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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일본 참의원 선거 압승과 한·일관계 전망
‘황금의 3년’ 연 日기시다, 韓·日관계 복원할까
장혜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7-15 00:02:30
 
▲ 장혜원 정치사회부 기자
일본 ‘우파의 상징’ 아베 신조 전 총리 총격 사망 사건으로 큰 충격에 빠진 일본이 10일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여당의 압승이라는 결과를 냈다. 이에 따라 자민당을 비롯해 개헌을 지지하는 4개 정당 자민·공명·일본유신회·국민민주당의 전체 의석수는 177석으로 늘어났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피격 사망 전에도 여당이 과반을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아베의 사망으로 동정표까지 몰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피습 사망 사건이 보수표의 결집을 부르는 요인이 됐다는 진단도 있다.   
 
2012년 ‘개헌안 국민투표 발의요건 완화’를 첫 목표로 제시하며 아베 전 총리가 재집권한 이후 지속적으로 공들여 왔던 ‘일본 재무장’ 계획이 이번 선거 이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11일 기시다 총리는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선거 승리 기자회견을 열고 자축보다는 위기를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와 경제위기 현안을 언급하며“지금의 일본은 전후 최대급의 난국”이라고 지적한뒤 내각과 당 인사에 대해선 “당의 결속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분간 당과 국정 운영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지난해 10월4일 제 100대 일본 총리에 취임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정치적 입지를 굳건히 다지며 3년간 대규모 선거가 없는 ‘황금의 3년’을 맞으며 장기 집권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상왕’ 아베로부터 독립된 독자노선을 고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온건 보수로 분류되는 기시다 총리에 의해 정계가 전적으로 개편됨에 따라 얼어붙었던 한·일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한·일관계 악화의 핵심에는 외교가에서 이른바 ‘판도라의 상자’로 불렸던 2018년 한국 대법원의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한 강제동원 손해배상 판결이 있다. 피고였던 일본 기업인 미쓰비시가 협의를 거부한 채 판결을 이행할 수 없다는 주장을 폈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 측 변호인이 국내의 전범기업 자산 현금화에 나서게 되면서 한·일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이듬해 7월 일본 정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및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출규제를 시행하며 이른바 ‘경제 선전포고’를 강행했다. 당시 문재인정부는 1945년 광복 이후 한·일 양국이 맺은 유일한 군사협정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라는 카드로 응수하며 일본 측의 무분별한 행태에 맞대응했다.
 
대중·북·러에 대한 다각적 견제를 위해 한·미·일 안보공조가 절박했던 미국이 중재에 나서 지소미아 조건부 종료 유예로 일단락됨에 따라 ‘지소미아 복원’은 현 정부의 과제로 공이 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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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무차별적인 대한(對韓) 수출규제 탓에 우리나라에서는 대규모 반일운동이 일어났으며 일본사회에선 혐한 기류가 증폭되기도 했다. 이처럼 냉랭한 관계는 사실상 문 정부 5년간 이어졌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일본 관련 무비자 입국제도가 중단되고, 하늘길이 한동안 끊기기도 했다. 한·일 상호 방문객이 2018년 1050만명에서 지난해 기준 3만여명으로 급감하며 양국 관계는 사실상 단교에 버금가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윤 정부는 대선국면에서부터 한·일 관계 개선을 적극 주장해 왔으며 일본 참의원 선거 후 동향을 면밀하게 살피며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윤 대통령 본인이 주한일본대사관의 아베 전 총리 분향소를 조문했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등으로 구성된 조문 사절단을 일본에 파견했다. 민관협의체를 발족시키며 한·일 관계 최대 현안인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한 직접적 해법 모색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한국이 먼저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일본의 입장에는 별다른 변화의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 일본은 1965년 청구권 합의 때문에 과거사와 관련된 모든 배상 및 청구 이슈가 종결됐다는 견해를 지금도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4년9개월 만의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는 5월 미·일 정상회담 당시 연일 만면에 미소를 띠던 모습 대신 굳은 표정으로 일관해 대조를 보인 바 있다. 스페인 나토정상회의 기간 중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윤 정부가 정책변화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일본을 상대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면서 양국간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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