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리스크’ 언제까지 끌고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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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Talk]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매몰된 민생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2-01 00:02:3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관련 이슈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검찰수사에 임하는 이 대표의 태도를 보고 뻔뻔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이 정치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검찰 2중대가 됐다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민주당은 나아가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맞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을 꺼내 들고 태스크포스(TF)를 만들겠다는 등 맞불 작전에 한층 열을 올리고 있다. 그야말로 여야가 상대방을 공격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같은 여야 정쟁의 상황에서 민생 법안들은 제 갈길을 잃고 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1월에 이어 2월 임시국회에서도 민생 법안은 뒷전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연말 여야가 올해로 미뤄 두었던 안전운임제·추가근로연장제 등 일몰법은 여전히 접점을 못 찾고 있다. 최근에는 ‘난방비 폭탄’으로 악화되는 민심에 난방비 지원을 놓고 민주당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요구하는가 하면 ‘양곡관리법’ 처리도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여야 의견 대립도 첨예해 법안 처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 와중에 여야는 뒷전이 된 민생 법안을 두고서는 서로 상대 때문에 처리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을 변명처럼 늘어놓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이 대표 방탄에 여념이 없어 민생을 내팽개쳤다고 비판하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이 대표를 찍어내는 데 열중하느라 민생은 뒷전이라고 비판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저희는 사실 1월 임시국회는 시급하지 않다고 봐서 열려고 하지 않았으나 민주당이 두 의원의 방탄을 위해서 소집한 국회였는데 그래도 민생법안들이 하루라도 빨리 처리되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오늘 본회의를 잡았다”면서도 “민주당이 몽니를 부리는 바람에 우리가 좀 더 심도 있는 심사를 위해 쟁점 법안을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했는데, 그것을 원위치시키고 사과하라고 요구해 오늘 60여 건이 홀딩이 됐다”고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국민의힘이 민생위기를 방치하고 있을 때 국민 고충의 파고는 더욱 커졌다. 난방비 폭탄으로 역대급 강추위에 집안 보일러 온도를 내려야 하는 서글픔까지 서민들에게 전가했다. 경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 집권여당은 야당 탓만 하면서 국회를 개점휴업 상태로 만들어 왔다”며 “(여당이) 본회의를 열어 법안들을 처리하고 상임위를 열어 현안에 대응하기는커녕 야당 대표 죽이기와 전 정부 지우기에만 올인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 눈에는 여야가 서로 상대방 탓을 하면서 그토록 강조해 왔던 민생은 상대방을 비판하기 위한 구실로만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서로를 탓하는 여야의 목소리를 종합하면 드러나는 것은 여야가 모두 정쟁에 매달려 민생을 나몰라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생이 외면받는 것이 서로 상대의 탓이라고 외치는 집권 여당과 제1 야당의 주장에 국민은 쉽게 현혹되지 않는다.

국민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두고 벌이는 여야 정쟁에 슬슬 염증을 느끼고 있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중요하겠지만 정치인의 본분이 민심을 받들고 민생에 힘을 써야 한다는 것을 여야는 잊지 말아야 한다. 민생 법안까지 이 대표 사법리스크라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게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과도한 이 대표 방탄을 멈추고 지금이라도 민생 법안 처리에 힘을 써야 한다. 국민의힘 또한 민주당 탓만 할 것이 아니라 민생을 살리기 위한 야당과의 협치를 모색해야 할 때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