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의 새로운 도전 ‘금융-모빌리티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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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토스, 타다 인수

김학형 국제팀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15 00:02:40

토스가 모빌리티 스타트업 타다를 인수한다. 토스는 모바일 금융플랫폼으로서 은행·펀드·보험 등으로 영역을 넓히던 중이라서 시장에서도 토스가 이종 업종 기업을 인수하리라 예상하기 어려웠다. 세간의 눈길이 토스뱅크 출범에 쏠린 탓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이달 8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는 쏘카가 보유한 타다 운영사 브이씨엔씨(이하 타다) 지분 60%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타다가 발행한 신주를 토스가 인수하기는 방식으로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신주 발행가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식 거래가 성사돼도 타다는 토스 계열사 등으로 편입되지 않고 독립법인을 유지한다. 경영진과 임직원도 그대로 남는다. 타다 경영진의 중요한 의사결정 파트너는 기존 쏘카가 아닌 새로운 최대주주 토스로 바뀐다. 지분 40%를 남긴 쏘카는 타다 운영 관련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타다는 매물로 나온 지 꽤 됐다. 자금도 인력도 부족해 운영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잘 알려졌듯이 지난해 3월 이른바 ‘타다 금지법’이라 불리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렌터카와 운전기사를 함께 부르는 ‘타다 베이직’은 불법이 됐다. 이후 타다는 ‘타다 라이트’로 택시 가맹사업을 시작했으나 기존 포식자 카카오택시(T)를 상대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이런 위기에도 토스가 타다에 투자하는 이유로 몇 가지 추정이 가능하다. 우선 내년 상장을 목표한 쏘카 입장에서는 성장을 멈춘 타다를 정리하고, 흑자 사업에 집중해야 더 많은 투자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토스의 결제 서비스를 모빌리티 영역으로 넓혀 동반 상승(synergy) 효과를 얻기 위한 목적도 있다. 국내 택시 결제 시장은 연 12조원에 달한다. 2000만 토스 회원과 900만 쏘카·타다 회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해 금융·모빌리티 공동의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다.

또한 카카오T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금이라도 바로 잡을 수 있다. 이는 토스가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의 기대효과다. 얼마전 카카오T가 택시요금을 유동적으로 받아서 ‘플랫폼 횡포’라는 비판을 받았는데 이는 경쟁사의 견제를 받지 않는 탓이 크다.

금융과 모빌리티의 결합은 그다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동남아시아 모빌리티 시장을 휩쓴 ‘그랩(Grab)’은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택시 호출 앱으로 출발했으나 결제 서비스 ‘그랩페이(Grab pay)’는 물론 보험·대출 등의 금융서비스까지 제공한다. 큰 틀에서 카카오T도 카카오페이 등과 함께 카카오 공동체 안에서 성장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핀테크와 모빌리티가 결제 말고 겹치는 영역이 거의 없는 점에 주목하기도 한다. 멀리 봐서 토스는 타다를 파는 대신 개발자를 받아들여 본래 금융서비스 영역에 투입하는 시나리오다. 다소 터무니없고 핵심을 비껴간 관측이지만 최근 개발자 채용이 굉장히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아주 가능성이 없어 보이진 않는다.

14일 다큐멘터리 영화 <타다: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이 영화관에서 개봉한다. 영화는 택시업계의 반발로 시작해 법적 공방, 1심 무죄 판결, ‘타다 금지법’ 통과 등과 그 이후의 고군분투를 담았다. 당시 ‘타다 베이직’ 서비스가 혁신이냐 기존 업종 침해냐 논쟁을 벌이기에 앞서 감상을 권한다. 적어도 플랫폼 사업을 두고 혁신은커녕 큰 노력 없이 수수료 빼먹는 중개상 정도로 평가절하 하기 어려울 것이다.

김학형 국제팀장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