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특별기여자’와 국군포로 왜 대우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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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인연’ 아프간 난민 391명 국내 입국
난민 지위 부여…주거·일자리·교육 등 제공
‘대한민국 기여자’한테도 미라클 작전 있길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9-08 00:02:02

탈레반에 정부가 넘어간 아프가니스탄 난민 391명이 국내에 입국했다. 모두 아프간 주둔 한국대사관이나 한국계 병원·직업훈련원 등에서 근무한 직원과 그 가족이다. 정부는 이들을 아프간에서 한국으로 이송하는 ‘미라클 작전’이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자축까지 했다. 인도 출장 중이던 아프간인까지 외교 경로를 통해 입국시켰다. 입국 대상 427명 중 미입국자 37명도 마저 데려올 계획이다.

김부겸 총리는 어제 “우리나라를 도운 아프간인과 가족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지원이 필수”라며 주거·일자리·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종합적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긴밀히 협업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까다로운 별도의 난민 심사 없이 난민과 같은 법적 지위를 갖는 ‘아프간 특별기여자’로 분류돼 5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자유롭게 취업 활동을 할 수 있다. ‘아프간인 난민으로 받지 말아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보름 만에 3만명이 동의하는 등 부정적 여론도 만만찮지만 선진국 반열에 오른 국가로서 잘했다고 평가된다.

이들의 한국과의 인연은 월급 받으며 수년 간 한국 관련 기관에서 일한 게 전부다. 그런데 한국 정부의 명을 받고 전장에 나가 전투 중 적에 붙잡혀 50~70년 포로 생활을 하는 국민도 있다. 그들 중 일부는 목숨을 걸고 스스로 사지를 탈출해 고국에 돌아왔지만 정부의 대우는 ‘아프간 특별기여자’와는 완전 딴판이다. 귀환한 국군포로야 말로 ‘대한민국 특별기여자’ 아닌가.

1953년 정전협정 이후 북한에 억류돼 강제노역을 했던 국군포로 두 명이 2016년 10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재판부는 4년 만인 지난해 7월 ‘피고(북한·김정은)는 원고들에게 각각 21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냈다. 김정은에게 김일성과 김정일의 책임 상속을 인정한 역사적 판결이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북한의 행위가 우리 민법 제750조에 따라 불법이고, 정전 협정상의 포로송환 의무를 위반한 것이며, 전쟁포로의 대우에 관한 제네바 제3협약도 어겼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예제를 금지하는 국제관습법과 강제노동 폐지를 규정한 국제노동기구(ILO) 제29호 협약에도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판결은 아직 집행되지 않고 있다. 법원에 공탁된 북한 자금을 관리하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이 편법으로 맞서기 때문이다. 경문협은 문재인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이 2004년 세운 법인으로 그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경문협은 북한과 김정은 편에서 ‘대한민국 특별기여자’ 국군포로와 법적 다툼을 진행 중이다.

더구나 다른 귀환 국군포로 5명이 김정은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은 1년째 법원에 묶여 있다. 소송 결과를 기다리던 고령의 국군포로 5명 중 2명은 그 새 유명을 달리했다. 이미 승소 판례가 있는 소송이라 시간을 끌 이유가 없음에도 법원은 재판을 미룸으로써 생전에 풀 한을 저승으로 옮겨가게 만들었다.

귀환 국군포로는 1994년 조창호 소위를 시작으로 2010년 현재 모두 80명이다. 이중 최고령이자 국군 창설 멤버 중 한 명인 이원삼(96) 옹이 지난달 별세함으로써 생존자는 16명이다. 유엔은 6·25 전쟁 때 북한에 억류된 국군포로를 5만~7만명으로 추정했다. 아직 300~500명 정도는 북한에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아프간 특별기여자’ 이상으로 국군포로를 대우해야 한다. 이들을 모셔오는 ‘미라클 작전’을 펼쳐야 한다. 그게 국가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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