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혁신위 제안’ 불체포특권 포기 ‘행방은…’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폴리로그 > 국회·정당

민주당 구원투수 투입된 ‘혁신위’
1호 공약에 ‘존중한다’ 반쪽 수용‘
‘공천권 받아야 진짜 혁신’ 지적도…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28 14:15:42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서 ‘김은경 혁신위원회(혁신위)’의 쇄신 칼날의 범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혁신위는 1호 혁신안으로 ‘불체포특권 포기 및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채택’이라는 강경 카드를 내놨다.

혁신위가 불체포특권 포기를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해 소속 의원 전원의 포기 선언이 필요한 상황인데, 민주당 지도부는 의원 전원이 혁신위의 요구에 대해 입장을 명확하게 정하지 못해 귀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혁신위원회의 첫 번째 쇄신안인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가 ‘말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까지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혁신위의 불체포특권 포기 제안을 수용한다고 했으나 민주당 지도부는 의원 전원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에 대해선 입장을 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개인 차원의 포기 선언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6일 최고위원회의 후 브리핑에서 “불체포특권 관련 혁신위의 제안을 존중한다”고만 밝혔다.

다만, 권 대변인은 “(앞으로) 체포동의안 부결을 위한 임시회를 열지 않고 비회기 기간을 확보해 영장실질심사를 받도록 하겠다”며 “회기 중 체포동의안 요구가 올 경우 당론으로 부결을 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불체포 특권 포기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나가겠다”고도 덧붙였다. 혁신위의 제안을 큰 틀에서 받아들인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은 셈이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지도부의 이러한 입장이 혁신위의 제안을 ‘절반’ 만 수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2월 당시 김의겸 대변인 논평을 통해 “불체포특권은 형사권을 악용한 정치공작을 막기 위해 헌법이 국회의원에게 부여한 것”이라며 “당사자가 포기하고 말고를 결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럼에도 친명 일각에선 불체포특권 포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는데, 친명계 안민석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혁신위원회, 혁신위원장을 흔들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1호 안건인 불체포특권 포기를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불체포특권 포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혁신위 무용론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친명계에서는 불체포특권 포기를 수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30일 의원총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 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전권을 위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공천권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두고 공천 제도에 혁신안이 반영돼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김 위원장은 “공천 룰을 향해 저희가 뭘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전체적으로 개혁과 혁신에 필요하겠다는 부분을 들여다보는 것”이라는 답변만 내놓은 상황이다.

한편,에 국민의힘은 전날 민주당을 향해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거듭 압박하며 “혁신위는 뭐 하러 만들었느냐”고 맹공을 가했다.

김기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을 혁신한다며 출발한 소위 ‘김은경 혁신위’는 역시나 외부 보여주기용 허수아비였다”며 “제1호 혁신안이라고 내놓은 불체포특권 포기조차도 관철시키지 못한 채 유야무야되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진정성이 있다면 민주당 의원 전원이 불체포특권을 포기한다는 서명을 하고 제도화에 함께 동참해주기를 바란다”며 “또다시 방탄국회를 열고 불체포특권 포기 당론 채택이나 대국민 서약 없이 말로만 그친다면 이는 또 다른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