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소주 붐… 주류업계, 올해는 소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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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류식 소주 출고액, 지난해 700억 원 추정
롯데칠성음료 ‘여울’ 선봬… 3년 만에 증류소주 출시
증류식 소주시장 양대 산맥 ‘일품진로’와 ‘화요’가 선점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03 10:55:38

▲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증류식 소주 출고액은 2018년 333억 원에서 2021년 646억 원으로 3년새 93.9% 성장했다. ⓒ스카이데일리

주류업계가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가 최근 새로운 증류식 소주인 ‘여울’을 내놓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여울은 최적의 비율로 국산쌀을 도정해 상온에서 단기간 2단 발효 과정을 통해 은은하고 향긋한 풍미를 살렸다.

롯데칠성은 2016년 증류식 소주 ‘대장부’를 출시하며 증류식 소주 시장에 진출했다가 2021년 단종을 결정하며 철수한 바 있다. ‘대장부’의 단종 이후 3년 만에 프리미엄 증류소주 시장에 재도전한 것이다. 이는 롯데칠성음료가 최근 성장을 거듭한 증류소주 시장의 전망을 높이 평가했다는 뜻으로 보여진다.

그동안 증류식 소주 시장에는 하이트진로의 ‘일품진로’와 광주요그룹의 ‘화요’가 선점하고 있다. 이번에 롯데가 ‘대장부’ 철수 3년 만에 ‘입 안에 흐르는 향긋한 여운’이란 의미의 여울 브랜드를 새로 출시하면서 증류 소수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한 것이다.

하이트진로도 일품진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07년부터 생산 중인 프리미엄 증류소주 ‘일품진로’를 비롯해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잇따라 선보이며 증류주 포트폴리오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8년부터는 ‘일품진로 18년산’을 시작으로 매년 한정판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소주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선보인 한정판 제품은 모두 완판되며 시장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하이트진로가 운영하는 △증류식 소주 제품은 일품진로 △매년 출시하는 일품진로 고연산 △진로1924헤리티지 △일품진로 오크43 등 4종이다. 이에 일품진로 브랜드의 매출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13% 성장에 이어 2021년 78%·2022년 67%·2023년 약 10% 등 지속 신장했다. 또 하이트진로의 작년 증류식 소주 매출은 2021년 대비 81% 성장했다.

화요는 고도주 프리미엄 제품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스테디셀러인 화요25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쌀베니’라 불리는 ‘화요X.Premium’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세계 최고 위스키를 선정하는 ‘월드 위스키 어워즈 2023’을 수상했으며 곡물로 만든 위스키 부문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9년 유럽연합(EU)이 법을 개정해 맥아류 외 곡물로 만든 제품도 위스키로 인정함에 따라 이 상품이 쌀로 만든 첫 한국산 위스키가 된 것이다. 100% 국내산 쌀을 원료로 해 화요의 특화된 발효기술과 증류공법으로 제조한 증류 원액을 오크통에서 장기간 숙성시킨 것이 특징이다.

화요는 2005년 첫선을 보인 뒤 지금까지 5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2015년 매출이 109억 원에서 2020년 225억 원, 2021년에는 500억 원까지 6년 만에 5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증류식 소주 시장의 성장세는 출고량에서도 드러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증류식 소주 출고액은 2018년 333억 원에서 2021년 646억 원으로 3년새 93.9%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700억 원이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소비가 감소세를 탄 희석식 소주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국세청의 주류 출고량 통계에 따르면 작년 증류식 소주의 출고량 증가율은 197.1%, 2배 가까이 늘어나 모든 주종 중 가장 높았다.

증류소주의 인기는 20·30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대세로 자리잡은 하이볼의 인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저도수 음주문화 및 취향에 맞게 주종과 도수를 직접 커스터마이징하는 믹솔로지(Mixology) 트렌드에서 베이스 주류로 활용되는 증류소주의 소비가 증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연예인들도 증류식 소주 시장에 진출하면서 증류소주의 인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가수 박재범이 ‘원소주’를 2022년 출시해 큰 인기를 얻었다. 최근에는 가수 성시경 씨가 본인 이름을 건 막걸리 ‘경막걸리’에 이어 증류식 소주 ‘경소주’도 선보일 것으로 예고해 관련 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과거 싸게 많이 마시던 음주문화가 더 맛있게 마시고 음식과 함께 즐기는 트렌드로 바뀌면서 증류식 소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위스키 등 고급 주류에 대한 수요가 많아진 것도 증류식 소주에 대한 인기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