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은 北核문제 대응책 제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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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통수권자로 ‘안보 공약’은 첫 번째 의무
윤석열 “전술핵 재배치·핵 공유” 주장 후 번복
홍준표 “핵에는 핵뿐… 나토式 핵 공유 추진”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15 00:02:02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안보가 북한의 핵 위협에 상시적으로 놓여 있다. 하지만 시종 평화 이벤트에만 관심 있는 문재인정부는 사실상 북핵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도 이에 대해 똑 부러지는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문 정부의 실정으로 정권교체 여론이 월등한 상황에서 야당 후보들은 ‘손바닥 글씨’ 같은 비본질적인 논쟁에 귀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연초 북한 김정은은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핵을 36번, 핵무력을 11번 언급하는 등 핵무력 증강 의지를 과시했다. 아울러 신형 핵잠수함 개발 공식화를 선언하는 등 국정운영의 주된 방향으로 핵무력 고도화 의지를 피력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신년사는 물론 국군의날 치사에서도 ‘남북협력’과 ‘평화’만을 강조했지 북핵문제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북한은 2006년 1차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6번 핵실험을 했다. 21세기 들어 핵실험을 한 유일한 나라다. 마침내 김정은은 2016년 7차 당대회에서 ‘항구적 핵보유국’임을 선포했다. 우리 국방부는 매번 “면밀한 분석”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태우정부 때인 1991년 핵부재선언 이후 우리나라로서는 비대칭 전력인 핵에 대응할 무기가 없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290개)·영국(215개) 수준에 맞먹는 핵무기 숫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핵무기를 장착한 채 한반도 전역과 주일미군이 있는 일본 오키나와, 미국의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는 물론 미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MB)도 개발 완성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달 반항공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장거리 순항미사일·탄도미사일 등을 연이어 발사해 무장력을 과시했다. 올해만 9번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의하면 7월 초부터는 영변의 핵시설을 재가동했다. 군사력을 증강해 실질적인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산국가인 북한은 전략·전술을 마음껏 구사하는 재주가 있다. 수세에 몰렸을 때는 금세 전쟁이라고 벌일 것 같이 허풍을 떨고, 전쟁 준비가 끝났을 때는 평화 공세를 펼치는 식이다. 김정은은 8월 말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남측을 향해 “도발이나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11일에는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이 큰 도발 전에 벌이는 전형적인 평화 공세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달 외교안보 11대 공약을 발표하며 “전술핵 배치와 핵 공유를 미국에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했다. 홍준표 의원도 “북핵 문제는 핵으로 대응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집권하면 나토(NATO)식 핵 공유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전술핵 재배치와 핵 공유는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해주는 꼴이기 때문에 안 된다”고 번복했다. 안보 공약이 오락가락한 셈이다.

한국 정부가 북핵문제를 외면하자 미국에서 먼저 한국의 독자 핵무장론이 나왔다. 미국 다트머스대 국제학센터 제니퍼 린드, 대릴 프레스 교수는 최근 “한국은 독자적으로 핵무장하고 미국은 지지해야”라고 주장했다. 중국 부상과 북핵 고도화로 한·미동맹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핵무장이 해결책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다. 국가방위 태세를 강화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주는 게 제1의 사명이다. 차기 대통령은 부디 국방력 강화로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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