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 1.8경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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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2021년 거래현황 분석… 전년比 6.6% ↑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25 12:28:04

▲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총 1경8146조원으로 전년(1경7019억원) 대비 1127조원(6.6%) 증가했다.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국내 금융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가 1경8000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대외무역 규모가 증가하고 대내외 금리 상승기조에 따라 금리변동성이 커지면서 통화, 금리 관련 헤지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총 1경8146조원으로 전년(1경7019억원) 대비 1127조원(6.6%) 증가했다. 상품별로 통화 관련 거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통화선도 및 이자율스왑 거래금액이 1년 전보다 각각 390조원(3.1%), 574조원(16.4%)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장외파생상품 거래잔액은 전년 말(9935조원) 대비 1370조원(13.8%) 늘어난 1경1305조원으로 집계됐다.

파생상품이란 기초자산 상품으로부터 파생된 상품을 말한다. 장내파생상품과 장외파생상품으로 나눠지는데 이 중 장외파생상품은 거래소 없이 일대일 계약으로 거래하는 파생상품이다. 통화, 이자율, 주식, 신용 관련 상품이 대표적이다.

기초자산별 장외파생상품 거래현황을 살펴보면 통화 관련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1경3776조원으로 전년(1경3250조원) 대비 526조원(4.0%) 증가했다. 이 기간 거래잔액은 3376조원에서 4150조원으로 774조원(22.9%) 늘어났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대외무역 규모 증가로 외화 관련 헤지 수요가 늘어났다는 평가다.

이자율 관련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4117조원으로 전년(3527조원) 대비 590조원(16.7%) 증가했다. 거래잔액은 전년 말(6403조원) 대비 581조원(9.1%) 늘어난 6984조원이었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0.50%에서 0.75%, 1.00% 등으로 세 차례 인상됨에 따라 높아진 금리 변동성을 헤지하기 위한 수요가 증가했다는 평가다.

주식 관련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194조원으로 전년(193조원) 대비 1조원(0.6%) 늘어나는데 그쳤다. 거래잔액도 64조원에서 68조원으로 3조원(5.3%)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글로벌 주요 주가지수 회복과 함께 주가연계증권(ELS) 발행금액이 증가하며 ELS 헤지 목적 주식스왑 거래가 소폭 증가했다는 평가다.

신용 관련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18조원으로 전년(22조원) 대비 4조원(18.2%) 감소했다. 거래잔액도 74조6000억원에서 73조5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1.5%) 줄어들었다. 거래 유형별로는 신용부도스왑(CDS) 거래규모가 7조9000억원으로 전체 신용 관련 거래 중 가장 높은 비중(43.9%)을 차지했다.

장외파생상품 은행서 1.4경 거래…금융권역 중 79% 차지

권역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금융권역별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은행이 1경4323조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78.9%)을 차지했다. 그 뒤로 증권(2780조원, 15.3%), 신탁(875조원, 4.8%) 순이었다. 은행의 장외파생상품 거래는 통화선도(1경820조원), 이자율스왑(2861조원) 등 장외파생상품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장외파생상품 거래잔액은 은행이 9102조원(80.5%)으로 가장 많았다. 증권(1798조원, 15.9%), 신탁(200조원, 1.8%)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은행·증권사의 거래상대상별 거래 규모는 외국금융사(41.0%), 외국은행지점(22.4%), 국내은행(16.1%) 등 순이었다. 이는 거래규모가 가장 큰 통화 및 이자율 관련 거래가 외국은행 등 외국금융사와 외은지점을 통해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금융사의 장외파생상품 중개·주선 거래 규모는 287조6000억원으로 전년(231조3000억원) 대비 56조3000억원(24.3%) 증가했다. 이 중 통화 관련 장외파생상품 중개·주선 거래금액이 93조원으로 전년(30조9000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외국계 증권사 국내 지점의 통화선도 등 중개·주선 실적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장외파생상품 거래 대부분이 국내회사와 외국회사 간 거래라는 점에서 금융리스크의 국경 간 이전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금융시장 주요 리스크가 해외로 노출되거나 국제 금융시장 리스크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유입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장외파생상품 거래의 중앙청산소 청산을 유도하고 시스템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비청산 장외파생상품 거래 증거금 교환제도’를 금감원 행정지도로 2017년 3월부터 시행 중이다”며 “올해 9월부터 개시증거금 교환제도의 적용 대상이 되는 금융사의 제도 이행 준비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준비과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