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등 공공기관, 정규직화 악용해 임직원 성과급 잔치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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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 의원 “공공기관 자회사 39곳, 모회사 임직원에 고액연봉”
공공부문 정규직화 목적으로 설립된 자회사들, 성과급잔치 악용
한전 자회사 3곳은 성과급만 1억원 넘어…“낙하산 자리로 변질”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20 10:58:49

▲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정규직화 정책기조를 반영한다며 설립된 공공기관 자회사 39곳이 모회사 출신 임직원에게 최대 1억원 단위 고액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국전력. ⓒ스카이데일리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정규직화 정책기조를 반영한다며 설립된 공공기관 자회사 39곳이 모회사 출신 임직원에게 최대 1억원 단위 고액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급이 1억원이 넘는 곳도 다수였다. 공공부문 간접고용 근로자들의 처우개선을 목적으로 설립된 자회사들이 모회사 임직원들의 낙하산 자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공공기관 51곳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에 따라 자회사 58곳을 설립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 자회사 중 48곳의 대표이사는 모기업 임직원 출신이었다. 39곳은 모기업 임직원 출신 고위임원에게 고액 기본급과 성과급 등을 지급하고 있었다. 연봉 1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을 지급받는 대표이사·상임이사는 34명 이상이었다.

대표이사, 상임이사 등 고위 임원에 대한 보수 지급 유형은 △모기업 파견 인사에 대해 모기업이 지급하거나(8개) △자회사에서 기본급만 지급하는 경우(11개) △자회사에서 기본급과 성과급을 제공하는 유형(39개) 등으로 나뉘었다.

자회사에서 기본급만 지급하는 경우 평균 지급액은 8777만원이었다. 기본급과 성과급을 모두 지급하는 경우에는 기본급 평균 지급액 8836만원, 성과급 4977만원 등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제 한국전력(한전) 자회사들은 기본급과 성과급 총액이 2억원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침업무를 하는 한전MCS가 기본급 1억1800만원에 성과급 1억500만원을 받아 총 2억2300만원을 기록했다. 한전의 청소·경비 업무를 맡은 한전FMS도 총 연봉이 2억원을 넘었다.

고속도로 통행료 수납 업무를 맡은 한국도로공사서비스는 기본급만 1억5500만원으로 나타났다.

장혜영 의원실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은 크게 직접고용과 비영리법인 또는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채용으로 추진됐다”며 “특히 직접고용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고용안정성과 처우 개선에 유리한 비영리법인을 통한 정규직이 권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한국과학기술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국책 연구기관 등 일부만 비영리법인을 세웠을 뿐 시장형 공기업 등은 대부분 자회사를 세웠다”고 지적했다.

또 장 의원실은 공공기관 운영을 감독하는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자회사의 임원에 대한 고액 연봉 지급에 대해 법령상 감독 권한과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결과와 관련해 장혜영 의원은 “공공부분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자회사 설립은 실질적 사용자는 모기업임에도 불구하고 100% 출자한 자회사를 내세운 기만적인 정책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럼에도 자회사의 설립 이유는 그동안 간접고용됐던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과 고용안정성 보장이다”며 “자회사의 성과를 소속 청소·경비 등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에는 제대로 쓰지 않으면서 모회사 출신 임원에게 고액 연봉과 성과급을 주는 것은 자회사 설립 목적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이 결국 모회사의 낙하산 자리만 늘리게 되는 작금의 행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며 “공공기관의 운영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가 이런 실태에 대해 제대로 파악도 하지 않고 있지만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