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실종된 민주당의 ‘이재명 사당화’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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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전당대회서 권리당원의 80% 독식 전망
당헌 개정·개딸 압박 등 벌써 부작용 드러나
정당정치 발전 위해 상식 통하는 정당 기대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17 00:02:00

당대표를 뽑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후보의 압승이 확실시된다. 권리당원 투표의 80%를 싹쓸이할 전망이다. 이런 ‘민주당의 이재명화’는 벌써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 후보만을 위한 당헌 개정에서, 극렬지지자들의 ‘인민재판식’ 압박까지 민주당을 변질시키고 있다. 건전한 정당정치를 위해 민주당의 정상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당 8·28전당대회를 앞두고 14일 실시된 권리당원 투표에서 이재명 후보가 누적득표율 73.28%를 기록했다. 2위 박용진 후보의 4배 가까운 득표율이다. 15일에는 강훈식 후보가 사퇴하면서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세졌다. 민주당의 이재명화가 확실한 상황이다.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년 12월만 해도 이 후보는 ‘당원권 정지’ 상태에 있었다. 이 후보의 당원권은 2020년 7월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이 나오기까지 1년7개월 동안 정지됐다. 지금도 이 후보는 성남시 대장동 비리, 성남FC 후원금, 변호사비 대납,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금 180도 달라졌다. 이 후보만을 보고 충성 경쟁을 하고 있다. 이제 민주당에서 자신을 ‘친문’이라고 내세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박용진·윤영찬 의원 정도가 이 후보를 비교적 강도 높게 비판할 뿐이다. 대다수 친문은 ‘개딸(개혁의딸)’ 등 강성 지지자들의 타깃이 될까 숨죽이고 있다. 현재 범친명계는 민주당 의원 169명 가운데 절반쯤인 80명가량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당 내 권력이 이 후보로 넘어가면서 ‘당권 독단’에 따른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반대 목소리가 사라졌다. 대표적인 것이 이 후보 보호를 위한 ‘당헌 개정’. 박원순계였던 박홍근 원내대표는 박 대표후보가 ‘당헌 80조’ 개정 여부를 의원총회에서 논의하자고 하자 “정치적 유불리를 위해 당을 이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친명파 박찬대 의원은 이재명 후보 사당화를 우려하는 박용진 후보를 향해 “아무리 경쟁이 치열하다고 해도 이런 내용은 절대 언급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 후보와 별다른 접점이 없던 친노·친문계 정청래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통령, 정청래 당 대표가 꿈”이라고 발언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또 이 후보의 ‘직접 민주주의’ 주장을 우려하고 있다. 이 후보는 10일 열린 민주당 대표 후보 초청 TV토론에서 “전자민주주의로 직접 민주주의를 확대하고 당원 지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 발언은 이 후보 적극 지지층인 ‘개딸’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 내에는 ‘개딸’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없어 당을 폐쇄적으로 고립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포퓰리스트 당원들이 국민 의견을 무시할 경우 정당의 존립 근거인 대의민주주의까지 부정된다”고 우려했다.

실제 2020년 3월 위성정당 창당 찬반을 물은 권리당원 투표는 74.1%의 찬성률을 기록했고 2020년 11월 실시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무공천 당헌 개정 투표는 찬성률 86.64%를 보였다. 그러나 투표율은 각각 30.6%, 26.35%에 그쳤다. 30%를 밑도는 투표로 국민 입장과는 반대되는 의견을 관철한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인천 계양을 지역구 출마 논란, 당 대표 출마, 당헌 개정까지 한 사람만을 위해 모든 것을 바꾸고 있고, ‘개딸’들의 환호에 취해 축제를 벌이고 있다.

우리 정치사의 한 축을 담당해왔던 민주당이 이재명 한 사람과 ‘개딸’에 장악되면서 ‘민주’가 설 공간이 사라지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 제자리로 돌아오겠지만 지금 일고 있는 이런 현상은 결코 바람지하지 못하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올바른 정당정치를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상식으로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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