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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e스포츠 산업

글로벌 e스포츠 위상 우뚝 섰는데…‘종주국’ 한국은 갈 길 멀다

가파른 성장세로 위상 달라진 e스포츠…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채택도

인력유출·해외게임 인기몰이 등에 한국 e스포츠 경쟁력·잠재력 ‘글쎄’

전문가 “한국 e스포츠 산업 근간 될 수 있는 인재 육성에 힘 쏟아야”

기사입력 2022-02-28 13:50:00

▲ 이제까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e-스포츠가 시간이 지나며 당당한 프로 스포츠 종목이자 산업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불과 수년전까지만 해도 부정적 인식이 팽배했던 e스포츠의 위상이 최근 급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프로스포츠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는가 하면 관련 산업은 미래 유망산업으로 지목받고 있다. 마케팅 시장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으며 주요 대기업은 물론 금융사, 제약사 등도 e스포츠를 활용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e스포츠 그 자체가 아닌 한국 e스포츠의 경우 경쟁력과 성장가능성 등에 의문부호가 찍힌다. 게임, 프로선수단, 프로리그, 플랫폼 등에서 한국이 세계 주요국에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선수 역량이 세계 최고수준이라곤 하나 이 역시 언제 추월당해도 이상할 게 없다는 게 업계 전반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한국 e스포츠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인재 육성에 보다 힘을 쏟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운오리새끼’ e스포츠, 백조로 飛上…시장가치 인정받으며 국내외서 인기몰이
 
스포츠 백과 등에 따르면 e스포츠란 컴퓨터 및 네트워크, 기타 영상 장비 등을 이용해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를 말한다. 쉽게 말해 특정 게임을 통해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e스포츠에 대한 인식은 긍정보다 부정이 주를 이뤘다. e스포츠의 근간을 이루는 게임의 사회적 인식이 질병코드 등록 논란까지 빚을 정도로 나빴기 때문이다.
 
단 최근 e스포츠에 대한 인식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인기 프로스포츠 종목 중 하나로 인정받으며 주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가치와 경제성 등을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수년간 e스포츠 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그려온 점도 가치를 인정받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콘텐츠 진흥원의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대한민국 한국 e스포츠 산업은 2016~2017년(4.2% 성장)을 제외하면 매년 17%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2020년엔 코로나19로 e스포츠 대회 운영이 차질을 빚으며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3.9% 감소했지만 기업들의 e스포츠 투자는 되레 늘었다.
 
일례로 2020년 중 종목사(게임회사) 투자 금액은 731억3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1.1% 증가했다. 종목사 투자 및 매출 금액을 포함한 2020년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1642억5000만원이다.
 
▲ e-스포츠 관련 산업의 규모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완성차기업, 금융사, 제약사 등 사업분야가 게임과 무관한 기업들의 e스포츠 시장 참여도 활발해졌다. 2020년 중 프로게임단 담원게이밍과 네이밍 스폰서십을 체결한 기아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당 스폰서십을 통해 담원게이밍은 2021년부터 구단명을 ‘담원 기아’로 변경했고 팀 로고, 유니폼 등도 새롭게 선보였다. 이를 통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펼쳤다. MZ세대를 겨냥한 기아의 마케팅 전략 일환으로 풀이됐다.
 
한화생명, 광동제약 등도 e스포츠 시장에 발을 내딛은 상태다. 한화생명은 2018년 4월 ‘락스 타이거즈’란 프로게임단을 인수하며 자체적으로 구단을 운영 중이다. 광동제약은 기아와 마찬가지로 기존 프로게임단과 네이밍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광동제약과 네이밍 스폰서십을 체결한 구단은 현재 ‘광동 프릭스’란 팀명으로 활동 중이다.
 
신한은행은 e스포츠 리그 후원사로 나섰다. 신한은행은 온라인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로 진행하는 정규 대회 ‘2022 신한은행 Hey Young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의 메인 스포츠로 나섰다. 해당 대회는 26일 개막전이 치러졌다. 신한은행은 지난해에도 카트라이더 리그를 후원했던 바 있다.
 
