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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법원에 신청한 3번째 가처분 심리가 28일 열렸다. 비대위 전환을 위해 당헌을 개정한 당 전국위원회의 결정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들의 운명이 걸린 판결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당이 정신을 차리고 이준석 잡기가 아니라 물가 잡기, 환율 잡기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해 이같이 밝히며 “라면 가격은 15% 올랐고 휘발유 가격도 아직 높고 환율은 1430원대를 넘어서 경제 위기상황인데 이런 정치적 파동 속에서 가야하는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가처분 결정으로 모든 게 종식됐으면 하는 생각”이라며 “사실 지난번 결정 때 이미 끝났어야 하는 건데 왜 이렇게 정치 파동을 이어나가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당 윤리위원회 관련 소명을 묻는 말에 이 전 대표는 “그런 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는 이날 오전 이 전대표가 신청한 3·4·5차 가처분(전국위원회의 당헌 개정안 의결 효력정지·정진석 비대위원장 직무정지·지명직 비대위원 6인 직무정지)을 심리했다. 결정 시기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법원이 가처분을 기각할 경우 당은 정진석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면서 이르면 내년 1월 혹은 2월에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당은 당헌 개정을 통한 앞서 법원 판단과 달리, 절차적 하자를 보완했으므로 기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반면, 법원이 가처분 인용 결정을 내릴 경우, 당 지도체제는 또다시 변화가 불가피해 대혼란이 예상된다.
3차 가처분은 당의 ‘비상 상황’ 등을 구체화하도록 당헌을 개정한 9월5일 전국위원회 의결의 효력 정지를 구하는 내용이다. 4차는 정 위원장 직무집행과 정 위원장을 임명한 9월8일 전국위 의결의 효력 정지, 그리고 5차는 비대위원 6인의 직무집행과 이들을 임명한 9월13일 상임전국위 의결의 효력 정지가 핵심 내용이다.
이번 3·4·5차 가처분 사건의 핵심 쟁점은 개정된 당헌의 유·무효 여부로, 국민의힘 법률대리인은 △개정 당헌이 소급 적용됐는지 △처분적인 내용인지 △윤두현 부의장이 전국위 소집권자인지 △국회부의장이 비대위원장이 될 수 있는지 등 8가지가 쟁점이었다.
이 전 대표 측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요건’을 신설한 당헌 개정안이 헌법을 위배한 ‘무효 당헌’이라고 주장했다. 최고위원 4명이 궐위한 경우 비대위 전환이 가능한 비상상황으로 본다는 규정은 헌법이 금지하는 ‘소급입법’에 해당하고, 특정 개인을 겨냥한 '처분적 법률'이라는 논리다.
이 전 대표 측은 최고위원 4명의 결단으로 당대표의 직위와 권한을 박탈하는 것은 당원권 침해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이 전 대표가 6개월간 당원권 정지 상태기 때문에 당헌 개정안에 대해 가처분을 신청할 당사자 자격이 없고, 비상상황에 관한 규정은 당에서 결정하는 것이라 맞서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30분간 진행된 심문을 마치고 오후 12시26분쯤 법정 바깥으로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오늘 심리에서(도) 역시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치열히 다퉜다”며 “역시나 ‘이준석만 날리면 모든게 잘될 것’이라는 약간의 주술적 생각을 볼 수 있는 심리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정상적으로 당이 운영됐으면 좋겠고, 이번 출석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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