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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기의 한반도 테라포밍

러-우크라이나 전쟁과 무기체계 패러다임 변화

미래전의 핵심 요소는 ‘최소 비용의 최대 효과’

소형화·무인화·가성비 좋은 무기 개발 주력해야

이번 전쟁 분석해 국방개혁 방향성 재정립 필요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3-31 11:16:34

 
▲박진기 칼럼니스트·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불과 수일이면 끝날 것이라던 러시아의 주장과 달리 우크라이나 침공이 벌써 한 달을 넘어섰다. 자타공인 세계 군사력 2위라는 러시아군이 고전하는 근본적 원인은 무엇일까? 그 이유는 여러 지점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되고 있다. 방산비리와 연계된 무기체계 운용 유지의 문제, 원거리 군수지원의 한계, 작전지휘통제 및 통신망 시스템의 낙후, 정신전력의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분석되고 있으나 최우선적인 것은 다름 아닌 통신망의 문제점이다. 대다수의 군사전문가들 및 언론매체들도 공통적으로 러시아군이 낙후된 지휘통신망체계로 인해 일반 휴대전화로 지휘하다보니 도청에 의한 지휘관의 위치 노출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과거 전서구(傳書鳩), 파발(擺撥) 등에 의존하다가 유무선 통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무선망은 군의 핵심 통신망으로 자리 잡았으며 도청을 방지하고자 ‘암호화 기술’도 병행해서 발전하였다. 송수신되는 전파신호를 암호 및 복호화하거나 불특정한 패턴으로 주파수를 점핑하는 등 2중 보안시스템도 적용되고 있다. 이제는 일반인들도 쉽게 사용하는 ‘GPS 위치확인 시스템’ 역시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항법기술을 상용화시킨 것으로서 기술적으로는 상용(L1-C/A와 L2-CS 민간코드)과 군용(L1, L2의 P(Y)코드)으로 구분되는데 상용 GPS 단말기에는 이 P코드 필터링 기술이 적용되지 않는 만큼 정밀 유도무기에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군용장비와 달리 민수용 장비의 경우 암호화 및 은닉이 불가능하여 해킹 및 도청 등을 통해 위치는 물론 통신내용 확인이 용이하다. 그런데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 지휘부는 군용 통신장비의 문제로 인해 민수용 휴대폰을 사용한 나머지 손쉽게 위치가 노출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하였다. 더욱이 현실적으로 낙후된 러시아군의 통신망 시스템을 신속히 개선할 방안도 소원한 셈이다. 우리 군도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사업 이래 지속적으로 통신망 시스템을 발전시키고 있으나 첨단무기체계 운용 시 Link16 등 공용데이터링크(CDL)를 이용한 각 무기체계 간 연동이 매우 중요한데 일각에서는 시스템 연동의 복잡성도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술발전에 부합되는 국방개혁의 전향적 변화 필요
 
각종 센서 및 슈터의 발전은 물론 이를 실시간 연동하고 종합 분석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의 발전으로 인해 이제는 네트워크중심전( NCW), 합동교전능력(CEC), 효과기반작전(EBO) 작전 개념조차 낡은 교리로 바뀌고 있다. 2018년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모자이크 전쟁’ 개념을 소개하기에 이른다. 모자이크 전쟁 역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인 초연결, 초지능을 적용한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미래 지향적 국방과학 기술이기도 하다.
 
이는 고가의 첨단무기체계 역시 창과 방패처럼 대응 무기체계가 계속 개발되고 이에 따라 막대한 국방비 지출이 강요되는 악순환이 있는 만큼 전장(戰場) 상황이 변화되더라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즉각적으로 분산된 가용 전력을 신속하게 재구성하여 작전의 효율을 극대화시킨다는 개념으로 기존의 킬-체인 개념을 대체하여 ‘저가의 단일기능과 다수 전력’을 유기적으로 재연결하는 ‘동적인 킬-웹’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이러한 작전 개념은 전통적인 작전술의 원칙인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와도 일치한다. 신속 정확한 표적 식별 및 신속한 상황 전파를 통한 즉각적인 목표물 타격으로 적군의 전쟁 수행의지 및 능력을 조기에 상실시킴으로써 ‘아군의 피해는 극소화하고 적군의 피해는 극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전쟁에서 새삼 밝혀진 사실은 더 이상 고가의 대형 무기체계보다 저가의 소형 무기체계의 가성비가 극대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1차 세계대전 시 기관총, 2차 세계대전 시 항공기의 등장이 전쟁의 패러다임을 급속히 바꾸었다면 걸프전에서 볼 수 있듯이 압도적 물량을 일시에 투입하여 ‘단기속결전’한다는 현대전 특성을 한 무색하게 만든 이번 전쟁은 ‘병사 1명이 고가의 주력전차 파괴 및 항공기 격추가 가능하다’는 것을 있는 보여주였다.
 
이는 어찌 보면 ‘한정된 범위’ 내에서 모자이크전의 핵심과 작전술의 목표를 의도치 않게 실현한 결과로 보인다. 정찰 임무용 소형 무인기(드론), 노드로 연결된 통신망과 휴대용 유도무기체계는 미래 전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며 이는 곧 항공모함, 주력전차, 전투기, 공격헬기 등 한 세대를 풍미했던 ‘고가의 대형 무기체계의 종말’을 여는 서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가 주도했던 국방개혁 2.0 역시 고가의 대형무기체계 도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전반적이 재점검이 필요한 시기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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