이 밖에도 SKT, KT, KB국민은행, 농심 등 다양한 기업들이 프로구단 운영, 네이밍 스폰서십 등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국내 e스포츠 시장에 참여한 상태다.
 
e스포츠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세계 e스포츠 산업 규모는 2020년 9억4710만달러로 집계됐다. 2024년에는 16억1770만 달러로 연평균 11.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e스포츠 시청자 수는 2018년 3억9500만명에서 2019년 4억4300만명, 2020년 4억9500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했으며 2023년에는 6억46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e스포츠는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에 채택되기도 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으로 채택됐던 e스포츠가 2022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이다. 아시아 e스포츠연맹이 발표한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은 △리그오브레전드 △도타2 △하스스톤 △몽삼국 △스트리트 파이터5 △왕자영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EA스포츠 피파 등 8종이다.
 
인력유출·게임개발 부진에 한국 e스포츠 경쟁력 ‘안갯속’…“육성 체계 구축이 살길”
 
전 세계가 e스포츠 시장의 잠재력에 집중하는 상황이지만 한국 e스포츠 시장의 잠재력엔 의문부호가 찍힌다는 게 업계 전반의 평가다. 지금까지는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해왔지만 장기적 관점에서의 성장 동력이 세계 주요국에 비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이 될 수 있던 배경 중 하나는 높은 인터넷 보급률과 빠른 인터넷 속도를 바탕으로 한 게임의 대중화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0년 한국 인구의 70%가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2021년 게임 인구는 71.2%로 추정됐다.
 
게임 인구가 많은 만큼 수준급 선수도 다수 배출될 수 있었다. 주요 e스포츠 종목 중 하나인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역대 최고의 프로게이머로 평가받는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선수들은 중국, 유럽, 북미 등 주요 지역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리그에 진출해 각 리그 핵심 선수로도 활약 중이다.
 
단 중국 e스포츠 시장의 확장으로 인한 선수 유출과 리그 경쟁력 약화는 문제로 지목된다. 텐센트에 따르면 중국의 e스포츠 매장 매출은 3억6000만달러, 중국의 e스포츠 이용자는 4억25000만명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연봉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확인할 수 없지만 한국 프로게이머가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 한국보다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한국 선수들의 해외 유출이 많아지고 있으며 또 다른 핵심 인력인 코치진 유출도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 국산 게임은 배틀그라운드와 서머너즈 워 정도를 제외하면 e-스포츠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제공=컴투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한국은 게임제작, 시장규모, 게이머 등에서 모두 세계 1위 수준으로 평가받았다”며 “그러나 중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이 시장을 키워나가면서 국내 프로그래머 등을 유출해 간 탓에 현재 한국은 게이머 수준 외 다른 모든 분야에서 1위 자리를 내줘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한국 선수들과 코치진 등의 해외 유출도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 현상이 지속될 경우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게이머 수준 역시 세계 1위 자리를 뺏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게임 기업의 e스포츠 산업 진출이 늦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지목된다. ‘배틀 그라운드’와 ‘서머너즈워’ 정도를 제외하면 국산 게임은 e스포츠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게임 대회 상금 통계 사이트 ‘e-스포츠 어닝스’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 상금 순위에서 10위안에 포함된 국산 게임은 ‘배틀그라운드’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뿐이다. 50위권으로 범위를 넓혀도 결과는 동일하다. 서머너즈워가 순위에서 누락된 탓이지만 순위에 포함시켜도 19위권이다.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산업 규모, 플랫폼 등에서는 외국과 경쟁이 힘들기 때문에 우리나라만의 강점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중국 e-스포츠 시장이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성장하고 있고 시장 규모를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이 약한 부분을 파고들어야 한다”며 “최근 중국이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는 건전한 게임 문화를 확립하고 유소년 리그에 지원을 확대해 산업의 근간이 되는 인재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 jgyang@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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