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느냐 퇴진이냐’… 국내 CXO 215명 임기 만료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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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매출 1兆 기업 중 임기 만료 앞둔 CXO 현황 조사
전체 사내이사 669명 중 215명, 내년 3월 중 ‘재선임 vs 퇴진’
삼성·롯데 각 12명 해당… 한종희 부회장·신동빈 회장 등 포함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1-10 18:32:26

매출 1조 원을 넘는 국내 기업 중 내년 하반기 이전에 공식적으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CXO’(Chief X Officer)급 사내이사가 200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에서 활약중인 전체 사내이사(670여명) 10명 중 3명꼴로 조만간 재선임 여부를 앞둔 상황이라는 것이다. CXO는 CEO(최고경영자)를 비롯해 COO(최고운영책임자),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고위 임원을 모두 일컫는 경영학 용어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0일 ‘매출 1조 원 이상 기업 중 2023년 6월 말 이전 임기 만료 앞둔 CXO급 사내이사 현황 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개별 재무제표 기준 매출 1조 원이 넘는 기업 230곳이다.

조사 대상 230곳의 전체 사내이사는 669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215명(31.2%)은 내년 하반기 전에 임기가 종료된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59.5세로, 1960~1964년생에 속하는 60년대 초반에 출생한 경영진만 92명(42.8%)이다. 정몽열 KCC건설 회장,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 등이 이사회에 계속 남을 지 아니면 떠날지가 조만간 판가름 난다.

국내 주요 10대 그룹별로 살펴보면 삼성과 롯데 그룹 계열사의 사내이사가 각각 12명씩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그룹에서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내년 3월17일에 등기임원 임기가 공식 종료된다. 한 부회장의 거취 여부는 빠르면 이달 말 개최되는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여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전영현 삼성SDI 부회장 등이 포함됐다.

롯데그룹에서는 롯데케미칼과 롯데하이마트에서 임기 만료를 코앞에 둔 사내이사가 각각 3명으로 파악됐다. 롯데케미칼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교현 롯데그룹 부회장, 황진구 롯데그룹 대표이사가 내년 3월23일 공식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특히 김교현 부회장은 내년에 67세여서 재선임 여부가 주목된다. 이 밖에 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맹중오 롯데하이마트 상무(사내이사) 등이 포함됐다.

현대자동차그룹과 기업 총수를 따로 두지 않는 포스코 그룹에서도 5명의 CXO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우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데, 현대모비스 등기임원 만료 시점은 내년 3월17일이다. 이와 함께 △서강현 현대차 부사장 △주우정 기아 부사장 △박종성 현대제철 부사장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도 현재 맡고 있는 등기 임원 임기가 내년 3월에 종료됨에 따라 재신임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포스코그룹에선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을 비롯해 정창화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등 세 명의 등기임원이 포함됐다. 이 외 포스코틸리온에서는 윤양수 사장과 신건철 전무가 내년 상반기 이후에도 이사회에 계속 남아 있을 지 여부에 촉각이 모아진다.

SK그룹에서는 김철 SK케미칼 사장과 박상규 SK네트웍스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진그룹에서는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과 이수근 대한항공 부사장이 임기 만료 시점을 앞두고 있고, LG그룹에서는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와 김창태 LG이노텍 CFO가 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임기 만료를 앞둔 CXO 경영진의 재선임 혹은 퇴진 여부가 후속으로 단행될 일반 임원의 인사 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등기이사의 재선임 여부는 올해 경영실적과 나이, 조직 관리, 미래 비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사회에서 의결하고 차후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투표를 통해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