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한국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 주요국 대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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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임금, 대기업의 59.8%… 임금 상승률도 최고 수준
명목 GDP 증가율 대비 대기업 임금인상률도 日·EU 대비 높아
경총 “임금 격차 줄이기 위해 대기업 임금 인상 억제 필요”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4-24 14:58:30

▲ 우리나라 대기업의 임금 및 임금상승률이 높고 중소·중견 기업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임금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스카이데일리

우리나라 대기업의 임금 및 임금상승률이 높고 중소·중견 기업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임금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022년 임금 조정과 기업 임금정책에 대한 경영계 권고’를 22일 회원사에 송부하고, 고임금 대기업의 올해 임금을 최소한의 수준으로 인상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경총은 실적이 좋은 기업의 경우 일시적 성과급 형태로 보상하되 사회적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는 과도한 성과급 책정은 자제할 것을 강조했다. 이에 더해 일자리 회복과 청년고용 확대, 우리 기업의 인사·임금체계를 일의 가치와 성과중심으로 개편할 것을 권고했다.

경총이 기업규모·근속연수·업종별 임금수준과 격차 등을 주요국과 비교·분석한 ‘우리나라 임금 현황 분석 및 국제비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월 임금 총액은 389만3000원이었다.

이 중 10인 미만 사업체 평균 월급은 280만8000원으로 300인 이상 사업체(568만7000원)의 49.4%에 불과했다. 10~29인 사업체 평균 월급은 369만8000원, 30~99인 사업체 403만1000원, 100~299인 사업체는 444만5000원으로 나타나 대기업과 중소·중견 기업 사이의 급여 차이가 컸다.

2002~2018년 한·일·EU 주요국(EU 15개국 평균)의 기업 규모별 임금인상률을 분석한 결과 우리 기업들의 임금인상률이 비교국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 임금인상률은 일본·EU 주요국들보다 월등히 높았다.

한국 대기업의 2018년 평균 월급은 504만2000원으로 2002년(228만4000원) 대비 무려 120.7% 올랐다. 같은 기간 EU 대기업의 평균 월급은 2592유로에서 3562유로로 37.3% 올랐고, 반대로 일본 대기업 평균 월급은 48만3800엔에서 45만9000엔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임금인상률 역시 우리나라가 87.6%로 EU(39.1%), 일본(0.8%)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2018년 한·일·EU 대·중소기업 임금의 상대적 수준을 비교(대기업 임금을 100으로 가정 시 중소기업 임금)한 결과 EU 15개국 평균이 75.7로 가장 높았고 일본이 68.3로 뒤를 이었다. 한국은 59.8를 기록해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가 비교국 중 가장 컸다. 2002년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임금수준이 한국 70.4, 일본 64.2, EU 74.7이었던 것과 비교해 우리나라만 격차가 더욱 확대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2~2018년 비교국 중 1인당 명목 GDP 증가율이 가장 높았으나(△한국 123.3% △EU 50.7% △일본 6.9%) 이를 고려해도 대기업의 임금은 비교국보다 크게 높은 수준으로 인상됐다.

같은 기간 1인당 명목 GDP 증가율 대비 대기업 임금인상률은 우리나라가 97.9로 가장 컸으며 EU는 73.7였고 일본은 대기업 임금이 오히려 5.1% 하락했다. 한편 1인당 명목 GDP 상승률 대비 중소기업 임금인상률은 △EU(77.2) △한국(71.0) △일본(12.1)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의 근속 1년 미만 임금(초과급여 제외) 대비 근속 30년 이상 임금수준은 2.95배로 △일본(2.27배) △EU(15개국 평균 1.65배)보다 높아 임금 연공성이 가장 높았다.

경총은 대기업 근로자 임금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중소·중견 기업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대기업 임금 안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연공형 임금체계로 인해 대기업 임금이 상승하고 있다고 지목하며 직무·성과 중심 임금제도 개편을 촉구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노동시장 양극화가 더욱 심각해진 상황임에도 대기업 노조는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연공형 임금체계와 노조 프리미엄의 영향으로 생산성을 초과하는 대기업의 높은 임금인상이 누적된 상황에서 지불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현재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것은 실현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고임금 대기업의 임금 안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기 정부도 직무 가치 및 성과를 반영한 임금체계 개선을 공약과제로 제시한 만큼 향후 경총은 임금체계 개편 관련 제도개선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인 정책건의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