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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총질 문자 유출사건’을 계기로 여당 내부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 전환론’에 힘이 실리며 ‘권성동 원톱 체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도 ‘권성동 리스크’를 하루속히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모든 책임을 안고 가겠다”며 “직무대행의 역할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결단해 향후 행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 대행은 이날 당 대표 직무대행 사퇴의 뜻을 밝히며 “조속한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에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알렸다.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9일 권성동 ‘원톱’ 체제인 현 지도부에서 사퇴하면서 당내 비대위 전환 요구가 분출했는데, 실제 지도부 재정비를 이루려면 ‘자기부정’이 필요하다. 체제 전환의 조건이 되는 최고위원 과반(9명 중 4명) 규모의 사퇴 의사가 불확실해서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는 ‘당대표가 궐위(직위가 빈 상태)되거나 최고위 기능이 상실되는 등 비상상황’일 경우에만 비대위를 둘 수 있게 돼 있다. 6개월 당원권 정지 상태인 이준석 대표는 ‘궐위’가 아닌 당원권 정지에 따라, 향후 복귀가 가능한 ‘사고’ 상태라고 정리해 놓은 상태다. 이에 따라 최고위의 기능상실과 최고위원들의 사퇴가 비대위의 전환 조건이 된다.
권 대표는 최고위원들에게 사퇴를 설득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 최고위원에 이어 조수진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 전원 사퇴’를 주장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윤영석 최고위원도 정부와 여당의 분골쇄신을 주장하며 31일 전격 사퇴해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비대위 전환을 원하는 윤핵관 권 대행의 움직임이 본격화한 것이다.
당 대표 사퇴는 없다는 입장인 이 대표는 자신을 배제하고 비대위체제를 꾸리려는 당 내부 움직임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비대위 전환 자체가 이 대표의 징계 후 복귀를 원천적으로 막는 조치가 되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배현진·조수진 최고위원의 잇단 사퇴를 겨냥해 페이스북에 “각각의 이유로 당권의 탐욕에 제정신을 못 차리는 나즈굴과 골룸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존 로널드 로웰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이들은 ‘암흑의 군주’ 사우론의 부하로 인간 시절 사우론에게 받은 반지의 힘에 이끌려 타락했다. 골룸은 절대반지의 유혹에 휘둘려 욕망의 괴물이 된 캐릭터로, 반지(절대권력)에 집착한다. 두 위원이 대의가 아닌 자신의 욕망에 맞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고 본 것이다.
이어 “저 자들의 우선순위는 물가안정도 아니고, 제도개혁도 아니고, 정치혁신도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양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지 말라 했더니, 이제 개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기 시작하려는 것 같다”라며 앞서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을 활용해 자신이 비판했던 당내 인사들을 또다시 비판했다.그는 마지막으로 “국민이 다 보는데, my precious(마이 프레셔스)나 계속 외치고 다녀라”고 거듭 비꼬았다.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최고위원도 사퇴 불가 입장을 공고히 했다. 그는 전날(30일) 페이스북에 “부당한 압력에 밀려 떠내려갈지언정, 제가 믿는 원칙이라는 가치를 스스로 저버리지는 않겠다”라며 사퇴 불가 입장을 확고히 했다. 김 최고위원은 “‘초유의 상황’ ‘해석의 여지’ ‘비상상황’이라는 수사를 내세워 원칙을 저버리고 제멋대로 당을 운영한다면 결국 자기부정에 빠지는 꼴이 된다”라고 일갈했다.
한편으로 당내에서는 최고위 기능 상실 조건을 두고 최고위원 7명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해석과 과반(4명) 사퇴면 된다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친윤과 비윤을 중심으로 나뉘어진 당내 권력 투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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