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전 패’ 한국, 월드컵 여정 마감…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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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에만 4실점… 백승호 1골 만회
페널티킥 석연찮아도 ‘세계 최강’
‘빌드업 축구 ’ 4년 담금질 “성공적”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2-06 14:22:51

▲ 6일(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과 브라질의 16강전에서 후반전 백승호가 왼발 중거리 슛을 차고 있다. 이 슛이 들어가면서 한국은 한 골을 만회했고, 경기는 1-4로 종료됐다. [뉴시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브라질 대표팀에 패하며 2022 카타르월드컵 여정을 마무리했다. 비록 사상 첫 원정 8강에 닿지 못했으나, 조별리그 포르투갈전에서 기적적인 승리로 두 번째 원정 16강을 이뤄냈다.

한국 대표팀은 6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가진 월드컵 16강전을 1-4로 패배했다. 전반에만 네 골을 내줬고, 후반에 백승호의 중거리 슛으로 한 골을 만회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 1위인 ‘세계 최강’ 전력의 벽은 높았다. 한국은 전반 7분 만에 비니시우스(레알 마드리드)에게 첫 골을 먹었고, 13분 네이마르(PSG)의 페널티킥으로 실점했다.

페널티킥 판정은 석연찮았다. 전반 12분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은 우리 진영에서 공을 걷어내려다 히샬리송을 걷어찼고, 주심은 호루라기를 불었다. 상대 선수를 보지 못한 정상적인 동작으로 보였으나 비디오 판독(VAR) 없이 브라질에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이어 브라질은 의심할 여지 없는 2골을 추가했다. 전반 29분 히샬리송(토트넘)은 마르키뉴스(PSG)·티아구 실바(첼시)의 연계 패스를 받아 한국 수비를 따돌렸다. 36분에는 비니시우스가 올려준 공을 루카스 파케타(웨스트햄)가 차 넣었다.

전반에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빌드업(build-up) 축구’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다. 상대 체력을 소모 시키고 수적 우위와 슈팅 기회를 만들어야 할 패스는 정확하지 않았고 자주 막혔다.

하지만 4실점에도 한국은 꺾이지 않은 기세로 계속 득점을 시도했고 후반에는 대등한 경기력을 보였다. 후반 1분 홍철(대구)이 최전방으로 보낸 긴 패스를 손흥민(토트넘)이 정확히 골문 안으로 찼으나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22분 황희찬의 강력한 슛도 골키퍼가 저지했다.

후반 19분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교체된 백승호(전북)는 31분 한국의 프리킥 상황에서 브라질 수비가 걷어낸 공을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한국은 더욱 힘을 냈으나 추가 골은 없었다.

▲ 6일(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16강전에서 브라질에 4대 1로 패한 한국 선수들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날 파울루 벤투 감독은 4-4-2 대형으로 최정예 선수를 기용했다. 손흥민·조규성(전북), 황희찬(울버햄튼)·이재성(마인츠)·정우영(알 사드)·황인범, 김진수(전북)·김민재(나폴리)·김문환(전북)·김영권(울산), 김승규(알 샤밥)를 선발로 내세웠다.

후반에 기존의 4-3-3 대형으로 돌아갔고, 홍철(대구)·손준호(산둥 타이샨)·백승호·이강인(마요르카)·황의조(올림피아코스)를 교체 투입했다.

비록 브라질에 대패했으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2002 한일월드컵 이후 가장 호평받았다. 조별리그 1·2차전은 승리가 아쉬웠으나 훌쩍 성장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특히 마지막 포르투갈전에서 기적적인 역전승으로 많은 국민에게 감동을 안겼다. 선수들도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적힌 태극기를 흔들었다.

벤투 감독은 4년간 주창한 ‘높은 공 점유율’ ‘강한 전방 압박’ ‘빠른 반대 전환’ ‘능동적’ 등의 축구 철학을 결과로 증명했다. 이제 그는 역대 최장수이자 사상 최초로 4년 임기를 채운 한국 대표팀 감독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이 마지막이다.

벤투 감독은 이날 브라질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브라질은 우리보다 나은 경기를 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이런 강팀을 맞아 우리는 스스로 자랑스럽도록 준비했다. 공격과 수비 모두 우리만의 전략이 있었고, 비록 지긴 했지만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