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檢 수사 개시 규정 시행령 개정으로 ‘검수완박’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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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檢 수사개시 가능한 ‘범죄 금액’ 하향 등 시행령 개정 계획 중
한동훈 “檢 일을 제대로 하게 하자는 ‘검수완박’ 취지에 벗어나지 않아”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6-14 16:13:05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국무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통과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9월 시행을 앞두고 법무부가 검찰의 수사 범위를 규정한 하위 법령의 개정을 통해 최대한 검찰의 수사 개시가 가능한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에 설치된 법령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는 검수완박 법안으로 불리는 대통령령과 법무부령 등 하위 법령 개정으로 검찰 수사가 가능한 범죄 금액을 낮춰 사실상 검찰의 수사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해당 법안 시행에 따라 이후 부패‧경제 범죄로 검찰의 수사 범위가 좁혀지는 상황에서 나온 일종의 맞대응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재 법무부 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세부기준을 명시한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시행규칙’에 따르면 △4급 이상 공직자 △3000만원 이상 뇌물 사건 △5억원 이상 사기‧횡령‧배임 사건 △5000만원 이상 알선수재‧배임수재‧정치자금 사건 등 일정 규모를 넘는 범죄만 검찰 수사가 가능하다.

한 검찰 간부는 “시행규칙의 세부 기준 조정을 통해 검찰 수사권을 넓히면 검경 수사권 조정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범죄의 직접 수사가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 시행규칙에서 예컨대 3000만원 이상 뇌물 사건을 1000만원 이상으로 혹은 5억원 이상 사기‧횡령‧배임 사건을 1억원 이상으로 하향 조정하면 수사 범위가 확대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검찰의 수사 개시가 가능한 범죄 금액을 낮추는 등의 시행규칙 개정 뿐 아니라 검수완박 법안에 따라 검찰의 직접 수사가 가능한 부패‧경제범죄의 범위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작업도 병행될 전망이다. 현재 위 시행규칙에 따르면 부패범죄 11개, 경제범죄 17개 죄목에 한해서만 검사가 수사할 수 있다.

한 검찰 고위 간부는 시행규칙의 적극적 해석과 관련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부패‧경제 범죄를 포괄적으로 해석해 직접 수사 범위를 넓힐 수 있다. 범죄라는 것이 단순하게 무 자르듯이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포괄적 해석이 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의 하위 법령 개정을 통한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대응 방식을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것이 검수완박 법안의 입법 취지를 거스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동훈 법무장관은 지난 10일 이같은 지적에 대해 “입법 취지는 검찰이 일을 제대로 하게 하는 것이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대통령령‧법무부령 등 행정부의 규정을 만드는 것이 법무부 장관의 임무”라고 에둘러 답했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