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오판 예방 한반도 핵우산 강화”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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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중인 美국방 對북한 대처 강화 선포
“F-22·핵항모 등 전략자산 더 많이 전개”
최고의 군사동맹으로 양국 간 신뢰 다져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2-02 00:02:02

한·미 양국이 핵추진 항공모함 등 미국 전략자산을 더 자주 한반도로 전개해 대북 확장억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은 “북한의 핵·재래식 공격을 상정해 보다 실전적인 대응책을 강구하겠다”면서 “미국의 방위 공약과 확장억제 공약은 그저 슬로건이 아니고 견고하고 철통같다”고도 했다. 미국의 이 같은 발언은 대북 실행력을 강화함으로써, 독자 핵개발 여론이 높아가는 우리의 신뢰를 얻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방한 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한·미 양국이 스텔스 전투기·핵추진 항공모함 등 미국 전략자산을 더 자주 한반도로 전개해 한국에 대한 핵우산(대북 확장억제)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공동기자회견에서 “5세대 전투기인 F-22·F-35와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 항모전단을 이미 한반도에 전개했으며 앞으로 이런 자산을 더 많이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등 안보 정세를 반영해 올해 한·미 연합훈련 규모와 범위를 확대하고 대규모 연합합동화력시범을 진행한다는 내용의 공동보도문도 발표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초대형 방사포(KN-25) 등 전술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북한의 핵·재래식 공격 위협을 훈련 시나리오에 상정해 보다 실전적 대응책을 강구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군 당국자는 “예년 규모를 크게 웃도는 한·미연합 훈련으로 북한에 오판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 간 확장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해 한국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자체 핵무장 발언을 계기로 한·미 일각에서 미국의 확장억제가 북핵 억제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커가는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말엔 박진 외교부 장관이 미국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만나 윤 대통령 방미, 인도·태평양전략 등 동맹 현안을 조율한다고 한다.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연초부터 양국 외교·안보 수장 간 연쇄 회담이 이뤄지는 셈이다. 북핵·미사일 도발로 동맹의 힘과 의지 과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에 이번 연쇄 회담이 열리는 것은 바람직하다. 회담 결과에 따라 4월 전후로 미국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76.6%가 ‘한국의 독자적 핵 개발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미국이 한반도 유사시 핵 억제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엔 51.3%가 ‘그렇다’, 48.7%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우리 국민 대다수가 독자 핵 개발 필요성에 동의하며, 미국의 핵 억제에 대해선 반신반의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미국은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는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실행력 강화 방안을 내놔야 한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북한이 핵공격을 감행할 경우 김정은 정권은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것이 단순한 수사가 아님을 내달 열릴 한·미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 나아가 핵 억제 전략자산 전개 공동훈련 같은 실질적 조치로 보여줘야 한다.

독자 핵무장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이탈에 따른 국제사회 제재 등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선택하기 쉽지 않은 방안이다. 그럼에도 날로 고조되는 북한의 핵 위협에 우리 국민이 느끼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동맹의 약속만 믿고 있어도 되느냐’ ‘미국도 위협받는 처지에서 과연 한국을 지켜주겠느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핵 위협은 바로 동맹 간 신뢰를 시험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최고 수준의 확장억제력으로 동맹의 힘을 과시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북한의 오판을 꺾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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