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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아기 울음소리 듣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혼인 건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데다 출생아 수도 매년 세계 최저기록을 깨고 있다. 새로 태어나는 아이가 적다 보니 산부인과는 물론, 아기용품점과 동네 피아노학원들까지 저출산의 직격탄을 맞았다. 아이들은 줄어드는 반면, 인구 고령화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머지않아 인구절벽 현상에 직면할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이 추세로 간다면 국민연금 고갈이나 노동인구 감소를 뛰어넘어 수십 년 뒤에는 대한민국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에 스카이데일리는 ‘늙어가는 대한민국, 저출산·고령화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란 주제로 총 2편에 걸쳐 대한민국의 저출산·고령화 실태와 부작용, 주요 원인을 분석해보고 그에 따른 극복방안까지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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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방송은 지난해 말 우리나라 합계출산율(15~49세 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아이의 수)이 0.81명까지 떨어졌다면서 한국의 저출산이 여간 심각한 게 아니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결혼을 앞둔 청년들은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갈수록 결혼을 기피하거나 연기하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 정부가 200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저출산 대책에 쏟아부었지만 현실은 거의 나아지지 않아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韓 총인구 정부 수립 이래 첫 감소… 연평균 17만명씩 사라진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2018년 1명대가 무너진 이후 가파른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1.59명의 절반 수준이고, 특히 1명 아래인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세계 최저 기록을 갱신했고 언제 반등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대도시일수록 이런 현상이 심해 서울은 0.6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총 출생아 수는 26만6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1800명(-4.3%) 감소했다. 연간 출생아 수는 1970년까지만 해도 100만명대였으나 2001년 50만명대, 2020년부터 20만명대까지 추락했다.
한국 총인구가 정부 수립 후 7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충격 그 자체다. 통계청이 7월28일 발표한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우리나라 총인구는 5173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9만1000명 줄어들었다.
연령별로 보면 경제 중추인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3694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연령대 인구는 2016년과 비교해 보면 67만7000명이나 감소했다. 예비 생산연령인구인 0~14세 유소년 인구는 608만7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6만7000명 줄어들었다.
반면 고령 인구는 870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41만9000명 늘어나 전체의 16.8%를 차지했다. 고령 인구 가운데 58.0%는 ‘젊은 노인’인 65~74세였다. 85세 이상 초고령자 비율도 10.1%에 달했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할 고령 인구인 노년부양비는 23.6으로 2010년 15.4에 비해 8.2나 증가했다. 이는 노인 한 명의 복지를 뒷받침할 생산연령인구가 6.5명에서 4.2명으로 줄어 부담이 가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생산연령인구는 갈수록 줄고,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늘고 있어 한국 경제가 위기이자 기로에 섰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주열 전 한은총재는 한 인터뷰에서 저출생·고령화는 한국 경제에 있어 재앙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세계 10위권이라는 자아도취에서 벗어나 스스로 경제 체질을 튼튼하게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재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게 곧 우리가 살 길인데 이것을 끌어올리는 게 만만치 않다”며 “우리의 사고와 인식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미국 전기차 메이커 테슬라 사의 최고경영자로 잘 알려진 일론 머스크도 올 5월 말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한국이 홍콩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붕괴를 겪고 있다”며 '한국 소멸'을 경고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사실 한국 소멸 경고는 머스크가 처음은 아니다. 2006년 영국 옥스퍼드 인구문제연구소는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한국을 지목하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인구 대재앙이 시작됐다는 사실이다. 5월 발표한 2020~2050년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중위 추계 시나리오에 따라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앞으로 10년간 경북 안동시 인구와 비슷한 규모인 연평균 최대 17만명씩 감소해 2070년 3153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심지어 최저 수준인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코로나19 영향을 반영해 2025년 0.52명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한다. 기획재정부(기재부)는 2024년에 합계 출산율이 0.7명으로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불과 3년 뒤 남녀 4명이 평생 아이 1명을 간신히 낳을 정도로 저출산이 고착화된다는 암울한 전망인 셈이다.
잃어버린 ‘저출산 대책 200조원’… “저출산 원인 꿰뚫어 보라”
우리나라가 심각한 저출산의 늪에서 헤어 나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저출산 문제는 인구학적 차원, 사회·경제적 요인 등 요인부터 국민 개개인의 출산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에 의해 발생한 구조적인 문제다.
특히 결혼하는 사람들의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과거보다 결혼을 연기하거나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돼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건수는 19만3000건으로 전년 대비 9.8%(2만1000건) 감소했고, 특정 해의 연초 인구와 연말 인구의 평균값 1000명 대비 신고된 총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조혼인율은 3.8건으로 전년 대비 0.4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기피하는 데에는 자신들의 삶이 안정됐다고 판단하는 ‘주택’과 ‘일자리’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15.0% 상승하며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통계청의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첫 취업 평균 소요기간은 10.8개월로 전년 동월 대비 0.7개월 증가했다.
치솟는 집값과 더불어 노동환경 악화로 청년들이 직장을 구하는데 더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삶이 안정되지 않아 결국 결혼을 꺼리게 된다는 얘기다.
서울시 용산구에 거주하는 최정훈(26·가명) 씨는 효창동 일부 지역에 재개발 소식을 듣고 계약금을 마련하기 위해 영업직에 근무하며 목돈을 모으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최씨는 하지만 결혼을 하려면 ‘내 집 마련’이 우선인데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최 씨는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청년들은 결혼을 부담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우선 본인의 삶이 안정돼야 그 다음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목돈이 드는 결혼을 생각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불안정하고, 무엇보다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집을 구하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의 급여로는 결혼은 커녕 ‘내 집 마련’조차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이같은 악조건 속에 아이를 낳더라도 월 평균 70만원을 웃도는 양육비용은 적잖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1년도 가족과 출산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양육비용은 자녀 1인당 월평균 72만1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지난 4월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금융그룹(JEF)과 중국 유와인구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양육비가 가장 많이 드는 나라 1위로 조사되기도 했다.
저출산 현상이 심화할 경우 산업·교육·국방·연금·주택 등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노동인구의 부족, 젊은 세대의 노인부양비 증가,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의 소멸, 국가경쟁력 감소 등 심각한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럼에도 양질의 일자리 부족, 치솟는 집값, 사교육비 부담, 일과 가정을 위한 시간 부족, 빈부 격차 심화, 육아의 어려움 등 결혼과 출산을 꺼리게 하는 요인들이 산적해있다. 특히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방기선 기재부 제1차관은 6월 ‘인구위기대응 전담반(TF)’를 통해 인구위기대응 추진계획, 10개 작업반별 중요 논의과제 등을 상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경제활동인구 확충 등 향후 완화, 적응, 성장, 도약의 4대 분야 8대 핵심과제를 선정해 집중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간 저출산 대책의 명목으로 198조5329억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음에도 우리나라는 소멸에 더욱 가까워진 실정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예산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확충뿐 아니라 저출산 원인을 제대로 꿰뚫어 보고 지원금 등 예산이 적재적소에 활용될 수 있도록 확고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 원장은 이어 “아이를 낳는 여성들이 본인의 직장, 삶 등을 영위할 수 있도록 생활권을 보장하는 돌봄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는데 정책적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또한 기업 성장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들의 안정적인 삶을 뒷받침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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