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에 운송비 떠넘기다 덜미…패션그룹형지, 과징금 1.1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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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패션그룹형지에 시정명령·과징금 부과
형지, 대리점에 운반 지시·비용 전가 등 ‘갑질’
형지 “부당이익 취하지 않아…관행 개선할 것”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1-16 12:06:01

대리점에 운송비용을 부당하게 떠넘기다가 적발된 패션그룹형지가 과징금 1억1200만원을 부과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공급업자의 필요에 의해 발생한 운송비용을 일방적으로 대리점에게 부담시킨 패션그룹형지에게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패션그룹형지는 2014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의류상품을 보관하는 대리점에 다른 대리점으로 행낭을 이용해 운반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소요되는 운송비용도 대리점에 전액 부담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행위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 및 대리점법 제9조 제1항에서 규정한 불이익제공행위에 해당된다.

대리점법 부칙 제2조에 따라 대리점법 시행 이전인 2016년 12월 22일까지의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이, 대리점법이 시행된 이후인 2016년 12월 23일부터의 행위에 대해서는 대리점법이 적용된다.

공정위는 패션그룹형지에 대해 향후 동일 또는 유사한 행위를 다시 하지 않도록 시정명령했다. 동시에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모든 대리점에게 통지하도록 명령했으며 1억1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공급업자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관행적으로 대리점에게 운송비용을 전가한 행위를 시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봤다. 그리고 향후 대리점 거래에서의 운송비 부당 전가 행위를 억제해 대리점주의 권익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정위 관계자는 “의류업종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지속 감시하고 특히 의료기기, 자동차판매 업종 등을 대상으로 거래관행을 개선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패션그룹형지는 “공정위의 지적에 따라 현재의 관행을 개선해 나갈 것이다”며 “패션그룹형지는 대리점과 동행하면서 성장해온 패션기업으로 앞으로도 매장의 권익 증진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나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현해 가고자 한다”면서 공정위 제재와 관련한 회사의 입장을 전달했다.

패션그룹형지는 “공정위 자료에 행낭비를 전액 부담시켰다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총 688개 매장 가운데 대리점(537개)을 제외한 인샵 매장(In shop 매장: 백화점, 아울렛 등에 입점해 있는 형지 직영매장) 112개(16%)에만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 6만3500원의 행낭비용을 대리점의 경우 본사와 대리점이 5대 5로 부담했고, 인샵 매장만 100% 행낭 비용을 부담했다”며 “이는 매장의 유형에 따라 지원방식을 달리한 것이다”고 밝혔다.

또 패션그룹형지는 “인샵 매장의 경우 소모품비(옷걸이, 행거, 쇼핑백 등)는 전액 본사에서 부담했다”며 “행낭운송비의 2배를 초과하는 액수다. 이처럼 더 많은 소모품비를 지원하고 있으므로 개별 인샵 매장에 상당한 손해가 발생하거나 본사가 부당한 이익을 취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행낭 운송 제도는 다른 의류업체에서도 이뤄지는 통상적인 거래관행이기도 하며 이 제도 도입으로 매장은 상품이동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