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장악한 건설현장 불법 발본색원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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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노조의 채용 강요·금품 요구 등 횡포 철퇴
‘도로에 동전 뿌린 후 줍는다’며 통행방해 수법
17일~11월 말 전국 350곳 현장 동시점검에 나서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07 00:02:02

정부가 이달부터 한 달 반 동안 채용 강요 등 건설현장 불법행위를 일제 단속하기로 했다. 건설현장에 만연한 노조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일제 점검을 벌이는 것이다. 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공정거래위원회·경찰청 등이 가용 인원을 총동원한다. 노조의 조합원 채용 강요, 건설현장 출입 방해‧점거, 금품 요구 등이 단속 대상이다. 하지만 건설현장과 인근 주민에겐 오래된 폐해이며 정부 조치가 너무 뒤늦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건설현장에서 노조의 불법행위가 만연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문재인정부에서 노조에 온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그 내용과 정도가 심해졌다는 것은 상식이다. 건설업체 측에 “우리 조합원을 채용해 달라”며 집회를 벌이거나 “시위를 하지 않을 테니 노조발전기금을 내라”며 금품 요구를 하는 등 노조의 고질적인 불법행위를 단속하겠다고 정부는 밝혔다.

17일부터 11월 말까지 전국 350개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점검·단속을 실시한다. 피해 신고가 접수된 곳뿐 아니라, 2개 이상의 단체나 다수 인원이 참여하는 집회 신고가 이뤄진 장소, 근로자를 불법 검문하거나 폭력 등 불법행위가 예상되는 현장이 대상이다.

실제로 건설업계가 “건설노조의 각종 불법행위로 더 이상 건설업을 할 수 없을 지경까지 와 있다”며 공개한 사례를 보면 기가 막힌다. 타워크레인이나 철근·골조 같은 대형 공사뿐만 아니라 형틀·상하수도 등 세부 공사까지 “우리 조합원만 더 뽑으라”고 강요하는 식이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수십 명이 집회를 하며 현장 입구를 막거나 심야·새벽 시간에 확성기를 통해 장송곡을 틀어놓는 등 민원을 유발하는 일이 다반사다. 또 경미한 위반 사항을 트집 잡아 구청에 신고하거나 일부러 장비와 충돌해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방법도 보고됐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끼리 일감을 다투며 폭력을 휘두르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경기도 포천시 군내면의 한 건설 현장에선 민노총 조합원들이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무리 지어 건너거나 동전을 도로에 뿌린 후 줍는 등 늑장을 부렸다. 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바람에 공사 현장에 진입하려던 레미콘 트럭은 한동안 발이 묶였다. 한국노총 소속 근로자들이 이 현장에 대거 고용되자 민노총이 “우리도 고용하라”며 행패를 부린 것이었다.

정부는 올 들어 본격적으로 건설 현장 불법 단속에 착수했다. 3월 ‘채용 강요 등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방안’을 수립한 데 이어 전국 18개 시도에 지역실무협의체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지역실무협의체를 통해 노사의 자정 노력을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한편, 노조가 불법행위를 통해 요구를 관철하려는 경우는 형법을 비롯해 채용절차법·공정거래법 등을 적용해 엄정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은 솜방망이 수준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고용부는 채용 강요와 관련해 불과 7건에 과태료 1억500만원을 부과한 것이 전부이고, 경찰은 업무방해·재물손괴·협박 등 혐의로 196명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구속은 2명에 그쳤다. 공정위는 채용 강요 등 14건을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인데 이 중 본격 제재 절차에 들어간 것은 6건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노조가 건설현장을 무법천지로 만드는 것은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했기 때문일 것이다. 불법행위를 해도 처벌받지 않으니 불법행위를 하는 것이다. 이런 ‘조폭식 횡포’를 보면 이 나라가 법치국가가 맞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무법천지를 근절하려면 지속적으로 강력한 법 집행을 하는 수밖에 없다. 법을 위반하면 잃는 것이 휠씬 많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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