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에 2900억원 배상 판정… 법무부, “수용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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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청구 46억8천만달러 중 4.6% 인정… 법무부 항소 이의 제기 예정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31 15:02:18

▲ 이상갑 법무부 법무실장 등이 2021년 9월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론스타 등 국제투자분쟁(ISDS) 진행상황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론스타가 일부 승소했다. 다만 청구 금액의 4.6%만 인정됐기 때문에 판정부가 한국 정부의 의견을 상당수 수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는 이번 판정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며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다.

31일 법무부는 론스타가 제기한 국제투자분쟁 사건과 관련해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론스타 사건 중재판정부에서 판정문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중재판정부는 론스타가 청구한 금액 46억8000만달러(6조3000억원·환율 1346원 기준) 중 4.6%에 해당하는 2억1650달러(2914억원)와 2011년 12월3일부터 완제일까지 한 달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에 따른 이자를 배상할 것을 명했다.

앞서 론스타는 2003년 8월 외환은행 지분 51.02%를 1조3834억원에 인수한 이후 2006년부터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매각 협상을 진행했다. HSBC는 2007년 금융위원회에 약 5조9000억원 규모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요청했으나 정부 승인이 미뤄졌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HSBC가 인수를 포기했다.

이후 론스타는 2010년 11월 외환은행 지분을 하나금융지주에 넘기기로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2012년 2월 하나금융지주에 외환은행을 3조9157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배당금을 포함해 4조7000억원대를 챙기면서 이른바 ‘먹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론스타는 한국 금융당국이 정당한 사유 없이 두 차례나 매각 승인을 지연하는 자의적·차별적 조치를 했고, 하나금융지주에게 매각 대금 인하를 압박함에 따라 투자이익이 크게 줄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으며 대주주 적격성의 문제가 있었고, 국제법규와 조약에 따른 동등대우 원칙에 기초에 차별없이 공정·공평하게 대우했다고 반박했다.

한국 정부는 론스타가 국재중제를 신청한 2012년 11월 직후 국무총리실장(현 국무조정실장)을 의장으로 하는 ‘국제투자분쟁대응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해왔다.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는 2013년 5월 중재판정부를 꾸린 뒤 같은 해 10월부터 변론 과정을 진행해 왔다. 2020년 3월 중재재판장의 사임으로 중재 절차가 일시 정지되기도 했으나, 같은 해 6월 신임 재판장이 선정되면서 재개된 바 있다.

한편 법무부가 이번 판정에 이의신청을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아침 출근길에서 “액수 등을 잘 보고 이의신청 등 필요한 절차를 준비하겠다”면서 “국익에 맞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어 같은 날 열린 브리핑에서 “피 같은 세금을 한 푼도 유출해선 안 된다”며 “정부는 향후 취소 및 집행정지 신청을 검토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