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핵심 기술 40% 5년간 해외로 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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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술 해외유출 83건 중 33건, 반도체·자동차 등 ‘국가핵심기술’
특허청 기술경찰 인력 20명 내외… 사건 처리기간·적체사건 증가
정운천 의원 “기술경찰 조직·인력 확대 필요… 특허청 앞장서야”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30 20:26:16

산업기술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만큼 기술패권 경쟁시대가 본격화된 가운데 우리나라 산업기술 및 국가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이 특허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해외에 유출된 우리나라 산업기술은 83건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대목은 83건 중 약 40%(33건)은 국가안보와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핵심기술인 점이다. 국가핵심기술은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 등 12개 분야 73개 기술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지정·고시하는 기술이다. 이에 국가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민경제의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기술 해외유출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7월 기준 △2018년 20건 △2019년 14건 △2020년 17건 △2021년 7월 10건 등 매년 꾸준히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국가핵심기술은 △2018년 5건 △2019년 5건 △2020년 9건 △2021년 10건 △2022년 7월 4건 등으로 총 33건이 유출된 것이다.

산업기술 해외유출의 절반 이상은 중소기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기술유출로 피해를 입은 기업을 규모별로 나눴을 때 83건 중 44건이 중소기업으로 약 53%를 차지했으며, 대기업 31건, 대학·연구소 8건 순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 측은 “중소기업은 특히 기술유출에 대한 자체대응 및 후속 조치가 비교적 어렵기 때문에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산업별로 국가핵심기술 해외유출의 70%가 반도체·디스플레이·조선·자동차 산업에 집중돼 문제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산업기술 해외유출을 막기 위해 특허청 등 관련 기관은 7월 국가 기술유출 및 침해수사 전담조직인 ‘기술디자인 특별사법경찰과(기술경찰)’을 출범시켰으나 출범 초기이다 보니 아직 20명 안팎의 인원이 전국의 모든 사건을 처리하고 있어 사건 처리기간과 적체 사건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사건 처리기간과 적체사건이 늘어나면서 증거 인멸, 진술 짜맞춤 등으로 사건 혐의 입증이 곤란해지는 문제도 적지 않다. 또한 유출된 기술을 사용한 제품이 시장에 나와 기업과 국가 경제에 피해를 입히고 있는 문제도 현실화 됐다.

정 의원은 “산업기술과 국가핵심기술이 유출된다면 국가기술안보와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기술패권 경쟁시대에서 산업기술과 국가핵심기술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