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내수침체 장기화…매출 100대 기업, 수출로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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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매출액 100대 기업 2021년 상반기 국내외 매출 분석
100대 기업 매출 코로나 이전比 50조↑…94%가 해외서 발생
내수 양극화도 뚜렷…“내수 활성화 대책에 정책역량 집중해야”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9-23 11:19:39

▲ 코로나19 이후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의존도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부산신항. ⓒ스카이데일리

코로나19 이후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의존도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00대 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총 매출액은 724조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 674조원 대비 50조원 늘어났다. 이 중 93.7%가 해외시장에서 발생했으며 국내매출 증가분은 6.3%에 불과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국내 100대 기업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100대 기업의 해외매출액은 397조원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상반기 351조원 대비 13.2% 증가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크게 앞질렀다고 23일 밝혔다.

한경연은 연결재무재표 상 지역별 매출액을 공시하는 기업 중 2020년 연간 매출액 기준 상위 100대 기업의 최근 3년 간 상반기 국내외 매출액을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100대 기업의 국내외 매출 변화 분석을 위해 2020년 상반기는 직접적인 비교 대상에서 제외하고 2021년과 2019년 상반기 매출액을 비교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상반기 100대 기업의 국내매출액은 326조원으로 2019년 상반기 323조원 대비 1.0% 증가에 그쳤다. 해외매출이 국내매출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100대 기업의 해외시장 의존도(해외시장 매출액/전체 매출액)는 54.9%로 2019년 상반기(52.1%)보다 2.8%p 증가했다.

국내매출의 경우 기업규모별 양극화가 뚜렷했다. 상위 기업을 제외한 상당수 기업들은 내수시장에서 코로나19 충격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상위 2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 국내매출액은 148조원이었다. 2019년 상반기 매출액 131조원 대비 13.1% 증가했다. 반면 하위 8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 국내 매출액은 178조원으로 2019년 상반기 192조원 대비 7.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 100대 기업의 매출액 5분위 배율도 10.7배에서 11.3배로 확대되는 등 내수시장에서 기업규모별 양극화가 코로나19 이전보다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5분위 배율은 매출액 상위 20%와 하위 20% 간 평균 매출액 비율을 말한다. 값이 클수록 기업간 양극화가 심화됐음을 의미한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연말 이후 백신접종이 본격화되었던 미주·유럽에서의 매출액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0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 미주지역 매출액은 128조원으로 2019년 상반기 104조원 대비 23.1% 늘었다.

같은 기간 유럽지역 매출액은 64조원에서 80조원으로 25.9% 늘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백신접종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는 아시아 지역은 2019년 상반기 대비 2021년 상반기 매출액이 각각 1.6% 증가하는데 그쳤다.

기업규모별로는 상위 20대 기업과 하위 80대 기업 모두 올해 상반기 해외매출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보다 개선됐지만 증가폭은 상위 20대 기업이 하위 80대 기업보다 더욱 크게 나타났다.

상위 2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 해외매출액은 291조원으로 2019년 상반기 248조원 대비 17.4% 늘었다. 하위 80대 기업은 106조원으로 2019년 상반기 103조원 대비 3.1%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의약의료, 전기전자, 운수장비 등 6개 업종의 올해 상반기 국내 및 해외매출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에 비해 늘어났다. 반면 기계, 조선 등 3개 업종은 올해 상반기 국내외 매출이 모두 줄어들었다.

아울러 △의약의료 업종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급증 등으로 2019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국내매출이 23.4%, 해외매출은 1068.2% 증가했다. △전기전자 업종은 비대면화와 재택근무 활성화로 인한 모바일, PC, 반도체 등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2019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국내매출이 19.6%, 해외매출이 19.0% 늘었다. △운수장비 업종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 효과에 힘입어 2019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국내매출이 13.1%, 해외매출은 10.6% 증가했다.

반면 △기계 업종은 중국 건설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2019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국내 및 해외매출이 각각 22.7%, 36.4%씩 줄었다. 선박 수주가 매출로 잡히기까지 1년 반에서 2년 가량이 소요되는 △조선 업종도 과거 업황악화에 따른 수주 공백의 영향으로 2019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국내 및 해외매출이 각각 22.2%, 75.6% 감소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변이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우리나라의 내수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며 “백신접종률을 높이고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