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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방지법 도입 후 해외 인터넷 사업자들의 불법 촬영물 영상 삭제 조치가 국내사업자들의 32배에 달하는 등 불법유해정보가 범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기업들이 국내대리인 제도를 악용하고 있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책임에서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2021년도 업체별 신고삭제 요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삭제된 불법 촬영물은 모두 2만9699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구글과 트위터가 삭제한 불법촬영물은 각각 1만8294건(66.3%)과 7798건(28.3%)으로 해외사업자들의 삭제 조치가 전체 현황의 97%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국내 기업들과 비교하면 카카오가 169건으로 가장 많았고 △어비즈(121건) △아이비씨(106건) △보배네트워크(102건) △네이버(94건)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의 삭제 게시물 합계는 916건에 그쳐 해외 기업과 약 32배의 차이가 났다.
이번 통계는 이용자들의 신고·삭제 요청에 따라 처리된 건수만 반영된 것으로 사업자가 자체 필터링하거나 방치하고 있는 건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식 의원실은 해외 기업들의 이용자 보호 책무를 강화하기 위해 국내대리인 제도를 마련했지만 기업들은 페이퍼컴퍼니를 국내대리인으로 지정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글의 경우 ‘디에이전트’, 페이스북은 ‘프라이버시에이전트코리아’를 각각 국내대리인으로 지정했으나 두 법인 모두 동일한 주소를 사용하고 있는 등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인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트위터는 국내대리인을 지정조차 하지 않은 상황이다.
김영식 의원은 “건전한 인터넷 환경 조성을 위해 인터넷 사업자들은 각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불법유해정보를 자정할 책임이 있다”며 “유명무실화된 국내대리인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작년 6월에 대표 발의한 ‘정보통신망법’과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통과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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