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자회견 피하는 문재인, 대통령 자격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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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 핑계’ 회견 취소는 어불성설
“김정은, 비핵화 의지 있다” 등 거짓말 해명 필요
자랑할 땐 나서고 책임질 땐 숨는 행위 중단을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1-26 00:02:02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신년기자회견에 나선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주로 계획했던 신년회견을 취소했다. 확진자가 8571명에 달한 오미크론 변이를 이유로 들었다. 코로나 사태는 발생한 지 2년이 지났는데 갑자기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매년 해오던 신년회견을 취소하겠다는 것이다. 설 연휴 후인 2월 또는 3월 회견도 없다는 입장이다. 그저 핑계고 궁색한 변명이다.

신년 기자회견은 대한민국의 가장 큰 머슴인 대통령이 국민에게 보고하는 자리다. 나라 안팎의 주요 현안을 보고하는 자리다. 먼저 “김정은에게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국민에게 계속 설명했는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핵 개발 재개를 선언했다. 문 대통령이 그간 한 말이 거짓말로 드러났으니 국민한테 설명해야 한다. 사실상 전쟁이 진행 중인데 왜 고집스럽게 종전선언에 매달렸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전쟁이 끝나고 종전선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종전선언 했으니 전쟁 끝내자는 남북 한판 ‘마차가 말 끌기’식 오류였다고 국민께 이실직고해야 한다.

여당 대선후보까지 거듭 사과하고 있는 부동산 실패, 코로나 방역 논란, 청년 일자리 문제 등 지난 5년간 실패한 것들을 설명해야 한다. ‘친문’ 중앙선관위원회 상임위원의 임기 연장 시도 역시 포함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도 국제화 시대에서 당연히 보고 항목에 들어간다.

국민은 미리 짜 맞춘 모범답안 대신 문 대통령이 많은 현안에 대해 직접 뭐라고 말할지 궁금해 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을 아는 사람들은 이번에도 그가 뒤로 도망가 숨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궁색한 처지에 몰리면 국민 앞에 나와 허심탄회하게 사실을 밝히고 이해를 구하는 대신 뒤로 숨어 모른 척 해왔다. 대통령이 다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그간 “터널 끝이 보인다” “11월이 되면” 등등 사사건건 다 나서던 대통령이 정작 중요한 신년회견은 취소했다.

2017년 취임사에서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고 때로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브리핑·기자간담회 등을 150차례,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여 차례 했는데 문 대통령은 총 9차례뿐이다. 문 대통령 대신 나선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4일 “계속할 수밖에 없는 엄중한 일들이 있기 때문에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신년 기자회견이 바로 그 엄중한 일이다.

탁 비서관은 “대통령 해외순방은 기획된 모든 일정을 숙지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행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알아야 하고, 만나서 나누어야 할 주제를 사전에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건 요즘 웬만한 회사 임원들이 매일 회의하며 논의하거나 협상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숙지하는 일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 순방처럼 방문 성과가 ‘검토’와 ‘기대’에 그치면 해당 임원은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진다.

탁 비서관은 “야당과 모자란 기자들이 (대통령이) 순방만 다녀오면 관광이라 한다”며 “모쪼록 대통령과 같은 일정으로 한번들 다녀오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했다. 그건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모자란 사람에게 설명해야 한다.

제대로 된 조직의 제대로 된 리더는 공은 부하에게 돌리고, 책임은 자신이 진다. 부하 공까지 가로채 앞으로 나서서 생색내다가 입장이 곤란하면 부하에게 대리사과 시키던 문 대통령은 이번에도 상황이 궁하자 신년회견을 취소했다. 혹시 기자회견이 여당 후보에 불리하게 작용할까봐 취소한 것이라면, 심각한 정치적 중립 위반이다. 5년 동안 나라를 어지럽혔던 국정 책임자로서 더 이상 비겁할 수 없다. 임기 마지막까지 비겁한 행태를 조금도 바꾸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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