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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보험업계 돌파구 모색
보험업계, 정부 정책 변화로 새 상품·서비스 찾기 안간힘
본허가·플랫폼 확충 등 마이데이터 보폭 넓히기
세액공제 한도 확대로 연금저축 판매경쟁 불 붙어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 운전자보험 시장 ‘새바람’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30 00:07:08
▲ 김주현 금융위원장(사진)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박병원 금융규제혁신회의 의장 및 민간위원들과 플랫폼 금융서비스 활성화 방안과 규제 샌드박스 내실화 방안을 심의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그간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성장이 다소 정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해온 보험시장이, 올 하반기 윤석열 정부의 정책 변화로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예상된다. 정부의 금융정책 키워드는 ‘민생 안정’과 ‘규제 혁신’이다.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에서 금융 산업의 발전을 막는 낡은 규제를 걷어내고, 궁핍해진 민생을 보듬을 수 있는 금융정책을 선보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에 보험업계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간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보험사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간 보험사들은 은행·카드사·핀테크 등에 비해 마이데이터 사업에 미온적이었는데 최근들어 어느 정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는 카드·보험·투자·대출 등 각 금융사에 흩어진 돈과 관련된 정보를 모아서 볼 수 있고, 재무 상황이나 소비 습관 등을 분석해 맞춤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교보생명은 올 2월 업계 최초로 마이데이터 서비스 ‘피치(Peach)’를 내놓으며 헬스케어를 비롯해 금융·교육·예술문화 분야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피치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금융과 건강 생활 전반을 관리해 준다. 이 서비스는 △손안의금융비서 △생애자산설계 △건강자금관리 △맞춤형금융교육 △예술·문화(Art&Culture) △생활 속 기부 등 6개의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다. 주로 건강에 초점을 맞춘 타사와 차별화를 꾀한 점이 특징이다. 클래식 공연 실황, 온라인 미술 여행 등 예술문화 콘텐츠를 접할 수 있고, 소득·관심사에 따라 기부 포트폴리오를 받는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KB손해보험(KB손보)은 기존 KB손보 앱을 통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한다. KB손보 고객이 아니더라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건강과 안심을 핵심 가치로 차별화한 보험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게 KB손보의 포부다. [사진제공=KB손해보험]
 
KB손해보험(손보)는 4월 자사 대표 앱(app)에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출시했다. △금융자산에 대한 원스톱 통합 조회가 가능한 ‘마이자산’을 비롯해 △보험 특화 금융 플랫폼에 걸맞게 보험조회와 보장분석이 가능한 ‘마이보험’ △건강도 챙기고 포인트도 얻을 수 있는 ‘마이혜택’ 등의 보험 특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철수 KB손보 디지털전략본부장(전무)은  “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향후 금융정보와 건강정보가 결합돼 초개인화 서비스로 진화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소비자 입장에서 흥미로운 요소”라며 “지속적인 서비스 추가를 통해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로 만족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생명은 이번 달에 금융당국으로부터 마이데이터 예비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승인되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신한라이프는 다음달 안으로 마이데이터 본허가 승인을 획득할 계획이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지난달에 본허가를 위한 금융당국의 물적 심사를 이미 마쳤다”며 “다음달에 본허가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하반기 각종 법과 제도 개편 내용에 따라 새로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각종 보험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정부가 세제개편안에서 세액공제 한도를 확대한다고 밝힌 연금저축과, 새로운 ‘도로교통법’이 시행되면서 관심이 높아진 운전자보험이 대표적이다. 
 
연금저축 상품은 생명보험(생보)업계가 공을 들이는 시장 중 하나다. 정부의 ‘세제개편안’대로 세법이 개정되면 세액공제 혜택이 커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7월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연금저축 세액공제 납입한도를 400만원(50세 미만, 연 소득 1억원 이하)에서 가입자의 소득과 나이에 상관없이 600만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한도가 200만원 늘면서 세액공제 금액도 30만원 증가한 90만원으로 커진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연금계좌(연금저축+퇴직연금) 세액공제 한도가 상향됨에 따라 노후대비를 위한 납입 규모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세액공제 납입 한도가 200만원 늘어나면 연간 추가 세액공제도 30만원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올해 보험사들이 내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장기 저축성 보험 판매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며 “세액공제가 확대된다면 내년부턴 연금저축 판매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운전자보험은 자동차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형사합의금, 변호사 선임비용, 벌금 등을 보장하는 보험으로, 2020년 3월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사망시 가중처벌하는 민식이법 시행 이후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 보험업계는 상품성 강화로 가입자 확보에 힘쓰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운전자보험도 보험사들의 ‘블루오션(Blue Ocean·무경쟁시장)’으로 꼽힌다. 손보업계는 운전자보험 시장 규모를 연간 약 900억원(2021년 신규 보험료 기준)으로 추정한다. 자동차보험 시장 규모(2021년 원수보험료 기준)가 20조2774억원임을 감안하면, 운전자보험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운전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이른바 ‘민식이법’ 시행 이전인 2019년(358만5233건)에서 2020년(552만9148건)으로 크게 증가했다가 지난해 450만3210건으로 18.6% 감소했다. 
 
그간 운전자보험은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처벌 강화 등 환경이 달라질 때마다 가입 수요가 증가했다. 이에 보험업계는 올 7월부터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운전자 책임이 커지고 ‘보행자 보호 의무’가 강화된 현 상황을 마케팅 적기로 보고 고객 선점에 열을 올리며 상품 개정 등 상품성 강화로 가입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운전자보험은 운전자보험 단독 상품뿐 아니라 장기상해보험이나 자동차보험 내 특약으로도 가입할 수 있다. 업계 1위인 DB손보의 운전자보험 신규 판매건수는 올 상반기 기준 약 60만건으로, 보험료 금액 규모는 약 152억원이었다. DB손보는 최근 안전운전점수에 따라 보험료 할인혜택을 주는 ‘다이렉트 참좋은운전생활 운전자보험’을 선보였다. 티맵(T-map) 앱 내 안전운전점수가 61점~90점인 경우 2%, 91점 이상인 경우 5%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보험사들은 상품을 개정하면서 운전자보험 보장 확대 등 형사합의금 보장을 대폭 상향했다. 지난해 9월 메리츠화재가 형사합의금 보장을 2억원으로 확대한 것을 시작으로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흥국화재, 롯데손보 등에서 교통사고처리지원금 보장 한도를 늘렸다.
 
KB손보는 ‘운전자보험과 안전하게 사는 이야기’ 상품 내 형사합의금을 지급하는 ‘교통사고처리보장’ 특약 한도를 기존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했다. 또한 ‘자동차사고부상보장’ 특약을 신설해 운전을 하지 않는 고객도 탑승 중이거나 보행 중 사고에 대해 부상위로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삼성화재도 ‘교통사고처리지원금’ 한도를 사망 및 중상해 경우 최대 2억, 25주 이상 부상은 최대 1억5000만원으로 확대했다. ‘자동차사고 민사소송 법률비용손해’도 추가해 가해자·피해자 여부와 상관없이 보장한도 내에서 실제 사용한 법률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다.
 
NH농협손보는 전기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소전기자동차 차주의 경우 ‘올바른지구굿데이운전자보험’의 보험료 2%를 할인해준다. 농협손보의 장기보장성 보험이나 농기계종합보험 가입자라면 2% 할인을 추가로 적용받을 수 있다.
 
보험연구원은 ‘2022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에서 “올해 운전자보험 시장은 운전자 배상책임 강화로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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