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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7년 개항한 전라남도 목포항은 1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영욕의 세월을 견뎌냈다. 일제 강점기에는 전라도 지역에서 생산된 쌀·면화를 일본으로 수출했고, 서남해 다도해 섬을 연결하는 해상로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호남의 해상관문이지만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연륙교 건설로 적잖은 항로가 폐지되면서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1960~80년대 급격한 산업화·도시화 물결에서 소외된 목포시는 역설적으로 근대문화유산을 훼손하지 않고 보존할 수 있었다. 문화재청은 2018년부터 근대역사 문화공간 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목포시도 관광자원을 발굴하고 원주민의 정주여건을 개선해 살아 있는 역사현장으로 조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호남의 대표 도시인 목포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배출했으며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이 있다. 목포시의 자치행정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진보 정당이 독점한 정치 지형 흔들려
민선 1~8기 목포시장은 권이담·천태홍·정종득·박홍률·김종식이다. 민선 1·2·3·3기 재보선과 민선 4·5·7기는 진보 정당, 민선 6·8기는 무소속에서 각각 차지했다. 1·2기 시장 권이담은 목포 홍일중·고등학교 이사장, 전북과학대학 학장을 지냈다.
민선 3기 시장 전태홍은 목포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인물로 임기 중 사망했다. 2005년 민선 3기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정종득은 민선 4·5기까지 3선을 했다. 민선 7기 김종식은 목포시 부시장, 민선 3·4·5기 완도군수, 광주광역시 경제부시장 등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민선 6기에 이어 8기에도 당선된 박홍률은 무소속이다. 2014년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를 꺾고 당선됐지만 2018년 선거에서는 김종식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불과 292표 차이로 석패한 이후 4년 동안 표밭을 일구며 와신상담한 끝에 올 6·1 지방선거에서 현직 시장인 김 후보를 눌렀다.
지역 맹주인 민주당은 8000명에 달하는 당원 명부가 유출되자 100% 국민경선으로 시장 후보자를 선출했다.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반발해 조직을 정비했지만 다시 무소속 후보에게 패했다. 민심이 천심이라는 격언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한 셈이다.
목포시 현 국회의원은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민주당 김원이로 초선이다. 김원이는 14·18·19·20대 4선 국회의원을 지낸 박지원을 꺾고 21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낙선 후 정치와 거리를 뒀던 박 전 의원은 문재인정부 마지막 국가정보원장을 거치며 현장 정치인으로 복귀했다. ‘영원한 현역 정치인’을 꿈꾸는 박 전 의원이 2024년 22대 총선에 출마할지 여부가 정가 초미의 관심사다.
재정자립도 17%로 전국 최하위권 유지
목포시 올해 예산은 1조272억원으로 2021년 8556억원 대비 20.06%(1716억원) 증가했다. 세부 예산 내역을 살펴보면 △사회복지 49.83% △수송·교통 5.78% △환경보호 5.04% △일반 공공행정 4.35% △국토·지역개발 3.08% △보건 2.77% △교육 2.11% △산업·중소기업 1.53% 등이다. 과학기술 관련 예산은 경기도 용인시·성남시, 충청남도 천안시·서산시·논산시와 마찬가지로 2018년 이후 0%다.
올해 목포시의 세입과목 개편 전 재정자립도는 19.2%로 2021년 21.9% 대비 하락했다. 세입과목 개편 후 재정자립도는 올해 17.3%로 2021년 20.0% 대비 축소됐다. 2019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은 4조5305억 원으로 2015년 3조7978억 원 대비 19.29% 증가했다. 전남 GR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5.89%로 2015년 5.51% 대비 확대됐다.
2019년 기준 사업체는 2만1738개며 개인 사업체는 1만8020개로 82.90%에 달한다. 회사법인은 2066개로 9.50%, 회사 이외 법인은 704개 3.24%, 비법인은 948개로 4.36%다. 종업원 1~4명인 사업체는 1만8433개로 전체 84.80%이며 20명 이하 영세사업체가 전체 97.74%를 점유했다. 1000명 이상 고용하는 대규모 사업체는 0개, 300명 이상을 고용하는 사업체는 9개에 불과하다.
양성평등정책추진사업 22개, 성별영향평가사업 37개, 자치단체 별도 추진사업 38개 등 총 97개 사업에 707억 원의 성인지 예산을 편성했다. 3월 말 기준 인구는 22만1600명으로 2012년 24만7200명 대비 10.36% 감소했다. 2월 말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18%로 전남 24.4% 대비 낮은 수준이다.
목포시 공무원의 2018년 현직 기자 뒷조사 의혹, 올해 공무원 아들의 아르바이트 셀프 채용 등의 논란이 불거졌다. 2021년 목포시의회 의원의 ‘갑’질 피해 접수는 17건에 달했다. 폐쇄적이고 진보정당의 독주가 계속되면서 견제세력이 전무한 것도 지역정치의 후진성을 개혁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로 평가한 전라남도 목포시의 자치행정
문화·관광 예산 전체의 4.58%에 불과
문화재는 달성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시왕상 일괄 국가지정 문화재 보물 1점, 천연기념물 2점, 국가무형문화재 1점 등 5점이 있다. 전라남도 지정 유형문화재(2점)·무형문화재(4점)·기념물(3점)·문화재자료(3점) 등 12점, 국가등록 유형문화재(15점), 목포시 지정 유형문화재(26점) 등 총 58점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목포시 문화·관광 예산은 471억 원으로 전체 예산의 4.58%에 불과하다. 행사·축제 예산은 57억 원이다. 지역 축제는 목포항구축제·목포유달산봄축제·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목포항구버스킹·목포해상W쇼 등이 있다. 문화예술단체는 시립교향악단·합창단·무용단·연극단·소년소녀합창단·국악원이 있다.
지역 관광명소로 9경이 있으며 테마여행은 근대도시 목포여행·문화도시 목포여행·추억의 얄개시대·싱싱먹방투어·갓바위 문화체험 등이 유명하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남농기념관·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목포문학관·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목포자연사박물관·문예역사관 등 16개의 박물관·전시관이 있다.
대학은 목포가톨릭대·목포과학대·목포대 목포캠퍼스·목포해양대 등이 있다. 목포해양대는 해사대·해양공과대, 목포과학대는 자연과학·공학·인문사회·예체능 등의 단과대를 운영 중이다.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지역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전문 교육기관은 없다.
우수 인재 육성이 지역 산업 발전 출발점
종합적으로 목포시의 자치행정을 평가하면 총 50점 만점에 12점으로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전북의 대표 도시인 전주시가 20점을 받은 것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경기도 구리시가 12점이었고, 충청남도 서산시·논산시도 12점에 불과했다.
4점을 획득한 문화를 제외하고 정치·경제·사회·기술이 모두 2점을 받았다. 근대문화유산이 많고 문화재를 다수 보유한 문화는 지역의 관광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반면에 정치는 진보가 독점한 수십 년간 정체돼 있어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려웠다.
경제는 재정자립도가 17%로 매우 낮은 수준이고 지역에 있는 기업들도 영세하다는 점을 감안했다. 지역 산업을 육성할 공약도 보이지 않아 미래 전망이 밝지 않다. 사회는 인구 감소세가 뚜렷하고 시의원의 ‘갑’질이 만연하다는 점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술은 지역의 대학이 새로운 시대를 준비할 인재를 육성할 가능성이 낮아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었다. 지역에 있는 기업의 기술 수준도 낮아 국내 경쟁력조차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수 인재를 육성하지 못하면 우수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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