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이준석 갈등 봉합한 윤석열 “단합된 힘 보여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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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사흘간 잠행 끝내고 尹과 부산에서 합동 유세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선대위 원톱' 역할 수행
임태희·금태섭·권경애 등 합류, 6일 선대위 공식출범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2-05 13:19:20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오른쪽)와 이준석 대표가 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일대에서 붉은 색 후드티를 입고 함께 지지를 호소하는 합동 선거운동을 펼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합류 거부, 이준석 대표의 잠행 등으로 파행 직전까지 갔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가 비로소 완전체로 출범하게 됐다. 윤석열 대선후보는 “단합된 힘을 보여주겠다”며 고무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윤 후보는 5일 자신의 SNS에서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많은 진통이 있었고 당원과 국민께 불안과 걱정을 끼쳤다. 송구스러운 마음에 고민을 거듭한 시간이었다”며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김병준‧이준석 두 상임선대위원장, 그리고 우리 동지들과 함께 단합된 힘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전날(4일) 있었던 이 대표와의 회동 분위기도 전했다. 윤 후보는 “어제는 부산에서 이 대표와 하루를 보냈다. 마침 김종인 박사님이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는 소식도 전해지며 분위기는 아주 뜨거웠다. 정권교체 열망을 확인한 하루였다”며 “그러나 자만하지 않겠다. 더 낮은 자세로 선거운동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독일제국 수상을 지낸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는 말도 언급했다. 그는 “모두 안 될 것 같다고 하는 일을 대화를 통해 해내는 게 정치고 그게 정치의 매력이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저는 더 큰 어려움도 얼마든지 감내하겠다.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후보는 3일 “일정을 모두 취소하라”고 지시한 뒤 오후 울산 울주군의 한 불고기집에서 이 대표와 만찬회동을 갖고 갈등 봉합에 합의했다. 이 대표가 지난달 30일 잠행에 들어간 지 나흘만이었다. 이튿날인 4일 두 사람은 ‘사진 찍고 싶으면 말씀주세요’ 등이 적힌 빨간 후드티를 입고 부산 중심지인 서면 거리로 나가 시민들과 어울렸다. 행보에는 부산이 지역구인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이 동행했다.

윤 후보는 이날 앞서 부산시당에서 가진 선대위 회의에서 “한국정치 100년사에 최초로 나온 30대 당대표와 제가 대선을 치르게 된 건 후보로서 큰 행운이다”며 “이 대표에게 (선거) 전권을 드리겠다. 이 대표가 계획하신 부분을 전적으로 수용해서 이런 옷(후드티)을 입고 뛰라면 뛰고 이런 복장을 하고 어디에 가라고 하면 가고 그렇게 할 것이다”고 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울산에서 어울린 3일 김 전 위원장도 선대위에 합류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와의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막 김종인 박사께서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기구 장으로서 당헌‧당규에서 정한 바에 따라 대선일까지 당무 전반을 통할 조정하고 선거대책기구를 총괄하게 될 것이다”며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원톱’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도 4일 서울 광화문의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류를 공식화했다. 그는 “(선대위) 인사가 거의 끝났기 때문에 (외부 인사들을 영입할) 자리도 별로 없는 것 같다. 부서를 만들어 내 할 일만 해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선대위 합류 하마평이 오르내리는 인물은 김 전 위원장 측근그룹인 임태희 전 대통령비서실장,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과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 ‘조국흑서’ 공동저자인 권경애 변호사 등이다.

김 전 위원장 합류 배경에는 권성동 사무총장, 김재원 최고위원, 정진석 국회부의장 등 국민의힘 중진들의 간곡한 설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다만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의 역할 배분은 어떻게 되나’라는 질문에는 “역할 배분이 어디 있나. 내 임무를 하면 되는 거지”라며 다소 격앙된 반응을 내놔 내홍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여당은 이 대표 복귀, 김 전 위원장 합류 등에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박찬대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5일 브리핑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 등) ‘3김 선대위’라는 반창고로 (갈등을) 봉합했다”며 “이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을 지켜 신(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되려 하고 윤 후보는 구(舊) 윤핵관들을 지켰다. 국민이 바라는 쇄신이라는 수술을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케이스포돔에서 출범식을 가질 예정이다. 정치권에 의하면 윤 후보는 5일 모든 일정을 비우고 막판 선대위 구성 작업에 착수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