.8%보다 1.3%p 상승한 수치다. 글로벌 반도체 예상 매출액은 6064억8200만달러(약 712조30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 봤다.

국내 기업들이 주력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내년 매출 증가율도 기존 17.4%에서 18.4%로 상향됐다. WSTS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메모리 반도체 제품이 전체 반도체 제품군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WSTS는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10.1% 성장에 힘입어 6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다”며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두 자릿수 성장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