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피살 공무원 정보공개 판결 항소 “숨기는 이유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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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유족 제기한 소송 1심에서 “감청 제외한 정보공개 필요”
“항소 자제” 文 지시 무색하게 靑 등 항소…유족 “참담한 심정”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2-06 11:21:58

▲ 북한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 이모 씨(47)의 유가족 이래진 씨(오른쪽)와 김기윤 변호사가 지난해 10월 청와대 앞에서 정보공개 청구 상소문 제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욱 국방부 장관, 김홍희 해양경찰청장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양공무원 사건 관련 일부 정보를 유족들에게 공개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청와대‧해양경찰청(해경) 등이 항소해 논란이 일자 야당과 유족은 “북한에 제대로 된 항의 한마디 못하는 게 문재인정부다. 사망 경위를 숨기는 이유가 뭔가”라고 일갈했다.

정치권 내 대표적 외교통으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글로벌비전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진 의원은 6일 “대북정책은 처참한 수준이다. 정부는 오로지 북한만을 외쳤지만 북한은 대한민국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서해상에서 잔혹하게 살해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제대로 된 항의 한마디 못 하는 게 문재인정부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6일 피살 공무원 이모 씨 유족 등에 의하면 지난달 12일 유족 측이 청와대‧해경‧국방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소송 1심에서 재판부는 “유족에게 사망 경위 관련 일부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구체적으로 청와대에는 국방부‧해수부 등에서 받은 보고 내용과 각 부처에 지시한 내용을, 해경에는 이 씨가 탑승했던 무궁화10호 직원 9명의 진술조서와 초동수사 자료 등을 공개하라고 했다. 다만 국방부의 북한군 대화 감청 녹음파일은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불허했다.

유족의 정보공개 청구 배경은 정부 발표였다. 작년 9월 서해 최북단 해상에서 이 씨가 어업지도 중 실종됐다가 북한군에게 피살되자 국방부는 ‘이 씨가 자진월북했고 북측이 총격을 가한 후 시신을 불태웠다’는 취지로 발표했다. 유족은 “자진월북할 이유가 없고 사망 경위 역시 불확실하다”며 지난해 10월 정부에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한 뒤 거절당하자 올 1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정부는 정보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에 응하는 대신 항소로 대응했다. 해경은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이달 2일에 각각 서울행정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 씨의 형 이래진 씨는 “법원이 공개하라는 정보들은 이미 국정감사 등에서 알려진 내용인데 그마저 정부가 숨기려 하니 참담하다. 단지 사망 경위를 알고 싶을 뿐이다”고 호소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정부가 패소하면 항소를 최대한 자제하라’고 지시했는데 청와대는 항소했다. 정부가 북한과의 보여주기식 평화에만 몰두하고 북한에 의해 피살된 국민 사망 경위는 숨기기 급급한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며 조속한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